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일반인 들어와 떠드는 데야?"

[장윤선의 톡톡! 정치카페] 서울 마포구의회 황당한 주민참여조례 심사 '소동'

등록 2011.05.27 14:48수정 2012.08.06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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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한 편의 동영상을 보시겠습니다.

@MOV@

전문가가 촬영한 영상이 아니라서 매끄럽지는 않죠? 그러나 어떤 상황인지는 대충 눈치채셨죠? 그래요. 이 영상은 지난 23일 열린 서울 마포구의회 행정건설위원회(위원장 유동균) 상임위 현장입니다. 이 회의실에선 주민참여예산조례 심사가 예정돼 있었는데요. 시민단체 회원들은 역사적인 주민참여예산조례 심사현장을 지켜보고 싶었으나 불허됐습니다.

와이(WHY)? 일반 시민들의 상임위 방청을 규정한 조항이 없다는 거죠. 실랑이가 벌어집니다. 시민단체는 규정이 없으니 방청해도 되는 게 아니냐, 구의회는 규정이 없으니 방청이 안 된다.         

김철 마포풀넷 회원은 상임위 위원장을 향해 소리칩니다. 조용히 회의를 지켜보겠다는데 주민참여가 방해? 지역현안에 대해 의원들이 무슨 발언하는지 듣는 게 문제?

유 위원장의 반격이 바로 시작됐죠. 의회규정에 상임위 방청허가 조항이 없다, 회의를 원활히 진행할 의무가 있는 위원장이~ 하면서 갑자기 고함이 쏟아집니다. 당근 반말!

"공무원들! 누가 이 사람들 들여보낸 거야? 여기가 일반인들이 들어와 떠드는 데야?"


주민들도 발끈했습니다. 그러나 주민들이 무슨 힘이 있나요? 나가라면 나갈 수밖에. 결국 쫓겨났습니다. 주민들이 뽑아준 구의회 의원들에게 면박당하고 쫓겨난 거죠.

이 현장을 아이폰으로 촬영한 마포희망나눔 설현정 희망팀장은 "황당했다"는 말로 상황을 압축했습니다. 무엇보다 지난해 지방재정법이 개정되면서 각 자치구는 예산을 편성할 때 주민의견을 듣도록 의무화돼 있습니다. 행정안전부는 자치구에 표준조례안을 하달하고 조례를 만들라고 지침까지 내려보냈습니다. 그런데 마포구는 뭥미?

"자기들이 의회 진출하든가... 민주주의가 이래선 안 된다고"

진보신당 오진아 마포구의원은 상임위 현장에서 비판적 문제제기를 했습니다. 당연히 주민참여가 보장돼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는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본회의 규정에는 방청권이 보장돼 있기 때문에 당연히 상위법에 준용해 상임위 방청도 허락되는 게 맞다"며 "지방자치법에도 상임위 방청을 시민들에게 허가하도록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박영길 마포구의회 의장의 반론을 들어볼까요?

"시민단체가 무대포로 그럼 되겠어요? 일반인의 상임위 방청을 불허하는 건 원래 규정이 없다고. 본회의 방청권은 가능하지만. 그런 거 문제 삼으면 안 돼요. 시민단체라고 막무가내로 하면 안 되지. 의회가 곧 주민 대표들로 구성됐는데 시민단체가 북 치고 장구 치고… 되겠어요? 그럼 자기들이 의회 진출하든가. 민주주의가 이래선 안 된다고."

이 정도면, 우리 마포구의회 행정건설위원회, 대단한 민주주의 나셨다, 그죠? 이 법의 입법예고 기간 동안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좋은 예산센터 등은 공동으로 워크숍도 열었고 주민참여조례에 대한 의견도 모았습니다. 이날 상임위 방청을 요구하기에 앞서 기자회견까지 열었는데요. 결국 쫑!

참고로, 제6대 마포구의회 모토가 '열린 의회'래요. 열린 의회로 규정해놓고 '닫힌 의회' 만드셨네요. 마포구는 "20년간 단 한번도 우리가 상임위 회의를 일반인이 방청하도록 허가한 일이 없는데 왜 해야 되느냐" 개탄하는 분위기라고 합니다.

'톡톡! 정치카페'에 들어오신 여러분들의 판단은 어떤가요? 구의원들은 주민참여조례를 심의하기에 앞서 주민들이 방청할 수 있는 조례부터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닐까요?
#마포구의회 #톡톡 정치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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