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기간별 이혼건수 비중 추이20년이상 동거기간을 지속한 부부의 이혼건수가
2000년에 비해 증가 한것을 알 수 있다.
김상진
이혼부부의 평균 동거기간은 13년으로 전년 대비 0.1년, 2000년 대비 2.1년이 길어졌다. 결혼한 지 5년 이내에 이혼하는 경우는 3만1528건으로 97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였으며, 20년 이하로 동거한 부부의 이혼건수는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이다.
하지만 유독 20년 이상 같이 산 부부의 이혼건수는 2000년에 비해 9.6%가 급증하였다.
늙어서 왜 이혼을 선택할까? 세계미래학회의 전망에 의하면 지금은 인류의 평균수명이 1년에 3~4개월가량 늘고 있으나, 2025년부터는 1년에 한 살씩 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런 예상에 비추어보면 우리나라의 현재 '다빈도 사망연령'이 85세인데, 약2050년쯤엔 다빈도 사망연령이 100세까지 될 것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따라서 30세에 결혼을 하였다면 70년을 부부가 함께 살게 되는 것이다. 20세기 초만 해도 인류의 평균수명이 40세 전후에 불과하였다. 다음 생애에 태어나도 같이 살겠다는 부부가 두 생애를 함께 사는 기간이다. 이러한 연유로 고령화가 결혼제도의 변화를 초래한다고 전망하는 학자들이 있다. 미래의 시점에는 30세쯤에 결혼하여 30년쯤 살다가 헤어지고, 다시 결혼하여 다른 배우자와 40년쯤 같이 사는 시대가 오게 된다는 것이다.
해외의 사례를 보아도 고령화 사회에 일찍 진입한 국가일수록 황혼이혼이 많다. 이탈리아는 연간 1만6000상이 황혼이혼을 하고, 이혼한 노인의 3분의1이 재혼을 한다. 일본은 황혼이혼이 전체 이혼의 16%나 되며 그 가운데 80%는 노인 여성이 이혼을 요구한다고 한다.
고령화로 노인인구가 상대적으로 늘고 있기 때문에 황혼이혼의 증가는 어쩌면 당연할 수 있다. 그러나 황혼이혼이 노인인구의 증가로 늘어나는 자연증가가 아니라 고령사회에 일정한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는 사회현상이 되고 있다. 참고 살기에는 너무나 길게 남은 인생이 황혼이혼을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이다. 물론 여기에는 여성의 경제적 독립과 지위향상이 전제되며, 사회적으로도 황혼이혼을 용인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아직 황혼이혼을 한 삶이 제2의 멋진 삶을 살고 있는지에 대한 통계는 없다. 서구사회는 노인들의 '별거동침'과 노혼(老婚)이 유행하고 있는 것을 보면 노인이 되었다는 것이 이제 죽음을 기다리는 말년이 아니다. 황혼이혼은 아직 많이 남은 인생을 가꾸어야하는 과정의 선택일 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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