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동계특위 고문을 맡은 박근혜 전 대표가 15일 오후 강원도 춘천시 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특별위원회 발대식'에 참석해 당원들에게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유성호
"선거는 지도부가 책임지고 치러야 한다"며 대표 퇴임 이후에는 직접적인 선거지원을 삼가해 왔지만, 이번에는 3수 째인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를 계기로 간접지원에 나선 셈이다.
여전히 박 전 대표측은 이번 춘천행에 대해 "순수한 유치지원 활동이며 보궐선거 지원유세를 하지는 않을 것"이라 강조하고 있지만, 한나라당에서는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특위에서 좋은 아이디어를 냈다"고 평가하고 있다. 간접적으로라도 박 전 대표를 끌어낼 명분을 찾아냈다는 것이다.
한나라당 고위 당직자는 "유세 요청은 해보겠지만 응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 "하지만 박 전 대표가 평창특위 차원에서 앞으로 몇 차례 방문해주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원도의 보수성을 자극하는 데에는 그 정도로도 충분하다는 것이다. 강원도와 박 전 대표의 개인적 인연은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이 강원도 화천에 있는 7사단장을 지냈다는 정도지만, 그는 이 지역에서도 상당한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의 3월 둘째주 정기여론조사에 따르면 박 전 대표는 강원도에서 40.7%의 지지율을 보였다. 평창특위 고문을 맡기 전보다 11.3%포인트나 올랐고, 전국 평균지지율 33.0%를 훨씬 상회하는 수치다.
그의 단 한 번의 방문을 놓고 최문순 예비후보가 "선거만의 여왕이 아니고 진짜 강원도를 위해 일해주신다면 환영해마지 않는다"며 "박근혜 전 대표가 오심으로써 (이번 강원도지사 보궐선거가) 대권 전초전으로서의 성격이 좀 더 분명해진 것"이라고 견제구를 날린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대통령급 인지도'를 갖고 있는 엄기영 예비후보가 맞상대가 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박근혜 전 대표까지 등장했다는 점에서, 전체인구 150만 명에 유권자 120만 명인 강원도의 당원 수가 3만 6명, 그나마 당원명부에 오른 숫자가 그 정도인 민주당으로서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맞서는 민주당이 우선 내놓을 수 있는 카드는 이광재 전 지사다. 지난해 6·2지방선거에서 이 전 지사가 54.4% 득표율로 한나라당 이계진 후보에 8.8% 포인트 차이로 낙승한 것을 두고는 한나라당에서도 "이광재니까 가능했다"고 인정하는 분위기이다.
여전히 인기좋은 이광재, 선거지원엔 손발 묶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