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한성대 교수가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강의실에서 '종횡무진 한국경제' 강의를 하고 있다.
권우성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모든 나라가 부채를 줄이고 있는데 오직 한국만이 계속 부채를 증가시키고 있어요. 이게 이명박 정부 3년입니다. 금리가 0인 상태에서 계속 돈을 풀어놓는 정책을 양적 완화정책이라고 하는데요, 올해 6월 말이면 미국의 2차 양적 완화정책이 끝납니다. 미국이 올해 6월 말로 '돈 쏟아붓기'를 끝내고 금리를 올리고 재정지출을 줄이는 출구전략을 본격화할 거라는 얘기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만 부채 규모를 늘린다는 게 과연 어떤 결과를 가져올 것인지 많은 경제학자들이 우려하고 있습니다."정부는 경제가 좋아졌다고 하는데 왜 생활 물가는 점점 생활하기 어려운 수준인 걸까? 주가는 2000포인트를 훌쩍 넘었지만 주식을 갖고 있는 국민들 중에는 이익 본 사람을 찾기가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이들 문제에 대한 답을 알기 위해서는 국민경제의 거시적 순환구조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며 "거시적 순환구조는 경제 관료들이나 전문가들에게 일임하고 손 놓고 있을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지난 12일과 19일, 두 번에 걸쳐 <오마이뉴스> 강의실에서 '김상조의 종횡무진 한국경제-한국경제의 거시적 순환구조'라는 주제로 강의를 가졌다. 그는 이날 강의에서 국민소득, 국제수지 등의 한국 경제의 거시적 순환구조 특징과 물가, 금리, 환율 등의 안정화정책, 경제 통계 보는 법 등에 대해 설명했다. 특히 김 교수는 "한국은행이 물가관리에 실패하면서 최근 높은 물가 때문에 임금노동자와 저소득층이 상대적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다"며 "이명박 정부의 가장 잘못된 정책이 김중수 총재를 한국은행 총재에 임명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한국 경제 공부하려면 한국은행 보도자료로"GDP, 양적 완화, 국제수지, 부채, 금리, 환율… 신문의 경제면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단어들이지만, 이 단어들로 이뤄진 기사들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를 일정 수준 이상의 경제적 교육을 받지 않은 사람이 완벽히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숫자 속에서 애써 의미를 찾아내야 하는 통계자료는 더욱더 이해가 어렵기 마련이다. 김 교수는 "통계란 진리를 드러내는 수단으로 사용되기보다는 진리를 은폐하는 수단으로 더 많이 사용된다"며 "경제 통계 역시, 진실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보통 경제 통계자료로 국가 간 비교를 많이 합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통계가 환율 조정을 거치기 때문에 진실을 드러내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그나마 경제통계 중에서 신뢰성을 가지고 국제비교가 가능한 통계가 국민계정체계(System of National Account)입니다. 이것은 동일한 기준에 따라 경제활동을 거래형태와 거래에 참여하는 경제주체별로 파악한 것인데 이것 역시 통계가 만들어진 시기에 따라 나라별로 숫자 비교가 불가능한 구간이 존재합니다."그렇다면 경제 통계를 볼 때는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할까. 김 교수는 "경제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들은 연구자들이 원자료를 의도에 따라 편집한 2차 자료를 접하는 경우가 많다"며 "2차 자료에는 의식적·무의식적 왜곡이 있을 수 있으니 가급적 1차 자료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통계 속에 내재된 편견에 휘둘리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는 얘기다.
"한국의 현실에 대한 경제공부를 가장 잘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한국은행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보도자료를 보는 겁니다. 한국은행은 대부분의 2차 자료가 가지는 편견에서 그나마 자유롭거든요. 보통 일주일에 하나 정도는 보도자료가 나오는데 내용은 경제 전문가가 아니어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이걸 자주 보는 것이 한국 경제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가장 손쉬운 길입니다. 원자료가 필요할 때는 한국은행 경제 통계시스템(ECOS)을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무료일 뿐더러, 한국은행이 만든 통계자료가 거기에 다 있지요."GDP 30% 투자하는데 왜 5%밖에 성장 못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