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하정우의 그림을 관람 중인 시민.
조을영
영화 <황해(黃海)>의 주연, 배우 하정우씨의 그림 전시회가 대구에서 있었다.
3월 18일부터 31일까지 '하정우(Ha Jung Woo)展 PIERROT'라는 타이틀로 중구 봉산동 동원화랑에서 개최된 이 전시회를 찾아가 지역 주민들의 반응을 살펴보았다. 기자가 갤러리를 방문한 28일 오후 5시에는 여고생을 비롯한 20~30대 여성 팬들이 삼삼오오 몰려들어 하씨의 그림을 감상하고 있었다.
관람객 임소화(45·여·수성구 신매동)씨는 "아마추어라기엔 독특한 발상과 참신함이 보기좋다, 아버지의 대를 이어 탤런트가 되고 미적 감수성도 물려받은 것 같다"고 칭찬했다.
미술학도라고 밝힌 대학생 장경호(22·남·남구 대명동)씨는 "기교 면에서는 서툴지만 팝아트를 자신만의 느낌으로 해석한 부분이 돋보인다"고 평가했다.
여고생 강지우(17·달서구 신당동) 양은 "연기자로서의 재능뿐 아니라 다양한 방면에서 신의 선물을 받은, 말 그대로 '탤런트'라는 단어가 아깝지 않다"며 팬으로서의 자부심을 나타냈다.
이번 전시회 관련 자료에 의하면 작가 하정우씨는 영화 <마들렌>으로 데뷔한 이후 한때 방황이 따르던 시기에 그림을 접하게 됐다고 한다. 현실에서는 힘들게 오디션을 보러 다니는 단역배우지만 화폭 안에서는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것에 행복을 느끼고 독학으로 그림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후 세 번씩이나 개인전과 그룹전 등에 작품을 발표해도 작가보다 배우라는 수식어에 가려져서 그림을 대하는 그의 진지한 자세가 대중에게 잘 전달되지 못한 점도 있었다 한다.
한편 그의 아버지인 중견 탤런트 김용건씨는 유명인의 그림을 수집하는 컬렉터로 유명하다. 그는 90년대에 남성 정장 패션모델로 이름을 날리는 등 미적인 것에 관심이 남달랐던 탤런트다. 클래식 가구 수집광인 어머니는 마음에 드는 가구가 눈에 띌 때마다 수집을 해서 집안을 아름답게 장식한다고. 이런 환경은 아들인 하씨에게 자연스런 미적 감흥과 관심을 불러일으킨 요인이 됐음을 짐작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