▲5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대학 내 비정규직 노동자 파업 승리 결의대회'에서 여성 노동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덕련
"지긋지긋한 최저임금 인생, 올해는 떨쳐버리자"사정이 이러하기 때문에, 이날 결의대회에서 성토 대상이 된 것은 용역업체만이 아니었다. 이들을 마치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처럼 취급해온 대학 당국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연세대(총장 김한중) 청소노동자 김경순씨는 "2011년엔 이 지긋지긋한 최저임금 인생, 가난의 세월을 떨쳐버리자"고 외쳤다. 김씨는 "이젠 당하고 살지만은 않을 것"이라며 "일한 만큼 임금을 제대로 달라"고 요구했다.
김씨는 "이번 집단 교섭에서 우리의 요구 사항은 ▲최저임금(시간당 4320원) 대신 생활임금(시간당 5180원) ▲새벽에 나와 힘들게 일한 후 쉴 수 있는 휴게공간을 제대로 마련할 것 ▲대학 총장이 우리의 임금 및 노동조건 문제를 책임질 것"이라고 밝혔다.
고려대(총장 김병철) 청소노동자 이영숙씨는 "그동안 참고 참고 또 참았지만 이대로는 도저히 안 되겠다"고 말했다. 이어 "용역업체와 교섭을 계속했지만, 역시나 시간당 4320원 이상은 내놓을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한다"고 비판한 후, "우리가 요구하는 생활임금이라는 것이 그리 많은 금액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노조를 결성한 지 10년 가까이 됐지만 임금 문제 때문에 빗자루 놓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는 이씨는 대학 당국이 이중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씨는 "등록금 올리는 것에만 관심이 있고 노동자들이 힘들어하는 건 신경도 쓰지 않는 대학 당국에 본때를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서울 지역의 모든 학교 노동자들을 위해 고려대, 연세대, 이화여대 노동자들이 앞장서자"고 덧붙였다.
하늘은 맑았지만 봄바람은 제법 쌀쌀했던 이날 서울광장을 지킨 노동자들은 "진짜 사장인 대학 총장이 우리 문제를 해결하라"고 외치며 이들의 호소에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