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에서 사랑의 맹세... '닭살' 부부들

"여보, 당신이 너무 대견해요!" "모든 게 당신 덕분이에요!"

등록 2011.05.23 10:16수정 2011.05.23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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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의 날' 지리산 노고단에 올라 사랑의 맹세를 다짐하는 닭살 부부들 ⓒ 최오균


5월 21일 '부부의 날', 환갑을 넘은 나이에 지리산 노고단에 올라 사랑의 맹세를 다짐하는 닭살 부부들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들은 1969년 같은 고등학교 동기동창생들로 결혼을 하면서부터 "부부사랑(다음 카페: http://cafe.daum.net/pupusarang)"이란 모임을 결성하고 한달에 한번씩 도시락을 싸들고 30년을 넘게 등산을 해온 부부들이다.


부부사랑회원들은 지난 5월 21일, 1박 2일 코스로 지리산으로 여행을 떠났다. 오전 9시 서울을 출발하여 오후 1시에 구례에 도착, 섬진강 다슬기로 점심식사를 한 그들은 부슬부슬 비가 내리는데도 지리산 노고단으로 향했다. 모두 환갑을 넘은 나이인데도 한 부부도 빠짐없이 건강한 모습으로 땀을 흘리며 노고단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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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슬부슬 비가 내리는 가운데 지리산에 오르는 김길양 박영애(좌), 김학수 최난희 부부(우)가 사랑의 맹세를 하며 활짝 웃고 있다. ⓒ 최오균


"여보, 여기까지 온 당신이 너무 대견해요!"
"모든 게 당신 덕분이에요! 당신이 고마워요!"

30년째 당뇨를 앓는 아내 박영애(62)씨가 불편한 몸인데도 함께 노고단에 올라오자 남편 김길양(63)씨는 감격에 겨워 아내의 손을 잡고 말했다.

"환갑을 넘은 나이에 우리 부부사랑회원 모두 한 부부도 빠짐없이 노고단에 오르게 되어 기쁩니다. 이 나이에 해발 1000고지가 넘는 산을 오른 것 하나만으로도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살아가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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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사랑 모임"회장직을 맡고 있는 안정근 최순옥 닭살 부부 ⓒ 최오균


'부부사랑' 모임 회장직을 맡고 있는 안정근(62)씨는 회원들 중에는 당뇨병과 심장병, 그리고 허리가 아픈 회원도 있지만, 둘(2)이 하나(1)가 되어 서로 밀고 당기며 모두 노고단을 올랐다며 너무나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오늘 한 사람의 낙오자도 없이 노고단을 오를 수 있었던 것은 30년 넘게 도시락을 싸들고 등산을 해 온 덕분"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첫째도 건강, 둘째도 건강, 셋째도 건강, 건강이 최고예요. 여보, 우리 앞으로 더욱 건강하게 살아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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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을 유독히 강조하는 한재남 김명숙 부부 ⓒ 최오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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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팅을 외치는 정일남 배정해 닭살 부부 ⓒ 최오균


일곱 쌍의 부부들은 부슬부슬 비가 내리는 지리산 노고단에서 앞으로 더욱 서로 사랑하고, 건강하며, 행복하게 살아가자고 다짐을 하며 파이팅을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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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노고단에서 사랑의 맹세를 하며 화이팅을 외치는 부부사랑 회원들 ⓒ 최오균


노고단 등산을 마친 후 이들은 섬진강변에 귀농을 한 친구의 농가에서 함께 어우러져 옛 이야기로 하룻밤을 지새우고, 다음 날 순천만과 벌교 태백산맥문화관을 둘러 본 후 서울로 돌아갔다.
#부부의 날 #부부 사랑 모임 #지리산 노고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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