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tacion Biologica de Ometepe이곳에서 부터 다시 3km이상 걸어가야 폭포가 나온다.
하연주 박인권
그러나 이제부터 시작이다. 앞으로 3km 더 올라가야 폭포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미 모든 에너지가 소진된 상태. 당장 휴게소에서 탄산음료를 주문했다. 우리가 머물고 있는 하시엔다 메리다(Hacienda Merida)는 마치 건강 수련원과도 같아서 시판 청량음료는 먹을 수 없었다. 이게 얼마만에 먹어보는 탄산인가? 정신없이 두병을 '흡수'해버렸다.
갈증을 달랬으니 다시 걷기 시작. 가이드 북에서 3km가 생각보다 더 길게 느껴질 것이라고 말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정말 지독히도, 지겹게도 끊임없는 오르막길이다. 등산이라는 게 나름대로 오르막 내리막이 번갈아 있어야 쉴 틈도 있는 법인데, 이건 정말 너무하다. 게다가 등산로 양 옆에 있는 과일 나무에는 탐스러운 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다. 얼마나 시원할까? 얼마나 신선할까? 한개만이라도 따먹었음 좋겠건만, 나무 아래는 영락없이 "따먹지 마세요" 라는 경고 글귀가 적혀있다. 뭐 CCTV라도 있는 거야? 어쩔 수 없다. 외국에서 국제적 망신이라도 시키면 안되니 내가 참고 말지.
뜨거운 날씨에 계속 오르막 길이다보니 3km가 마치 30km처럼 느껴진다. 그나마 간간히 들리는 물소리. 다 왔나? 희망을 가져보지만 폭포는 쉽사리 보이질 않는다. 이렇게 힘든 3km 는 난생 처음인 듯 하다. 물탱크가 있는 곳까지 차를 타고 가거나 말을 타고 산을 오르는 사람들도 있다던데, 우리는 어쩌자고 무턱대고 처음부터 걷기를 선택했을까? 후회 막급이다.
드디어 폭포가 보이기 시작한다. 길게 분사되어 아래로 떨어지는 좁고 길다란 폭포. 그 아래로 무지개가 물과 햇빛에 반짝인다. 당장에 들어가서 수영을 하고 싶을 만큼 폭포 아래에 고인 물은 너무나 아담하기 그지없다. 수영복을 챙겨올걸 그랬나보다. 슬리퍼가 없어서 맨발로 물 안에 들어가려니 발바닥이 너무 아파서 도중 포기. 간신히 발만 담그고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