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피 흘리는 이집트, 시위 군중에 발포

등록 2011.04.10 11:37수정 2011.04.10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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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국민들이 다시 일어섰다.  지난 두 달간 군최고위원회를 지켜본 끝이었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던 <카이로의 봄>의 정신이 이전보다 더 단단하게 무장되었다. 시민들은 호스니 무바라크 전이집트 대통령을 정식으로 기소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지난 7일 목요일 오후부터 운집하기 시작한 전국적인 시위는 9일 토요일 밤까지도 수그러들지 않았다. 이는 시민혁명으로 하야한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만은 절대로 법정에 세울 수 없다는 군 최고위원회에 대한 불만의 표출이었다.

 

마이애미해럴드지에 따르면 8일 금요일 새벽이 오기도 전에 매우 능숙하게 훈련된 낙하산부대원들과 수백 명의 군인들이 타흐리르광장에 투입되었다. 이들은 광장에 닿자마자 시민들을 향해 발포를 했고, 전기충격기가 달린 방망이를 휘둘렀으며 시민들을 질질 끌고가기도 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같은 날 같은 장소에 있던 알 마스리 알 윰의 기자 아하맏 아델 자와드는 자신이 목격한 사망자만 10명이나 된다고 증언했다. 이날 외신들은 일제히 타흐리르에서만 무려 71명이 넘는 부상자가 속출했다고 보도했다. 그리고 이 숫자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시시각각 증가하고 있다.

 

9일 통금시각인 새벽2시에서 5시 사이에 군인들은 타흐리르광장의 시위자들을 몰아내기 위하여 최루탄과 몽둥이를 사용했다. 당시 부상자들을 치료했던 의료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총격으로 인한 부상자만 무려 15명이 넘었다고 한다. 군이 시민들을 향해 총기를 사용했다는 증언이었다.

 

"우리는 단지 그가 감추어둔 돈 때문에 무바라크를 기소하려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또한 그의 손에 묻힌 피의 죄를 밝히려는 것이다."

 

무슬림과 크리스찬들이 화합을 공언하며 회동했던 지난 주 무슬림 지도자의 하나인 사홧 알 히가지는 알 아라비야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한편 타흐리르의 시위로 토요일 2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하자 군최고위원회(SCAF)는 타흐리르에 위치한 카이로 고고학박물관을 '방문자들의 안전을 위하여' 폐쇄했다. 정부는 박물관을 언제 다시 개관할지는 추후에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무바라크의 기소를 금기시하는 군정부

 

군최고위원회(SCAF)는 또한 전 집권여당이었던 NDP의 이브라임 카멜을 비롯한 몇몇 소속위원들에 대한 체포령을 내렸다. 이들에게는 지난 2월 2일 타흐리르광장에 '낙타를 탄' 깡패들을 동원했다는 혐의가 씌워졌다.

 

그동안 '국가를 지키기 위하여 NDP의 자취를 그대로 따르겠다'고 공언했던 정부의 변화된 모습에 이집트의 페이스북 사용자들은 정부가 NDP 의원들에 대한 체포령을 발표하자마자 무려 1500여 개의 댓글을 달아 놀라움을 표시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이러한 정부의 과거청산노력들은 일단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정부로부터 외면을 당하기 시작한 이후로 스스로 위기를 느낀 NDP가 시민들 편으로 돌아선 즈음에 벌어진 일이라서 과연 정부의 이런 노력들이 정당한가에는 의문이 남는다.

 

앨바라데이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하여 이렇게 말했다. "군과 국민들을 만족시키는 일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며 이는 '국가를 위한' 일이다"라고.

 

이집트군과 국민 양쪽 모두가 '국가를 위하여' 행동한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30년 독재정권의 수장이었던 전 이집트 대통령 호스니 무바라크를 국민의 이름으로 법정에 세우지 못한다면 '이집트를 위한 다음 발걸음'은 결코 이어지지 못할 것이라고 혁명가들은 입을 모아 주장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네이버의 <마담 아미라의 이집트여행>카페에도 실립니다

2011.04.10 11:37 ⓒ 2011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 글은 네이버의 <마담 아미라의 이집트여행>카페에도 실립니다
#이집트시민혁명 #타흐리르광장 #무바락전대통령 #카이로의봄 #서주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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