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다피 축출' 놓고 연합군 엇박자... 왜?

미국 속내는 '축출' 원하지만, 연합군 목표는 '안보리 결의 이행'

등록 2011.03.22 18:25수정 2011.03.22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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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서 자신의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대와 싸우다 순교자로 죽겠다는 내용의 연설을 하고 있다. 이 연설은 리비아 국영텔레비전을 통해 방송됐다.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서 자신의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대와 싸우다 순교자로 죽겠다는 내용의 연설을 하고 있다. 이 연설은 리비아 국영텔레비전을 통해 방송됐다. ⓒ AP=연합뉴스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서 자신의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대와 싸우다 순교자로 죽겠다는 내용의 연설을 하고 있다. 이 연설은 리비아 국영텔레비전을 통해 방송됐다. ⓒ AP=연합뉴스

오바마 "카다피 물러나야 한다"... 그러나

 

칠레를 방문 중인 오바마 대통령은 21일 "카다피가 물러나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미국이 카다피의 축출을 원하지만 현재 진행 중인 연합군 작전은 유엔 안보리 결의안 1973호를 이행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는 "우리가 하는 군사 작전은 친 카다피 세력에 의한 인도주의적 위협에 특히 초점을 맞추는 유엔 안보리의 명령(유엔 안보리 결의안 1973호)을 이행하는 데 있다"고 하면서도, "나는 카다피가 물러나야 하는 것이 미국의 정책이라 말해왔다"고 해, 현재 진행 중인 연합군의 작전과 미국의 대 리비아 전략 사이에는 차이가 있음을 인정했다.


그는 "카다피를 고립시키기 위해 우리는 국제적 동의를 얻을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정책을 마련할 수 있다, 우리는 또한 그 같은 정책을 계속 추구할 것이다"라며 "그러나 군사 행동의 문제가 되면, 우리는 인도주의적 노력을 특별히 언급하는 유엔 결의안 1973호를 지지할 것이며, 그것을 이행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유엔 안보리 결의안 1973호는 지난 목요일(17일)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의 찬성으로 결의된 것으로, 리비아 정부군의 제공권을 박탈하기 위해 리비아 전역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고 있다. 이것은 또한 '유엔 회원국이 민간인 보호를 위해 필요하다면 모든 조처'를 취할 수 있도록 했다. 단, 이 '모든 조처'에서 '외국 점령군'은 제외된다.


즉, 오바마는 리비아에 대한 미국의 개별적인 전략이 있고 카다피의 축출은 그 중 하나이지만, 미국은 연합군의 일원으로서 유엔 결의안 1973호를 이행하기 위해 군사적 행동을 감행하게 됐다는 뜻이다.


실제로 오바마는 연합군의 공습이 이뤄지기 전부터 카다피 정권이 적법성을 잃었고, 카다피는 권좌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미국 정부는 또한 자체적으로 이미 미국 내 리비아의 금융 자산을 동결했고, 리비아와 군사협력 및 무기 수출도 제한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원 의장 "행정부로부터 혼동스러운 메시지"

 

 미군의 전격적인 리비아 공급을 보도하고 있는 MSNBC 방송 홈페이지.

미군의 전격적인 리비아 공급을 보도하고 있는 MSNBC 방송 홈페이지. ⓒ MSNBC

미군의 전격적인 리비아 공급을 보도하고 있는 MSNBC 방송 홈페이지. ⓒ MSNBC

그러나 리비아 공습에 대한 행정부의 입장에 대해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지금까지 우리는 행정부로부터 카다피를 제거하는 것이 목표인지 아닌지에 관해 혼동스러운 메시지를 듣고있다"며 비판해왔다.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20일 <ABC>의 '디스 위크'에서 카다피가 목표가 아니라고 잘라 말했고, 마이크 뮬런 미 합참의장도 미국은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고 리비아 국민들에게 인도주의적 도움을 주는 "제한된 개입"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미 아프리카 사령부의 카터 햄 사령관은 심지어 21일 펜타곤에서, 작전의 성공 여부를 묻는 질문에, 카다피가 권좌에 머무르게 된다 할지라도 그의 임무가 달성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까지 말했다.


이같은 오바마 행정부 내의 혼란스런 입장에 대해 <CNN>은 미국이 구체적으로 명시된 UN 제재안을 존중해야 하는 한편, 카다피의 축출 없이는 연합군의 작전이 국제사회로부터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을 수 없는 현실 때문이라고 해석하기도 했다.   

   

영국 국방장관 "카다피는 적법한 목표물" - 육참총장 "그는 목표 아니다"


한편, 영국도 혼란스런 상황이기는 마찬가지다.


21일 <ABC>의 크리스틴 아만포어는 영국의 리암 폭스 국방장관이 이번 공습에서 카다피를 특별히 목표로 삼을 수 있었다며, 그를 "적법한 목표물"이라 불렀다고 보도했다. 아만포어는 그러나 그가 민간인 희생자에 대한 우려 때문에 실제로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고 전한 바 있다.


그러나 영국의 데이피드 리처즈 육군 참모총장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결단코 그(카다피)가 목표가 아니다"고 강조하며, "UN 결의안이 그것을 허락하지 않고 있고, 나도 거기에 대해 더 이상 얘기하고 싶지 않다"라 말해, 상관인 폭스 국방장관과 이견을 나타냈다.

 

미군의 작전 주도권 이양문제도 의견 부분

 

a  카다피 퇴진 문제를 놓고 유혈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리비아 상황을 보도한 BBC.

카다피 퇴진 문제를 놓고 유혈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리비아 상황을 보도한 BBC. ⓒ BBC

카다피 퇴진 문제를 놓고 유혈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리비아 상황을 보도한 BBC. ⓒ BBC

연합군은 작전의 목표에서뿐 아니라 운영 문제에서도 이견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뉴욕 타임스>와 <NBC>는 오바마가 빠른 시일 내 연합군의 주도권을 다른 나라에게 이양하겠다고 강조하자, 누가, 얼마나 오래 연합군을 이끌 지에 대한 논란이 연합군 내에서 분분하다고 보도했다.


오바마는 칠레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비행금지구역을 확보하기 위해 리비아의 공군력을 무력화시키는 "초기 단계"가 끝나면, "인도주의적인 문제"가 다음 임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변화가 수주가 아닌 수일 내에 일어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후 작전에는 "나토가 리비아에 개입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의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게이츠 미 국방장관도 연합군 내 미군의 역할이 곧 줄어들게 될 것이라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뉴욕 타임스>는 나토의 주도하에 이뤄지는 작전을 영국과 이탈리아는 찬성하는 반면, 프랑스는 반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캐머런 영국 총리는 "확실히 (리비아에서의) 작전은 명령과 통제 면에서 나토의 검증된 조직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며 기대를 나타냈다. 반면에 알렌 쥐페 프랑스 외무부 장관은 "아랍 연맹은 나토의 책임하에 전적으로 운영되는 작전을 바라지 않을 것"이라면서 "지금까지 주도권을 잡아온 것이 나토는 아니다"며 반대를 했다고 한다.


터키는 나토 주도의 연합군이 지상으로 리비아를 공격하거나 점령하지 않는 한 나토의 주도권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입장이며, 독일은 연합군에 참여하는 것 자체를 반대해왔다.

2011.03.22 18:25ⓒ 2011 OhmyNews
#리비아 #NATO #오바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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