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원전 주변지역 주민들의 체내 삼중수소 농도 조사결과
이상홍
최근 경주에서는 발전소 주민들의 방사선 피해에 대한 중요한 연구발표가 있었으나, 일본 후쿠시마 핵사고 소식에 묻혔습니다. 지난 16일 '경주시월성원전·방폐장 민간환경감시기구'(이하 민간환경감시기구)에서 월성원전 인근 주민들의 체내
삼중수소 농도 조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삼중수소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수소(H)의 동위원소로, 수소의 원자핵이 양성자 1개인 데 비해 삼중수소는 원자핵이 양성자 1개, 중성자 2개로 되어 있습니다. 이런 삼중수소를 문제 삼는 것은 삼중수소가 물과 음식물, 공기를 통해 인체에 쉽게 흡수되며 몸속에서 방사선(저에너지 베타선)을 지속적으로 방출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몸의 세포가 베타선에 피폭되면 유전자가 파괴된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민간환경감시기구 조사에 따르면 월성원전 인근 주민들의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 체내 농도가 평균 리터당 23.6베크렐(23.6Bq/L)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참고로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분들은 1베크렐 이하로 검출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16일 조사결과 발표 자리에 있던 한수원 관계자는 피폭량으로 환산하면 연간 법적 기준치인 1mSv(밀리시버트) 이하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한수원의 이런 발표를 신뢰하기 어렵습니다. 지금 많은 국민들이 정부의 "우리 원전은 안전하다" "편서풍 때문에 우리는 안전하다"는 말을 믿지 않는 것처럼 말입니다. 또한 우리가 흔히 듣는 1mSv라는 기준도 건강한 성인의 기준일 뿐 유아와 임산부에게는 적용할 수 없는 기준입니다(이런 저의 의심을 속시원하게 풀어줄 양심적인 학자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사실, 월성원전 주변의 삼중수소 문제는 아주 오래 전부터 사회문제로 존재해 왔습니다. 월성원전은 캔두형 중수로로 방사성 물질인 중수누출(삼중수소 발생) 사고가 세상에 알려진 것만 6건입니다. 굳이 사고가 아니더라도 삼중수소 배출이 타 원전보다 5~30배나 많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월성원전에서 삼중수소가 이처럼 많이 배출되는 이유는 냉각수로 중수(중수소- 원자핵이 양성1개, 중성자1개로 만들어진 수소 -와 산소로 이뤄진 물)를 사용하는데 중수가 원자로를 냉각시키는 과정에서 원자로의 중성자를 흡수해 삼중수소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삼중수소 축적 정도, 인체 영향.... 정부 '역학조사'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