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내버스 적자 맞나?"...시의회, 요금 인상안 제동

울산시 15% 인상 요구에 "매년 수십억 적자? 계속 운영하는 게 이상"

등록 2011.05.18 13:58수정 2011.05.18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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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시가 15% 시내버스 요금 인상안을 들고 나오자 시의회가 적자 부풀리기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울산시가 15% 시내버스 요금 인상안을 들고 나오자 시의회가 적자 부풀리기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박석철
울산시가 15% 시내버스 요금 인상안을 들고 나오자 시의회가 적자 부풀리기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 박석철

 

울산시가 시내버스요금을 일반버스는 현행 1000원(카드 950원)에서 1150원(1100원)으로, 좌석버스는 1500원(1300원)에서 1700원(1500원)으로 인상하는 등 일반인 현금기준으로 평균 15% 인상하려 하자 시의회가 제동을 걸고 나섰다.

 

지난해 170억원을 울산시로부터 지원받고도 수십 억원 적자를 보았다고 하는 울산시내버스 회사들에 대해 시의회가 '적자 부풀리기 의혹'을 제기하면서다.

 

울산시는 지난 2007년 지역 시내버스회사들에 모두 148억원을 지원한 데 이어 2008년에는 24억원 늘어난 172억여원을 지원했고, 지난해에는 170억원을 무료환승 운임보전 등의 명목으로 지원했다. 하지만 울산의 시내버스 업계는 이렇게 지원을 받고도 매년 수십억원이 적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울산시는 이번 인상에 대해 "2006년 이후 버스요금 인상이 되지 않았고, 임금과 유가인상, 물가상승 등 인상요인이 누적돼 시내버스 요금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적자 부풀리기, 시민단체도 제기

 

지난 2009년이다. 울산시민연대는 거액의 지원을 받고서도 적자 타령을 하는 지역 시내버스 8개 업체의 운송원가 용역보고서와 업체 재무제표 등 자료를 정밀 분석한 결과, 실제로  버스업체들의 부채비율은 줄고, 이익잉여금과 세전순이익도 증가하면서 조사 전해인 2008년에는 되레 적자에서 벗어나 세전 14억원의 이익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관련기사: 이익나도 지원은 증액...울산버스업체 특혜 의혹)

 

지난 17일 울산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위원장 권명호)의 시내버스 요금 인상 심사에서는 민주노동당은 물론 한나라당 의원들까지 나서 적자 부풀리기 의혹을 제기했다.

 

이날 회의에서 민주노동당 이재현 부의장은 "시내버스 회사가 몇 년 동안 적자가 계속됐다는데 이윤을 추구하는 회사가 수년 간 수십 억 원씩 적자가 난다면 회사를 처분하는 것이 맞지 운영을 계속하는 것 자체가 이상하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 부의장은 18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상식적으로 회사는 이윤을 추구하기 위해 운영하는 것인데 해마다 적자를 보고 있다면서도 운영을 계속한다면 그 적자를 어떻게 메우고 있는 것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시민들이 수긍하는 상식선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도 의혹을 제기하기는 마찬가지. 윤시철 의원은 "적자를 어떻게 메워나가는지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업체 대표 등 임원 재산 변동상황 등을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번 4·27 재선거에서 중구 제4선거구 시의원으로 당선된 한나라당 소속 김일현 의원도 '울산시 요청대로 요금을 인상한 후에도 129억원의 무료환승 보전액과 51억원의 재정지원이 필요하다"며 "그런데도 20억원 이상의 적자가 예상된다면 시내버스업체들의 재정상태를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민주노동당 소속 김진영 의원은 18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진짜 시내버스 회사가 거액의 지원을 받고도 적자를 보는지는 세밀한 조사를 통해 밝혀낼 필요가 있다"며 "울산의 올해 1분기 물가상승률이 전국에서 3번째로 높은 상황에서 울산시가 서민들의 가장 피부에 와닿는 물가인 버스요금을 인상하는 것은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울산시는 이 같은 의원들의 의혹제기에 "시내버스 업체들의 하루 수입 등은 프로그램을 통해 매일 울산시에 보고되고 있다"며 "시가 이 내용을 분석하면서 적절한 인상안을 내놓은 것"이라고 밝혔다.

 

2009년 취재 당시 시내버스 운전자들의 증언은...

 

한편 지난 2009년 시민단체의 시내버스 적자 부풀리기 의혹과 관련한 취재 결과 일선 시내버스 운전자들이 재정 지원의 기준이 되는 인건비 기준 원가 부풀리기 의혹을 제기했었다.

 

울산지역 21개 버스업체에는 1200여명의 버스운전자들이 근무하며 이들의 평균 임금은 290~300만원으로 보고돼 있다. 

 

하지만 버스회사들은 이들 중 10% 가량은 임금의 절반만 받는 비정규직을 고용하고서도 전체 재정 상태를 보고할 때는 정규직과 같은 임금으로 운영 비용에 포함해 부풀리기 의혹이 있었다.

 

또한 일부 정규직 운전자들도 "버스운전자의 한 달 만근이 22일인데, 290만원 임금을 받으려면 28일을 일해야 한다"면서 "모든 운전자가 다 그렇게 근무하지 못한다. 기준원가가 부풀려진 것 같다"고 의혹을 제기했었다.

 

당시 이런 의혹에 대해 울산시 시내버스담당자는 "넓은 의미로 봐달라, 시가 버스회사에 '적자가 큰 벽지노선을 운영하라'고 요구하려면 이런 손실을 보전해줘야 하지 않겠나"고 해명한 바 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울산시내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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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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