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산에 살인 멧돼지 '차우'가?

동물농장의 원인모를 염소와 닭의 죽음... 무슨 일 있었기에

등록 2011.03.30 18:06수정 2011.03.30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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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선산에는 매화, 동백, 진달래가 피어 온통 봄 내음이 가득하다. ⓒ 심명남


이른 아침이다. 오늘(29일) 아내가 아이들 등굣길에 무선산으로 등산을 가자고 한다.


평소 운동을 싫어하던 아내로부터 뜻밖의 제안이다. 아무튼 반가운 일임이 틀림없다. 배낭에다 약수 물병을 챙기고 우리 부부는 아이들과 함께 집을 나섰다. 무선산은 평소 내가 자주 다니는 운동코스다.

시내와 가까운 무선산은 지금 온통 봄 내음이 가득하다. 홍매화와 하얀색 매화꽃이 만개했다. 여수의 상징인 동백꽃도 울긋불긋하다. 또 온 산에 핀 진달래는 산으로 오신 님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산에 오르면 왠지 기분이 좋다. 그런데 아침에 오르는 산은 더 상쾌한 기분이다. 이렇듯 산에 오르면 기분이 좋은 이유가 뭘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분명한 것은 나무에서 나오는 '피톤치드'라는 성분 때문이라고 한다. 요즘 우울증 치료에도 많이 사용되는 피톤치드는 편백나무에서 제일 많은 성분이 발산된다. 또한 무선산에 많은 소나무는 그중에서 3번째로 그 성분을 많이 발산한다.

아내와 함께 무선산 정상을 오르고 산등성이를 한 바퀴 도니 어느새 1시간 30분가량이 훌쩍 흘렀다. 약수터에 들러 마시는 물은 보약이 따로 없다. 여기까지는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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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농장을 지켜보고 있는 등산객 ⓒ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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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을 당한 닭과 아기염소 ⓒ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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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을 당한 염소들 ⓒ 심명남


그런데 사건이 발생했다. 약수터에서 한참을 내려오고 있는데 동물들이 떼죽음을 당한 현장을 목격한 것. 그곳은 무선산에서 약수터로 가는 등산로에 위치한 동물농장이다. 약수터를 오르는 길에 있는 동물농장은 토종닭, 염소, 토끼가 자라고 있어 평소 이곳을 지나는 등산객들에게 좋은 눈요깃거리를 제공했다. 주변에서 많은 사람들이 웅성거리고 있다.


동물농장은 철조망으로 단단히 둘러싸여 우리 안에는 날짐승들이 쉽게 들어갈 수 없는 상태였다. 그런데 어미 토종닭과 염소가족이 무언가에 의해 큰 봉변을 당했다. 죽은 동물들은 토종닭 10여 마리와 어미 염소 1마리, 새끼염소 1마리다. 이들은 무언가에 물려 목과 다리에 피가 낭자한 채 죽어 있었다. 덩치 큰 숫염소는 사투를 벌인 끝에 아직 죽지는 않았지만 온몸과 눈 주위를 심하게 물려 중상을 입었다.

이곳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중년 아주머니의 목격담이다.

"이런 일은 난생 처음이에요, 아침에 남편과 같이 등산을 가는데 이상한 동물울음 소리가 났어요, 설마 설마 했는데 이 같은 끔찍한 사건이 나서 많이 놀랐죠. 일단 남편이 주인한테 연락은 했는데 참 이상한 일입니다, 정말 소름이 돋쳐요."

사건 현장을 목격한 등산객들은 이 같은 행위에 눈살을 찌푸리며 살쾡이 짓이다, 멧돼지가 그랬다는 등 추측이 분주하다. 눈길을 끄는 것은 그 잔인성과 포악성에 있다. 한꺼번에 10여 마리 이상을 해치우는 괴수, 혹 영화 <차우>에 등장하는 살인멧돼지의 악령이 되살아나기라도 한 것일까?

덧붙이는 글 | 전라도뉴스에도 송고합니다.


덧붙이는 글 전라도뉴스에도 송고합니다.
#차우 #괴수 #무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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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하고 싶은 일을 남에게 말해도 좋다. 단 그것을 행동으로 보여라!" 어릴적 몰래 본 형님의 일기장, 늘 그맘 변치않고 살렵니다. <3월 뉴스게릴라상> <아버지 우수상> <2012 총선.대선 특별취재팀> <찜!e시민기자> <2월 22일상> <세월호 보도 - 6.4지방선거 보도 특별상> 거북선 보도 <특종상> 명예의 전당 으뜸상 ☞「납북어부의 아들」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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