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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28일) 우리 집도 모내기를 했다. 금요일 저녁 늦게까지 모를 낼 논에다 부려놓은 모판을 다시 논두렁에다 일일이 꺼내 건져놓은 뒤, 토요일 아침부터 동네 아저씨의 이양기를 이용해 모를 내기 시작했다.
그런데 정작 우리 논은 얼마되지 않고 남의 논이 더 많다. 그래서 어머니는 왜 아버지가 남의 논까지 농삿일을 하며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돈은 돈대로 쓰냐며 타박을 하신다.
남의 논을 붙여 먹는다고 떼돈을 버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그래서 올해까지만 남의 논농사를 하기로 했다는데, 그 약속을 지킬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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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금요일 저녁 모내기를 위해 다시 모판을 건져내야 했다. ⓒ 이장연
▲ 지난 금요일 저녁 모내기를 위해 다시 모판을 건져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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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요일 아침 모내기를 해야 할 논이 멀리 보인다. ⓒ 이장연
▲ 토요일 아침 모내기를 해야 할 논이 멀리 보인다.
ⓒ 이장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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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고향 땅을 지켜온게 유일한 자랑거리인 가난한 촌부에게는 남의 논이라도 놀리는게 맘에 걸리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도 나이드신 부모가 고생스럽게 논일을 하는 것은 이제 그만 했으면 한다. 장정 둘이 붙어 일을 해도 벅찬 게 모내기이기 때문이다.
옛날처럼 소와 쟁기를 이용해 써래질(논갈이)을 하고, 일일이 손모를 내던 때와는 많이 편해졌지만, 트랙터-이양기를 이용한 논농사도 이만저만 고달픈게 아니다. 물갈이를 하던 트랙터가 수렁에 빠져 고장나 굴착기까지 불러야 했고, 이양기도 수렁에 빠지기 일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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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양기를 이용해 모를 냈다. ⓒ 이장연
▲ 이양기를 이용해 모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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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작 우리 논은 손바닥만한 것 뿐이다. 나머지는 남의 논 ⓒ 이장연
▲ 정작 우리 논은 손바닥만한 것 뿐이다. 나머지는 남의 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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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굳이 남의 논농사를 대신 해 줄 필요가 없음에도 촌부의 고집은 쉽게 꺽이지 않는다. 모를 다 낸다고 해도 일이 끝나는게 아니다 아침 점심 저녁으로 논에 물이 얼마나 찼는지 빠지는지 살펴 논물을 대줘야 하고, 이양기가 빼먹은 데는 일일이 손모로 기워야 한다.
이 때문에 이양기로 모를 낸 뒤 수렁이 있는 논에 직접 들어가 손모를 내야했다. 허벅지까지 푹푹 빠졌지만, 아버지는 풀이 나니까 어쩔 수 없이 모를 심어야 한다 하신다.
여하간 그렇게 모내기를 끝내고 나니, 평생 이 일을 하고 있는 농부들이 새삼 존경스러웠는데, 이처럼 퇴약볕 아래서 고생을 해도 농부들의 피땀을 알아주는 세상이 아니라서 더욱 씁쓸했다.
그렇게 하루종일 논두렁을 뛰어다니고 모판을 나르고 논두렁을 삽질했더니, 집에 돌아온 뒤 그대로 녹다운이 되고 말았다. 구멍난 장화 꼴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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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내기는 점심을 먹고 난뒤 한낮에도 계속됐다. ⓒ 이장연
▲ 모내기는 점심을 먹고 난뒤 한낮에도 계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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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멍나 물이 스며든 짝짝이 장화처럼 농부들의 삶은 고달프다. ⓒ 이장연
▲ 구멍나 물이 스며든 짝짝이 장화처럼 농부들의 삶은 고달프다.
ⓒ 이장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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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11.05.29 14:21 | ⓒ 2011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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