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수 있는 것이 삭발밖에 없는 현실이 너무 슬프다."
121주년 노동절을 맞아 전국의 노동자들이 한 목소리를 냈던 시청광장에는 현실에 맨 몸으로 맞선 대학생들이 있었다.
지난 5월 1일 오후 1시. 서울 시청 광장 맞은 편에는 비장한 표정의 대학생들이 플래카드를 들고 '반값등록금 실현'을 외치고 있었다. 이날 열린 '5·1 대학생 권리실현을 위한 대표자 삭발 기자회견'에서 박자은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 의장을 비롯해 4개 대학(고려대, 이화여대, 인하대, 중앙대 안성배움터, 대학명 가나다순) 대표자들이 삭발을 실시했다. 이 기자회견에는 대학생 200여명 가량이 참가했다.
무한반복되는 경쟁의 혹독함 속에 비싼 등록금이라는 쇠사슬까지 짊어지고 있는 대학생들이 문제해결을 촉구하기 위해 1차적 직접행동으로 나선 것. 향후 한대련은 5월 중으로 한대련 대회를 소집해 등록금·청년실업 문제를 전면적으로 제기할 계획이다.
중앙대 조아론 안성배움터 총학생회 회장은 "등록금 인상 문제는 단순히 학내 사안이 아니라 300만 대학생들의 직접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화여대 류이슬 총학생회장은 "대표자로서 할 수 있는 것이 삭발 밖에 없는 현실이 너무 슬프다"며 "등록금 문제, 청년실업 문제 해결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역설했다.
서강대 김준한 총학생회장은 "2011년 한국사회의 대학생들은 너무 힘들다"며 "등록금 문제와 청년실업 문제의 해결을 촉구하는 이 움직임에 정부 당국은 진정성 있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연대 발언을 전했다.
대표자들은 삭발 후 청와대로 행진을 진행하려 했지만, 경찰은 신고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거리 행진을 가로 막았다. 경찰과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잠시 충돌이 있었지만, 주최측이 행진 계획을 취소하고 민주노총 노동자대회에 결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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