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에 심은 화초와 매화,산수유, 목단 등 묘목들
최오균
일본 대지진으로 세상이 어수선한 가운데 우리는 텃밭에 나무를 심었다. 아내는 봄을 맞이하여 텃밭에 몇 그루 나무를 심자고 졸라댔다. 그래서 지난 13일 구례장에서 매화와 산수유, 목단, 호랑가시나무를 한 그루씩 사와 텃밭에 심었다.
텃밭이라고 해보아야 지난해 시멘트로 된 마당에 흙을 부어 만든 세 평이 전부이다. 그 텃밭에는 이미 8일 날 구례장에서 사온 화초들(복수초, 히아신스, 수선화 등)을 심어놨고, 그 사이사이에 청매화, 홍매화, 목단, 그리고 호랑가시나무를 심어놓았다.
그뿐 아니라 아내는 상치, 시금치, 쑥갓, 아욱, 건대, 치커리 등 씨를 뿌려 놓았다. 이미 그곳에는 지난해에 심은 보리, 파, 양파가 싹이 돋아나 있고, 가장자리에는 완두콩, 독일 그린빈을 심어 놓았다. 그러니 작은 텃밭에는 무려 열 가지가 넘게 자라나거나 씨가 뿌려져 있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날씨다. 그제(14일)까지만 해도 한낮 최고 기온이 15~16도를 올라가 금방 여름이 올 것만 같은 따뜻한 날씨였는데 어재부터 꽃샘추위 때문에 기온이 뚝 떨어져 얼음이 얼고, 수도꼭지도 얼어붙었다.
나는 화분의 화초들을 옮겨 심을 때 나는 3월이 지난 다음에 심자고 아내를 극구 말렸다. 그러나 이제 영하의 날씨가 더 오겠느냐며 아내는 그 좁은 텃밭에 화초들을 모두 옮겨 심고 말았던 것. 14일 일기예보에 꽃샘추위가 몰려온다는 소식을 듣고 저 꽃들이 안전할까? 하는 염려가 되었다. 거기에다가 바람까지 심하게 불어대니 체감온도는 더욱 낮아졌다.
"꽃들이 심히 염려가 되요.""그래서 어쩌란 말인가. 빨리 옮겨 심은 게 죄지.""뭐라도 덮어 주어야 하지 않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