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마리 사자들이 호위한 부처님은 누구였을까

보물 제540호 홍천 사사자 삼층석탑의 주인은?

등록 2011.04.16 16:07수정 2011.04.16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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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자 삼층석탑 홍천군 홍천읍 희망리 홍천읍사무소 앞에 자리하고 있는, 보물 제540호인 ‘홍천 괘석리 사사자삼층석탑’ ⓒ 하주성

▲ 사사자 삼층석탑 홍천군 홍천읍 희망리 홍천읍사무소 앞에 자리하고 있는, 보물 제540호인 ‘홍천 괘석리 사사자삼층석탑’ ⓒ 하주성

 

사자란 갈기를 세우고,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 보이는 모습을 연상하게 한다. 그러나 그런 사자가 아니라 모나지 않은 얼굴로, 네 발을 딛고 상체를 세운 채 앉아있는 모습에서 오히려 친근감이 든다. 홍천군 홍천읍 희망리 홍천읍사무소 앞에 자리하고 있는, 보물 제540호인 '홍천 괘석리 사사자삼층석탑'의 모습이다.

 

이 탑은 원래 홍천군 두촌면 괘석리에 있던 탑이었으나, 1969년에 이곳으로 옮겨왔다. 2단의 기단 위에 3층의 탑신을 올린 형태로, 네 마리의 돌사자가 있어 '4사자탑'이라 부르고 있다. 사사자탑은 구례 화엄사 사사자 삼층석탑, 제천 빈신사지 사사자 삼층석탑과 경남 한안군 주리사의 탑 등이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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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돌 머릿돌은 부분이 많이 파손이 되었다 ⓒ 하주성

▲ 머릿돌 머릿돌은 부분이 많이 파손이 되었다 ⓒ 하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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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돌 일층 몸돌. 양 우주가 새겨져 있다 ⓒ 하주성

▲ 몸돌 일층 몸돌. 양 우주가 새겨져 있다 ⓒ 하주성

 

뛰어나지 않고, 소박한 사사자탑

 

홍천 희망리의 사사자 삼층석탑은 아래층 기단의 각 면에는 안상을 조각하였다. 그 안에는 꽃무늬조각이 장식되어 있어, 이 탑이 고려시대의 석탑이라는 특징이 잘 담겨 있다. 위층의 기단에는 각 모서리에 돌사자 한 마리씩을 두어 넓적한 윗돌을 받치게 하였는데, 이러한 형태가 사사자 삼층석탑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다.

 

사방을 비스듬히 밖으로 바라보고 있는 사자들이 둘러싸고 있는, 중앙의 바닥과 천장에는 연꽃받침대가 놓여 있다. 아랫면에는 무엇인가 놓여있던 흔적이 있는 것으로 보아, 아마 네 마리의 사자가 호위를 하고 있던 석불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상층 기단에 놓인 네 마리의 사자는, 많이 마모가 되어서인지 모나지 않고 오히려 친근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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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자 상층 기단부에는 네 마리의 사자가 머릿돌을 받치고 있다 ⓒ 하주성

▲ 사사자 상층 기단부에는 네 마리의 사자가 머릿돌을 받치고 있다 ⓒ 하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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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면 날카롭지 않은 사자의 얼굴이 오히려 친근감을 불러 일으킨다 ⓒ 하주성

▲ 안면 날카롭지 않은 사자의 얼굴이 오히려 친근감을 불러 일으킨다 ⓒ 하주성

 

강원지역 고려 탑의 형태를 두루 갖춰

 

아래 기단이 네 마리의 사자를 표현하느라 넓게 자리한 데 비해, 탑신부는 좁게 몸돌과 지붕돌을 각각 하나의 돌로 새겼다. 지붕돌은 밑면에는 3단의 받침을 새겼고, 가파른 경사면 탓인지 얇고 밋밋하다. 네 귀퉁이는 살짝 위로 치켜져 올렸으며, 탑의 꼭대기인 상륜부에는 머리 장식으로 네모난 노반만 남아 있다.

 

몸돌에는 양 우주를 새겼으며, 지붕돌은 전체적으로 곳곳에 파손된 부분이 있다. 세월이 흘러 닳은 흔적이 보이지만, 대체로 원래의 형태를 잘 보존하고 있는 탑이다. 기단에서 보이는 안상 조각수법과 네 마리의 돌사자, 연꽃받침 및 지붕돌의 3단 받침 등에서 고려시대 후기 강원지역 석탑의 특징이 그대로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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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면 기단의 바닥면에는무엇인가를 놓았던 흔적이 있다 ⓒ 하주성

▲ 바닥면 기단의 바닥면에는무엇인가를 놓았던 흔적이 있다 ⓒ 하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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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돌 네 마리의 사자가 받치고 있는 머릿돌의 위에는 연꽃이 새겨져 있다 ⓒ 하주성

▲ 머릿돌 네 마리의 사자가 받치고 있는 머릿돌의 위에는 연꽃이 새겨져 있다 ⓒ 하주성

 

사사자의 중앙에 있던 석불은?

 

4월 9일 오후 6시가 다 되어서 홍천읍에 도착을 했다. 마음이 바쁜 탓에 아는 길도 이리 저리 돌아야 하다니. 늦은 시간 답사는 괜히 사람의 마음을 분주하게 만든다. 그래도 겨울 보다는 해가 한결 길어지는 바람에, 조금은 느긋하다.

 

괘석리 사사자 삼층석탑을 볼 때마다 아쉬운 점은, 바로 네 마리의 사자가 호위를 하고 있던 무엇이다. 그 중앙에 보면 자국이 나 있는데, 도대체 어떤 석불을 모셨던 것일까? 그에 대한 기록을 찾을 수가 없으니 답답하기만 하다. 아마도 지장보살을 그 안에 모셨던 것은 아니었을까?     

 

탑의 주인이 된다는 사사자 삼층석탑의 중앙에 모셔졌던 석불. 앞으로 이 사사자 삼층석탑을 몇 번을 더 만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그 안에 혹 네 마리의 사자가 호위를 하던 석불의 존재를 알아낼 수 있으려는지. 온전치 못한 문화재를 만날 때마다 늘 가슴 한편이 허전하다.

2011.04.16 16:07 ⓒ 2011 OhmyNews
#보물 #사사자 삼층석탑 #홍천 #괘석리 #고려 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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