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와 관련, 대통령의 공약 파기에 대한 정치권의 날 선 비판에 대해 청와대는 아무런 즉각적인 반응도 내놓지 않고 있다.
'지금 동남권 신공항은 필요 없다'는 정부 결정에 대해 31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지금 필요하진 않지만 미래에 대비해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반박하면서 공약 파기를 비판했고, 하루 전엔 한나라당 대구지역 국회의원들 다수가 이명박 대통령의 탈당까지 언급하고 나선 상황임에도 이에 대한 청와대 반응이 나오지 않고 있는 것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31일 오전 박 전 대표의 '신공항 백지화' 비판과 관련된 언급을 최대한 자제하면서도 "무반응도 반응 아니냐"고 했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도 "내일(1일) (신공항 백지화에 대한)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예정돼 있는 상태이니 이걸 보면 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예정된 만큼 참모들이 이에 앞서 언급을 내놓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정치권의 비판 수위가 상당히 높은 상황에도 이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고 있는 것은 '동남권 신공항 공약 파기' 사태의 심화를 우려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루 전 대구지역 의원들의 '사실상의 탈당요구'에 대해 청와대가 즉각적으로 반박하고 나서면 '공약 파기' 논란이 '대통령 탈당 논란'으로 비화할 수 있다. 특히 박 전 대표의 비판을 반박하고 나선다면 한나라당 친박계의 집단반발을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
1일 오전 10시로 예정된 기자회견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기자회견 내용은 일단 공약파기에 대한 사과는 아닌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대통령은 대선 공약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 유감 수준의 의사표명을 하고, 정부의 결정이 객관적인 조사 결과에 따른 점이란 것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박 전 대표의 비판과 관련된 언급이 나올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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