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청와대 저도, 해군 수뇌부 휴양지로 사용"

'청해대' 지정 해제된 지 18년... 경남도의원 "국민 품으로 돌려주어야"

등록 2011.04.26 08:58수정 2011.04.26 09:23
0
원고료로 응원

진보신당 김해연 경상남도의원. ⓒ 경상남도의회


진보신당 김해연 경남도의원(거제)은 바다의 청와대로 불리는 '저도'를 국민 품으로 돌려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의원은 26일 경남도의회 본회의 '5분 발언'에 앞서 낸 자료를 통해 "청해대 지정 해제된 지 18년이나 지났는데 국방부가 관리하며 해군들만의 고급 휴양지로 고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청해대 '저도'는 바다의 청와대로 불린다. 행정구역은 경남 거제시 장목면 유호리 산 88-1번지다. 육지에서 1.5km가량 떨어져 있는 저도는 전체 면적이 13만1500여 평으로 '외도'의 3배 크기다.

이곳에는 해송과 동백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9홀짜리 골프장과 200여m의 백사장이 있다. 섬 북단부는 기암괴석과 절벽으로 형성되어 장관을 이루고 있다. 이 섬에는 91평 규모의 대통령실과 부속건물이 있다.

이 섬은 일제가 1920년대부터 군사시설로 이용했다. 그러다가 이승만 전 대통령이 1954년 여름 휴양지로 활용했고, 대통령 휴양지인 '청해대'로 공식 지정된 때는 박정희 전 대통령 때인 1972년이다. 이때부터 민간인 출입과 어로행위가 엄격히 제한되었다.

'저도'를 '청해대' 지정에서 해제해야 한다는 주장은 계속 있었다. 1993년 어민들이 집단 시위를 벌이기도 했고, 그해 '청해대' 지정이 해제되었다. 그런데 국방부는 군사 시설물 관리권을 들어 관리권을 거제시에 넘기지 않고 있다.

"관리권, 경남도·거제시로 이관하지 않고 국방부에서 소유"

거제시의회는 2003년 '저도' 반환 성명서를 채택했으며, 거제시민 3만5000여 명으로부터 서명을 받아 청와대에 전달하기도 했다. 경남도의회도 "저도 관리권의 자치단체 이관 촉구 대정부 건의안"을 채택하기도 했다.


김해연 의원은 "'저도'는 박정희 전 대통령 이후로는 별장으로 사용된 적이 거의 없었고, 당초 목적이었던 대통령 별장에서 해제된 지 이미 18년이 지났는데도 관리권을 경남도·거제시로 이관하지 않고 국방부에서 계속적으로 소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저도'는 해군들만의 고급 휴양지로 고착화 해 오고 있는 실정이라는 것. 김해연 의원은 "2000년에는 근무 장병들의 숙소를 짓는다는 명분 아래 2004년 거가대교 건설사업 시행자로 하여금 1만9800㎡의 부지에 레저를 겸할 수 있는 대단위 기반시설인 콘도미니엄 3531㎡를 건축하게 하였다"고 밝혔다.

그는 "해군의 요충전략지역이란 말이 무색하게 이 시설을 군 수뇌부들의 휴양시설로 사용해오고 있는 실정"이라며 "'저도'에서 불과 2K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장목면 구영해수욕장에 해군전용 휴양소가 이미 설치되어 있고 매년 여름을 이곳에서 보내는 해군이 많은 데도 불구하고 굳이 별도의 휴양시설이 필요한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저도'를 간부군인 몇 명이 독점적으로 사용하는 휴양지보다는 국민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자연친화적인 관광지를 이곳에 조성하자는 것"이라며 "그동안 이런저런 이유로 군사기관이 독점적으로 많이 사용했으니 이제는 국민들의 품으로 돌려 달라고 하는 것"이라고 촉구했다.
#저도 #청해대 #김해연 경남도의원 #경상남도의회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윤석열 대통령, 또 틀렸다... 제발 공부 좀
  2. 2 한국에서 한 것처럼 했는데... 독일 초등교사가 보내온 편지
  3. 3 임성근 거짓말 드러나나, 사고 당일 녹음파일 나왔다
  4. 4 저출산, 지역소멸이 저희들 잘못은 아니잖아요
  5. 5 "집에 가자, 집에 가자" 요양원 나온 어머니가 제일 먼저 한 일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