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30일 2010년 국민계정(잠정)을 발표했다.
한국은행
지난해 한국 경제의 살림살이 결과가 나왔다.
경제성장률은 6.2%. 올해 예상했던 6.1%보단 0.1%포인트 올랐다. 국민들의 지갑도 전보다 두둑해졌다.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2만 달러인 시대다. 수치만 보면, 우리 경제의 빛깔은 장밋빛이다.
하지만, 성장의 내용과 질을 좀더 들여다보면 이야기는 금세 달라진다. 그동안 정부 차원의 막대한 돈이 시중에 풀렸고, 각종 세금혜택 등을 통한 경기부양 효과가 컸다는 것이다. 게다가 '관치' 논란 속에, 사상최저 수준의 저금리와 고환율 정책 유지 등이 고성장의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2008년 세계금융위기 당시 이미 많은 선진국들이 재정확장적 정책을 거둬들이면서 출구전략을 써왔던 것과 사뭇 다르다. 이에 따라 나라 빚 뿐만 아니라 개인과 가계 빚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물가 역시 크게 오르고, 빈부 격차는 더 커지면서 분배는 악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6.2% 고성장'의 그늘인 셈이다. 문제는 이같은 그늘이 앞으로 깊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6.2% 경제성장 성적표를 받았지만...30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2010년 국민계정(잠정)'을 보면, 작년 우리나라 실질 국민총생산(GDP)은 6.2% 성장했다. 지난 2002년에 7.2% 성장했던 것을 빼면, 최근 10년 새 가장 높은 수치다.
이같은 성장은 주로 수출주도형 제조업이 이끌었다. 물론 시중에 돈이 많이 풀리다보니, 소비도 늘면서 민간소비와 서비스업도 성장에 한 몫 했다. 기업들의 설비 투자도 2009년보다 크게 늘어났다.
특히 제조업의 경우 대체로 일반기계와 전기전자 등 업종에서 2009년보다 성장세가 확대됐다. 대신 건설쪽은 -1.4%로 부진했다. 정부의 부동산규제 완화 등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주거용 건물의 건설이 크게 하락했다. 그나마 4대강 사업 등으로 하천 사방 등의 기타 토목사업이 증가하는 모습이었다.
지출쪽에서는, 민간의 소비지출이 4.1%나 늘었다. 재정지출 확대와 함께 저금리가 오래동안 유지되면서 대체로 빚 내서 소비를 하는 모습이다. 승용차나 에어컨 등의 소비가 늘었고, 오히려 교육비 지출은 2009년보다 줄었다.
정부쪽 지출은 경제위기 이후 2009년에 지출이 5.6%나 늘면서, 당시 위축된 민간소비를 메웠다. 2010년 정부 지출은 2009년에 비해 3.0% 증가하는 수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