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진달래 꽃길 따라 걷다

기장군 산성산(수령산)에서 앵림산 그리고 장산까지

등록 2011.04.04 11:12수정 2011.04.04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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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나리길 ⓒ 김찬순

개나리길 ⓒ 김찬순
지난 3일 기장군 산성산에서 앵림산까지 그리고 다시 장산까지 아름답게 수 놓은 진달래 꽃길을 따라서 걸었다. 오전에 비가 뿌려서 길가에 노란 개나리는 더욱 노랗고 연분홍빛 진달래꽃은 더욱 붉고 파릇파릇한 잎새는 더 진한 연둣빛으로 다가왔다.
 
차도를 따라 따라오는 자전거 행렬과 마라톤을 하는 운동선수들의 울긋불긋한 옷색깔이며 앞산 뒷산 파스텔빛으로 번져오는 봄빛에 겨우내 움크렸던 가슴이 활짝 펼쳐졌다. 정말 봄인가. 내일은 음력 3월 3일이다.
 
이 날은 삼진날이라하여 우리네 풍습에서 진달래화전을 만들어 먹거나 진달래 술을 담는 아름다운 풍속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요즘은 각 동네 문화센터에서 진달래 화전 대회 등 다양한 꽃축제가 열린다.
 
정말 진달래 만발한 봄길을 걷자니 흑백사진처럼 오래된 기억 속에 누나들과 이 산 저 산 뛰어다니던 유년의 봄이 더욱 가슴 깊이 느껴지는 것이다. 돌아가신 아버지는 진달래 술을 무척 좋아하셔서 어머니는 봄이면 꼭 진달래 술을 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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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 ⓒ 김찬순

진달래 ⓒ 김찬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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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 ⓒ 김찬순

진달래 ⓒ 김찬순

꽃아 꽃아 진달래 꽃아
육지 평지 다 버리고
촉촉 바위에 너 피었나
육지 평지 내사 싫고
촉촉 바위가 본색일세
<장성지방 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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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 ⓒ 김찬순

진달래 ⓒ 김찬순
진달래는 식물학상 철쭉과에 속하는데 무려 37여종이 된다고 한다. 진달래는 우리꽃. 그 분포지역은 북으로 백두산과 남으로는 제주도, 동으로는 금강산에 이르기까지 이 꽃이 없는 데가 없다.
 
3월 방춘이 되어 개나리가 노랗게 피면 마치 따라서 피듯이 피는 진달래. 진달래는 그리운 누나를 떠올리게 하는 꽃. 예로부터 시인묵객들에게 사랑을 받아 시의 소재로 많이 화자된 꽃이다. 우리 시사상 처음 진달래가 등장한 것은 고려 초 문신 최승로가 <장생전후(長生展後) 백엽두견화(百葉杜鵑花)>에 대하여 지은 응제시(應製詩) 4장이 오늘날까지 전해진다.
 
진달래의 다른 이름은 두견, 참꽃, 산척촉 등이다. 마치 봄의 천사인양 방긋방긋 미소처럼 피어있는 진달래꽃길로 강남갔다 돌아오는 제비들이 지지배배 우는 소리가 온 산을 메아리치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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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 ⓒ 김찬순

진달래 ⓒ 김찬순
겨우내 이룬 이른 봄
마음도 물인양 내려가는 마음이 되면
거기에 피어 있는 벼랑 진달래꽃
그대 흰 마음 붉게 물들어
부처 두고 달아나거나
부처를 업고 달아나거나 매한가지
이른 봄 추위로
괴로움 씻어 오랜 대자대비 소용 없네
고은 시, <어느 사미니(沙彌尼)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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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 꽃길 ⓒ 김찬순

진달래 꽃길 ⓒ 김찬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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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 꽃길 ⓒ 김찬순

진달래 꽃길 ⓒ 김찬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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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 ⓒ 김찬순

진달래 ⓒ 김찬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드리오리라
 
영변 약산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라
(중략)
나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라.
김소월 시, <진달래꽃>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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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 ⓒ 김찬순

진달래 ⓒ 김찬순
부산은 남쪽이라서 가장 봄이 먼저 찾아오고 강남갔던 제비가 가장 먼저 돌아오는 곳. 그 봄의 초에 온산을 붉게 수 놓는 진달래가 아름다운 길로 내가 추천하고 싶은 곳은 기장군 산성산(수령산)에서 앵림산가는 등산로이다. 그 등산로는 장산으로 이어지는데 앵림산에서 장산가는 길목의 진달래길은 명품이라고 하겠다.
 
혼자서 호젓하게 걸어보는 봄비에 촉촉히 젖은 진달래꽃을 쳐다보고 있자니 김소월의 시처럼 그 아무리 미운 사람이라도 꽃잎을 뿌려주고 싶을 정도로 마음이 평온해져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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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 ⓒ 김찬순

진달래 ⓒ 김찬순

2011.04.04 11:12 ⓒ 2011 OhmyNews
#진달래 #두견화 #산성산 #장산 #수령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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