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간 휴식~, 담배일발 장전"... 유혹의 시작

아빠의 금연 재도전기1

등록 2011.05.14 14:06수정 2011.05.14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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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세가치 마지막 남은 세가치를 불에 태우고 금연에 재도전하기로 결심. ⓒ 정홍철




20대 초반 군복무를 위해 논산훈련소에 입소했다.

요즈음은 모르겠지만, 군대에서 담배를 태우기 시작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기초 군사훈련 중 "10분간 휴식~, 담배 일발 장전~!" 이렇게 담배를 물기 시작했다.

야간 훈련 때 동료들의 담배도 모두 동이 날 때 즈음이면 한 모금씩 빨면서 돌리기도 했다. 그 나마도 떨어지면 땅 바닥에서 '꽁초'를 주워 피기도 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리고 30대 초반이 되어 결혼을 하고 첫 아이의 출산에 맞춰 금연을 결심, 결행에 옮겼다. 태어날 아이와 입맞춤을 하고 품안에 안기 위해선 쾌쾌한 담배 냄새를 풍기고 싶지 않았다.

그 후 연년생으로 둘째 딸을 낳고 3년 동안 담배를 입에 대지 않았다. 그러나 직장 생활의 스트레스가 점점 쌓이고 나 나름대로의 위안이며 돌파구를 찾은 게 담배였다.


"얼마나 힘들면 3년 동안 끊었던 담배를 다시 물었을까"라는 위안이 듣고 싶었는가 보다.

두 딸 들은 점점 자라 7살 5살이 되었다. 자주는 아니지만 "아빠 담배 끊어요"라는 잔소리를 가끔 한다. 곤히 잠든 딸들의 머리를 쓰다듬고 옆에 누우면 미안한 생각이 늘 들었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 양치를 하고 씻었다지만 십 수 년 동안 몸에 베인 담배 냄새는 쉬 가시지 않는다. 아내도 "자기는 담배를 피우지 않았는데도 담배 냄새가 나네~"라는 말에 못내 미안했다.

두 번째 금연에 도전하며 제천시보건소 금연클리닉을 찾았다. 상담요원은 5년 전 처음 상담내역을 담은 기록카드를 찾았다. 감회가 새로웠다. 그 때 주1회 정도 방문하면서 일산화탄소의 수치를 기록한 것이 눈에 들어왔다. 갈 때 마다 수치가 떨어지는 것에 흥이 나기도 했던 기억이 다시 떠올랐다.

금연을 결심하고 퇴근길에 몇 달 째 금연을 하고 있는 친구를 찾았다. 세가치 남은 담배를 주머니에서 꺼내 불사르고 친구와 동행을 결심했다.

금연 7시간이 지난 지금 흡연의 욕구는 있지만 참자. 담배를 피울 때도 생기지 않던 가래도 조금씩 끓기 시작한다. 양치를 세 번하고 샤워로 기분을 전환하고 냉수를 몇 컵 들이켰다.

지난 번 금연에 성공했을 때 가벼운 몸의 상태를 다시 한 번 느끼고 싶다. 그리고 아내 딸 가족과 함께 쾌적하고 건강한 사랑을 지속적으로 나누기 위해 꼭 성공하리라 결심해 본다.
#금연기 #금연도전 #담배끊기 #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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