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옷 다 비칠 텐데, 흰티를 입지 말라니요

교복안 흰티 착용금지, 학생들 서명운동까지 했지만...학교 측 "안돼"

등록 2011.05.20 20:56수정 2011.05.21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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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까지는 햇빛과 바람이 어우러지는 상쾌한 날씨지만 점점 여름이 다가오면서 옷차림
또한 얇아지고 학생들은 하복을 입는다. 특히나 고등학생은 학교에 있는 시간이 많은 만큼
교복을 입고 있는 시간 또한 길다.

일단 흰티 이야기를 하기 전, 우리 학교를 간략히 소개할까 한다. 대구에 있는 우리 학교는 위치적으로 산에 자리하고 있다. 그만큼 높이 위치해 있다는 말이다. 가파른 등굣길을 아침마다 오르며 힘을 다 빼고 등교하는 우리는 여름이 다가올수록 더 힘들어진다. 땀이 비오듯 흐르기 때문이다.

수업도 하기 전에 힘을 다 빼는 우리에게 온 충격적인 소식은 바로 하복 착용시, 교복 안에 흰티를 입지 못하게 한다는 것이다. 사실 올해 입학한 나로서는 이게 처음 듣는 소리지만, 몇 년 전부터 학교에서는 하복 착용시 흰티를 입지 못하게 했단다.

 점점 여름이 다가오면서 학생들의 옷차림 또한 얇아지고 학생들은 하복을 입는다.

점점 여름이 다가오면서 학생들의 옷차림 또한 얇아지고 학생들은 하복을 입는다. ⓒ 엄지뉴스 '들꽃'


그 이유인 즉슨, 교복 안에 흰티를 입으면 학생들이 단추를 풀고 다니게 된다는 것이다. 물론 선생님들 입장에서는 학생들이 단정치 못한 옷차림으로 다니는 게 보기 좋지 않을 수도있다. 그리고 단추를 다 연 상태로 학교 밖을 다니면 그게 바로 학교 이미지를 실추시킨다는 설명이다. 선생님들 그 마음, 이해는 한다.

하지만 흰티를 입지 않으면 땀이 그대로 와이셔츠에 흡수가 되어버려 냄새가 날 뿐만아니라 색깔 또한 변한다. 그렇게 되면 매일매일 빨아야 하고 적어도 와이셔츠가 3개는 필요할것이다. 그리고 여름엔 옷두께도 얇아져 속옷이 다 비쳐 흰티 착용은 불가피한 선택이다.

a  얼마 전 학교 총학생회 선거 공약으로까지 나왔던 흰티 착용 문제. 올해는 제발 이뤄졋으면 좋겠다.

얼마 전 학교 총학생회 선거 공약으로까지 나왔던 흰티 착용 문제. 올해는 제발 이뤄졋으면 좋겠다. ⓒ 학교 홈페이지


이에 지난해에도 그렇고 올해에도 며칠 전, 우리 학교 학생들은 '흰티 착용을 허락해 달라'는 서명운동을 벌였다. 그러나 결과는 모두 실패였다. 흰티를 입게 허용해 준다면 일부 아이들이 그걸 악용한다는 것이다. 소수 때문에 다수가 희생되어야 하는 상황이다. 학교는 학생을 위해 존재하는 곳이지 학교의 이미지 때문에 존재하는 곳이 아니다. 적어도 학교라면, 이미지보다 학생이 우선시되어야 하지 않는가.

곧 하복을 입는다. 학교 측이 제발 우리의 불편함을 더 이상 외면하지 않길 바란다.
#하복 #흰티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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