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실록>만 봐도 울산 원전은 위험

문헌에 기록된 지진 기록들... 원전지원금이 주민 안전보다 중요할 순 없어

등록 2011.03.17 18:42수정 2011.03.17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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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3월 16일 부산 기장 고리원전 앞에서 부산·울산지역 환경운동연합과 시민 사회단체 및 정당 관계자가 합동 기자회견을 가진 가운데 오영애 울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이 발언하고 있다

3월 16일 부산 기장 고리원전 앞에서 부산·울산지역 환경운동연합과 시민 사회단체 및 정당 관계자가 합동 기자회견을 가진 가운데 오영애 울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이 발언하고 있다 ⓒ 울산환경운동연합


2009년 말 이후 울산(울주군)에서는 원전 건설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2010년 1월부터는 지역언론, 중앙언론 할 것 없이 일제히 "울산 울주군이 원전 르네상스 시대를 맞고 있다. 원전을 적극 육성해야 한다"는 내용의 기사를 보도하기 시작했다.

'원전 르네상스' 도화선에 불을 붙인 사람은 울주군수다. 울산시에서 건설분야 고위간부를 지내다 2008년 10·29 울주군수 보궐선거에서 당선한 한나라당 소속 신장열 울주군수는 취임 1주년을 맞은 2009년 10월 29일 "울주군에 신고리원전 5~6호기를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환경단체는 물론 대다수 지역주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건설되고 있던 신고리원전 1~4호기에 더해 5~6호기를 추가로 유치하겠다고 나섰던 것. 이후 언론들은 일제히 원전산업 육성을 부르짖고 나섰다.

당시 보도들은 "현재(2010년 초) 울주군에 건립중인 신고리 원전 3·4호기와 함께 2018년과 2019년에 신고리 원전 5·6호기까지 들어설 예정이어서 원전 수출과 기술개발을 위한 투자가 집중되고 있다"며 "울주군이 미래 신성장동력 산업인 원자력 산업의 메카로 거듭나고 있다"고 치켜세우며 원전 추가 유치를 기정사실화 했다.

때를 맞춰 울주군 인근에 있는 부산 기장의 한국수력원자력(주) 고리원자력본부도 언론기고 등을 통해 "울산이 기존 동해안 원전(울진·월성·고리)과 연결되는 '원전 클러스터'의 중추도시로 거듭나게 된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또한 세계 최초의 원자력 전문 대학원인 '국제원자력 전문대학원'이 당초 계획보다 1년 가량 앞당겨진 2011년 울산에 문을 열게 된다는 점도 곁들여졌다.

당시 울산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는 황당하다는 반응이었다. 울주군에는 이미 신고리원전 1~2호기가 완공 단계에 있었고 3~4호기를 건설중에 있었던 터라 추가 유치는 상상하기도 싫었던 것.

또한 울주군 인근인 부산 기장에 고리원자력 1~4호기가, 인근 경주에 월성원자력 1~2호기가 있어 추가 원전이 건설될 경우 세계적으로 보기 드물게 울주군은 원전으로 둘러 싸이게 된다는 점 때문에 환경단체의 우려는 극에 달했다.


하지만 울주군수의 원전 추가 유치 발언 이후 쏟아지는 언론보도 등 분위기는 울산의 원전 추가 유치와 원전르네상스를 기정사실화하고 있었고 환경단체의 목소리는 묻혔다.

당시 기자는 한수원에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으나 한수원 홍보 담당자는 "어떻게 (5~6호기)원전이 결정됐다는 보도가 나왔는지 알 수 없다"며 "정부에서도 이상하다며 진위를 파악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울주군도 자신들은 모르는 일이라고 했다. ('울주군에 추가 원전' 보도에 지역주민들 "금시초문")


<삼국사기>, <조선왕조실록> 등을 통해 확인된 '울산 지진 위험'

앞서 수년 전 울주군이 환경단체의 반대에도 신고리 1호기~4호기를 유치한 명분은 거액의 지원금을 받는다는 점이었다. 또한 이때 시작된 5~6호기 유치 움직임의 명분도 역시 지원금이었다. 이후 신고리원전 5~6호기 울주군 건설은 기정사실화됐다.

하지만 여전히 이 같은 사상 초유의 한 지역내 다수 원전 유치는 울산의 역사, 지리학적 특성을 전혀 고려 않은 것이라는 지적이 높다. 최근 일본 대지진으로 문제가 불거졌지만 문헌에는 울산이 지진 다발지역이었다는 기록이 전해져 온다.

수차례 언론 보도가 있었기에 지자체도 이를 모를리 없었다. 삼국사기에는 "799년 경주에서 지진이 일어나 100여 명이 숨졌다"는 기록이 있다. 울산은 신라 수도 경주의 관문이자 인근 도시였다. 이 때문에 현재 경주 월성과 인근 울주군에 원전이 다수 건립되거나 되고 있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경상도 기장·김해·울산에 지진이 있었다" "1600년대 울산에서 큰 규모의 지진이 있었다"는 등 조선왕조실록에 적혀 있는 기록으로 볼 때, 비단 이번 일본 대지진이 아니라도 울산의 지진 가능성에 대해 우려되는 바가 크다. (국사편찬위원회 검색)

원전을 유치하기 앞서 문헌에서 기록하고 있는 지진에 대한 기록을 먼저 염두에 둘 수 없었냐는 지적이 제기될 만 하다.

울산환경운동연합 오영애 사무처장은 16일 기자회견에서 "그간 지자체는 핵발전소가 지역에 있다는 사실을 알리기 보다 지역에 있다는 사실을 은폐하며 소극적인 태도로 핵발전소 문제를 외면해왔다"며 "이는 핵발전소가 소재해 있는 지자체가 가져야 할 태도로서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핵발전소가 인접해 이는 지자체가 왜 지원금을 받겠는가?"고 되묻고 "그만큼 지역사회의 위험부담이 크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또한 "지자체가 핵발전소를 적절히 통제하지 않고 소극적으로 행위한다면 이는 시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할 지자체의 역할을 유기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부산·울산지역 핵발전소 현황

(부산 기장)
-고리 1호기(2007년 이후 수명연장 가동 중)
-고리 2호기
-고리 3호기(2007년 이후 출력증강, 950MW->1,045MW)
-고리 4호기(2007년 이후 출력증강, 950MW->1,045MW)
(울산 울주군)
-신고리 1호기(2011년 3월 2일부터 상업운전 시작)
-신고리 2호기(올 연말 완공 예정 )
-신고리 3호기(완공률 67%)
-신고리 4호기(완공률 67%)
-신고리 5호기(건설추진중)
-신고리 6호기(건설추진중)
(기타)
신고리 7호기(5차전력수급계획상 확정)
신고리 8호기(5차전력수급계획상 확정)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울주군 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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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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