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시장, 대중교통 이용자 너무 무시하시네

[서울시 자동차수요관리 정책 평가⑤] 버스비 오르는데 주차요금은 16년째 제자리

등록 2011.06.13 13:21수정 2011.06.13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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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위기의 시대입니다. 고유가를 맞아 서울의 교통흐름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서울의 교통혼잡비용은 연간 7조 원을 넘어선 지 오래입니다. 자동차 한 대 당으로 계산해 보면 연간 240만 원이나 됩니다. 경제도 어려운 요즘 서울에서는 차가 막혀 개인이 주유비, 자동차세, 보험료 외에 더 부담하고 있는 셈입니다. 서울환경연합은 현재 서울시에서 진행 중인 자동차 수요관리 정책에 대해 살펴보고, 어떻게 하면 우리가 자동차 중심의 교통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에 대해 8가지 주제로 나누어 제안합니다.

최근, 물가 인상으로 비상이다. 아이들 과잣값도 오르고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라면도 프리미엄을 만들어 거의 두 배로 가격을 올렸다. 이런 상황에서 꼭 이용해야만 하는 공공재의 요금인상은 서민 경제에 직격탄을 날린다.

때문에 정부는 지난 5월 13일 '서민물가 안정을 위한 종합대책'을 통해 공공요금을 동결하면서 시내버스와 지하철 등 지방공공요금 인상을 억제하기 위한 행·재정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정부가 이렇게까지 나서니 공기업과 지방정부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지방정부 눈치만 보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용감하게 반기를 들고 나선 곳이 있었으니 바로 서울시다. 서울시는 지난달 20일 대중교통요금 인상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2007년 4월 이후 대중교통요금 동결이 지속되면서 시내버스와 지하철 운영적자가 커진 데 따른 방편인 셈이다.

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시내버스 재정지원금(버스는 준공영제로 운영하기 때문에 보조금이 발생한다)은 3100억 원에 달하고, 지하철 운영적자는 2009년 기준으로 4519억 원에 이른다는 것이다. 서울시의 발표에 정부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으며, 서울시 의회 교통위원회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중교통요금 인상 무리하게 추진하는 서울시, 주차요금은?

압구정 현대 공영주차장은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에서 위탁관리하고 있다. ⓒ 이지현


하지만 정부와 시민들의 반대에도, 무리하게 대중교통요금 인상을 추진하는 서울시가 올리고 있지 않은 것이 있다. 바로 '주차요금'. 서울 시내 도심의 주차요금은 '비싸다'는 시민들의 인식과는 달리 1995년 이후 한 번도 인상되지 않고 제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자동차로 인한 교통혼잡비용이 이미 2007년 연간 7조 원을 넘어섰는데도 말이다.


서울환경연합은 앞서 자동차 수요관리 핵심 중 하나인 '주차장' 정책에 있어, '주차상한제'를 통한 주차장 건설을 제한하려는 서울시와 이에 맞서 주변 공영주차장을 임대해 사용하는 백화점의 행태를 지적한 바 있다(관련기사 : 백화점들, '이런 식'으로 돈 벌지 맙시다). 보도 후에는 공문을 통해 서울시에 '주차상한제' 정책 취지를 무색게 하는 '백화점 주차장'의 무책임한 행태를 제한하기 위한 정책 보완을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해당 백화점들은 항의전화를 통해 "백화점 옆 공영주차장은 일반 이용자가 극히 적어 백화점에서 임대해 이용자들에게 주차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주변 교통혼잡을 줄이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시도 "백화점이 공영주차장을 임대·사용하는 것을 제한하는 것은 사유권 침해로 서울시 권한 밖"이라고 밝혀 자동차 이용 제한 정책의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그런데 '주차장'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2005년 기준, 대중교통인 전철 요금과 버스 이용 요금은 각각 11%와 13%가 인상되었지만 주차 요금은 3.3%인상에 불과했다(아래 표 :개인교통과 대중교통 요금변화 추이 참조). 최근 서울시는 적자 해소와 물가 인상을 반영해 지하철 요금을 또 인상할 것이라 예고했지만, 주차요금 만큼은 물가인상을 반영하지 않은 채 15년 이상 동일하게 유지하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인 것이다.

올 초 유가가 인상되자 교통흐름은 좋아졌다. 지난 1995년 주차요금이 인상됐을 때도 자동차 이용률은 도심에서 26.7%나 감소했다. 이런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자동차 이용자들은 자동차 이용에 따른 부담금에 민감하다. 이런 상황에서 물가 인상을 반영해 대중교통 요금을 올리겠다는 서울시가 주차요금은 올리지 않는 것은 결국, 승용차 이용을 장려하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

. ⓒ 이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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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인상 고려해 주차요금도 현실화해야

서울시는 도심의 자동차 이용 억제를 위해 물가 인상을 고려하여 주차 요금을 현실화시켜야 한다. 또한 도심의 공영주차장은 수요조사를 통해 이용률이 낮은 경우, 주차장을 폐쇄하고 이를 자전거 주차장이나 시민 공원 등으로 전환해야 한다. 자동차를 위한 공간을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돌려주어야 한다.

공영주차장이 아닌 개별 건물의 부설주차장은 시설물의 교통 수요 감축을 위해 시행중인 교통수요관리프로그램 인센티브 제도를 확대해 자발적으로 줄여나갈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그리고 공영주차장 주차요금 인상을 통해 생긴 수입은 전액 대중교통 개선에 투자해 대중교통이 교통의 중심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서울시의 교통수요관리 정책이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자동차 이용을 억제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과 함께 대중교통의 편리성·안전성을 개선하기 위한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 서울 도심 주요 혼잡 지역의 주차요금 인상 및 혼잡 통행료 확대 등 승용차 이용시 부담해야 하는 비용을 증가시키는 동시에 이를 통해 발생한 수입은 다시 대중교통의 질을 개선하는 데 쓴다면 서울시 교통혼잡 문제와 대중교통의 만성적자도 해결할 수 있다. 두 마리를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셈이다.

대중교통의 만성적자의 문제는 서민들의 호주머니를 통해 해결하려 하고, 자가용 이용자들의 교통 부담금은 서울시 호주머니를 이용하는 한 서울시 교통문제는 결코 해결되지 못할 것이다.
#서울환경연합 #대중교통요금 #교통혼잡 #주차장 #주차요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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