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품 뒤덮인 금강 하구... 생태계 교란 시작되나

군산복합화력발전소 온배수 배출구서... 어민들 항의집회

등록 2011.04.13 19:25수정 2011.04.13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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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구 7일 군산복합화력발전소 온배수 배출구. 거품이 발생하여 긴 띠를 이루며 금강 하구로 쏟아지고 있다. ⓒ 허정균


군산복합화력발전소에서 배출하는 온배수가 거품을 이루어 금강 하구로 쏟아져내려 하구 갯벌 생태계가 교란되고 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7일 오전 간조시 전북 군산시 경암동 군산복합화력발전소 온배수 배출구에서는 다량의 거품이 발생하여 갯골을 뒤덮으며 1km 가량 이어졌으며, 물 색깔도 검붉게 변해 주변의 물 색깔과 달랐다. 이곳을 통해 초당 약 17톤씩 온배수가 방류된다. 어민들은 이러한 검붉은 색깔의 물이 띠를 이루어 개야도 앞바다까지 이어져 있다고 전했다.

금강 하구에서 실뱀장어를 잡고 있는 김아무개씨에 따르면, 이같은 거품은 2월 중순경부터 발생하였으며 최근에 점점 그 정도가 심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군산복합화력발전소 관계자는 "이같은 현상은 온배수가 바다에 배출되며 낙차로 인해 발생하는 거품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색깔이 진한 이유에 대해 "취수 자체가 뻘흙이 섞여 탁도가 높은 흙탕물로 변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취수에서 배수에 이르기까지 어떤 과정에서도 화학물질을 섞는 일은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어민들은 거품의 실체에 대해, 취수구에 빨려 들어간 플랭크톤 등 영양염류와 어류의 알 등이 고온의 터빈을 식히는 과정에서 사체가 되어 배출되면서 발생하는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어 전문기관의 정확한 조사와 분석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어민들은 또한 이러한 생태계의 파괴로 인해 뻘에서 칠게가 사라지고 실뱀장어가 예년의 1/10 정도만 잡히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전북대학교 주용기 전임연구원은 "새만금방조제가 완공된 직후 방조제 안쪽 바다가 썩어가 이를 배수갑문을 통해 외해로 방류하자, 폐사생물의 사체에서 이같은 거품이 발생하여 고군산군도 앞바다까지 긴 거품띠를 이루며 흘러내린 적이 있다"고 말했다.


서천 어민 300여 명 서울서 항의집회 

군산엘엔지발전소서천군피해대책위원회(공동대표 김동일, 최은수) 소속 어민 300여 명은 12일 서울 삼성동 서부발전(주)을 방문하여 항의집회를 열었다. 어민들은 집회에서 사후환경영향평가를 서천군 연안 전역으로 확대 실시할 것을 요구했다.

서천군 연안은 충남 김 총생산량의 94%를 차지하고 있다. 김 양식업자들은 지난 겨울 영양염류의 부족으로 김 엽채황백화 현상이 온 것도 발전소 온배수의 영향으로 보고 있다.

복합화력발전이란 천연가스나 경유 등의 연료를 사용하여 1차로 가스터빈을 돌려 발전하고, 가스터빈 출구에서 배출되는 고온의 배기가스를 배열회수보일러(HRSG)로 유입하여 증기를 생성시켜 이를 이용해 증기터빈 발전하는 것으로 이루어진다. 이때 발생하는 가스와 증기를 식힌 온배수가 가장 큰 문제가 되고 있다.

700MW급의 군산복합화력발전소는 시간당 5만6997톤의 온배수를 배출한다. 주변의 물보다 8도나 더 뜨거운 물이 하루에 약 130만 톤씩 금강 하구로 배출되는 것이다.

발전소가 건설 중이던 2007년부터 충남 서천 지역 어민들은 발전소가 배출하는 온배수의 영향으로 서해 어장의 산란장인 금강 하구의 생태계가 파괴된다며 발전소 건설 중단을 요구해왔다.

공주대학교 생명과학과 유명환 교수에 따르면, 수중의 생물학적 순환과정에서 온도는 매우 중요한 인자로 체내수분의 온도가 상승하면 그 동물의 신진대사 속도가 증가하고 따라서 산소요구량도 증가한다고 한다. 반면 수온이 상승하면 용존산소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산소는 더욱 모자라게 된다.

산소가 충분하다 하더라도 동물에 따라 최적온도가 다르므로 우점종(군집 안에서 가장 수가 많거나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종)이 달라진다. 또한 따뜻한 물에서는 어류의 질병 발생이 증가하며 산란을 위해 이동할 때 산란 적정온도를 찾기 어려워진다고 한다.

또한 용존산소량의 감소는 오염 유기 물질의 동화작용을 위축시켜 악취, 부유물질, 어류 사멸 등으로 이어진다는 지적이다.

군산복합화력발전소 추진 일지
2005. 10     환경교통영향평가 착수
2006. 02     건설기본계획 확정
2007. 07     환경영향평가 협의완료
2007. 07     공사계획인가 취득(산업자원부)
2007. 08     착공
2007. 08. 06 공유수면점사용 허가 신청에 따른 협의 (군산해양항만청→서천군)
2007. 08. 14 협의 불가 통보(서천군→군산청)
2007. 11. 19 서천주민 대책회의. 서천군대책위원회 결성
2008. 02. 11 군 산업자원부, 환경부에 환경영향재평가 건의
2008. 02. 19 산업자원부 서천군에 적극 협력 요청 내용의 답신
2008. 02. 28 군산복합화력저지 투쟁선포
2008 03 26 군산복합화력발전소 설치에 따른 금강하구 생태계 및 주민피해 영향에 관한 토론회
2008. 07. 22 서천 어민들 군산복합화력발전소 공사계획인가처분 취소 소송(검은머리물떼새 소송) 제기
2009. 03. 05 군산지방해양항만청 냉각수 취수 위한 공유수면점사용 허가
2010. 04. 23 서울행정법원 군산복합화력발전소 공사계획인가처분 취소 소송에서 "인가처분이 위법하지만 취소할 수 없다"는 사정판결(事情判決)
2010. 06      발전소 가동
2010. 12. 07 서천 어민들 군산복합화력발전소에서 집회를 벌이며 발전소 가동 즉각 중지 요구

#군산복합화력 #금강하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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