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 타고 서울서 안양까지 오란 말이냐"

안양시 교통약자지원차량 운행 개시...편도만 운행 '생색내기' 비판

등록 2011.05.20 10:45수정 2011.05.20 10:46
0
원고료로 응원
a  안양시 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 개소식에서 최대호 안양시장이 장애인용 승합차인 착한수레의 승.하차 시연을 하고있다.

안양시 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 개소식에서 최대호 안양시장이 장애인용 승합차인 착한수레의 승.하차 시연을 하고있다. ⓒ 최병렬

안양시 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 개소식에서 최대호 안양시장이 장애인용 승합차인 착한수레의 승.하차 시연을 하고있다. ⓒ 최병렬

경기 안양시가 지난 19일 오후 안양시시설관리공단에서 각 기관단체장과 장애인 등 1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 개소식을 갖고 '착한수레' 운행을 개시했다. 차종은 승합으로 특수 제작된 리프트형 1대와 슬로프형 2대 등 모두 3대이다.

 

"착한수레는 교통약자의 길벗입니다, 전화 031-389-5200으로 전화 걸어주세요"

 

착한수레는 중증장애인이나 임산부, 노약자 등 거동이 불편한 교통약자들을 위한 특별교통수단으로 '봉사하는 정겨운 길벗'이란 의미로 시민공모를 통해 명칭이 정해졌다.

 

이날 개소식을 가진 착한수레의 콜센터 역할을 할 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는 안양종합운동장에 설치돼 있고, 상담원 2명과 운전자 4명이 근무하면서 오전 7시부터 평일은 오후 11시까지, 주말과 공휴일은 오후 8시까지 전화연락(콜 389-5200)을 통해 운행하게 된다.

 

이용요금은 안양권(안양∙군포∙의왕∙과천)의 경우 기본요금 2천 원에 이용할 수 있어 택시요금의 반값에도 못 미친다. 또 안양권을 벗어나 인접지역인 서울이나 수원 등 의료기관을 가야 할 경우 1km당 150원이 추가되지만 이 또한 상당히 저렴한 편이다.

 

이날 개소식에서 최대호 안양시장은 "대중교통 이용의 사각지대에 놓인 중증장애인 등 포함해 불편한 몸 때문에 외부활동이 어려운 분들의 이동편의 증진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겠다"며 "운영 실태를 보고 예산이 반영되면 차량을 늘려나갈 방침이다"고 밝혔다.

 

또 안양시 우계남 교통행정과장은 "이동지원센터 개소에 앞서 근무자들이 타 지역 벤치마킹과 친절교육을 실시했다"며 "외부활동이 자유롭지 못한 약자들이 불편 없이 착한수레를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향상에도 소홀함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a  안양시시설관리공단에 둥지를 마련한 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

안양시시설관리공단에 둥지를 마련한 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 ⓒ 최병렬

안양시시설관리공단에 둥지를 마련한 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 ⓒ 최병렬

 

목적지까지 데려다는 주지만 올 때는 알아서 오라고?

 

하지만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안양시 자료에 따르면 안양시 관내에 거주하는 1∙2급 중증장애인은 4900여 명이고, 임산부를 포함하면 교통약자는 6000여 명에 이를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 과연 단 3대의 차량으로 이를 감당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적지 않다.

 

장애인들을 더욱 곤혹스럽게 하는 것은 편도만 운행한다는 점이다. 쉽게 말해서 목적지까지 데려다는 주지만 올 때는 알아서 오라는 식이다.

 

이는 차량을 이용하는 상당수가 병원 치료 등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서울이나 인근 도시의 대형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지만 왕복운행이 허용되지 않는 것이다.

 

실제 안양시 관내 장애인단체들이 이미 운행 중인 이동차량의 경우 왕복예약이 가능해 서울 등 인근 도시로 병원 치료를 가도 시간당 3000원의 대기료만 지급하면 차량이 대기하고 있다 다시 태워오기 때문에 안양시의 편도운행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결국 안양시가 대대적인 홍보를 하지만 '생색내기 복지행정'이란 비판 마져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날 개소식에 참석한 한 장애인은 "서울로 병원을 다니는데 갈 때만 태워주고 올 때는 알아서 하라면, 전동휠체어를 타고 안양까지 오라는 말이냐, 이는 죽으란 얘기나 마찬가지다"며 "시가 생색만 내지 말고 제대로 운행해야 한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는 시 관계자도 수긍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시의 한 공무원은 "편도 운행을 놓고 고민을 많이 했다. 많은 이들이 이용하기 위한 결정이었다"면서 "운행댓수도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고 실토했다. 그는 6월 말까지 시범운행한 뒤 문제점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안양시 장애인단체들도 이동지원차량을 운행 중이다. 현재 운행되는 이동지원차량(리프트 장착)은 총 8대(셔틀버스 3대 제외)로 시각장애인협회의 심부름센터 소속 3대를 제외한 나머지 차량들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모든 차량이 왕복운행 예약이 가능하다.

 

a  안양시 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 031-389-5200으로 전화 주세요

안양시 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 031-389-5200으로 전화 주세요 ⓒ 최병렬

안양시 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 031-389-5200으로 전화 주세요 ⓒ 최병렬
#안양 #장애인 #이동지원차량 #교통약자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하루가 지옥" 주차장에 갇힌 주택 2채, 아직도 '우째 이런일이' "하루가 지옥" 주차장에 갇힌 주택 2채, 아직도 '우째 이런일이'
  2. 2 얼굴 창백한 계산원을 보고 손님이 한 행동 얼굴 창백한 계산원을 보고 손님이 한 행동
  3. 3 체코 대통령, 윤 대통령 앞에서 "최종계약서 체결 전엔 확실한 게 없다" 체코 대통령, 윤 대통령 앞에서 "최종계약서 체결 전엔 확실한 게 없다"
  4. 4 알고도 대책 없는 윤 정부... 한국에 유례 없는 위기 온다 알고도 대책 없는 윤 정부... 한국에 유례 없는 위기 온다
  5. 5 "윤 정권 퇴진" 강우일 황석영 등 1500명 시국선언... 언론재단, 돌연 대관 취소 "윤 정권 퇴진" 강우일 황석영 등 1500명 시국선언... 언론재단, 돌연 대관 취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