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기지에 365일 크루즈 취항시키겠다고?"

우근민 제주지사가 '해군 도지사'라고 조롱받는 까닭

등록 2011.06.02 20:16수정 2011.06.03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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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적으로, 세계적으로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지만 정작 우근민 지사는 "해군기지 공사중단은 물 건너갔다"고 혼자 '물 건너 간' 소리만 하고 있다. 주민들은 강정마을 주민들을 찾기는커녕 주변마을을 돌며 '물 건너 간 소리'만 하는 그를 "해군지사"라고 조롱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세계적으로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지만 정작 우근민 지사는 "해군기지 공사중단은 물 건너갔다"고 혼자 '물 건너 간' 소리만 하고 있다. 주민들은 강정마을 주민들을 찾기는커녕 주변마을을 돌며 '물 건너 간 소리'만 하는 그를 "해군지사"라고 조롱하고 있다.제주도청 홈페이지
전국적으로, 세계적으로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지만 정작 우근민 지사는 "해군기지 공사중단은 물 건너갔다"고 혼자 '물 건너 간' 소리만 하고 있다. 주민들은 강정마을 주민들을 찾기는커녕 주변마을을 돌며 '물 건너 간 소리'만 하는 그를 "해군지사"라고 조롱하고 있다. ⓒ 제주도청 홈페이지

 

제주 강정마을 주민들은 우근민 제주지사를 '해군 도지사'라고 조롱했다. 심지어 "1년도 안 돼 망령이 났는가"라며 힐난했다. 발단은 우 지사의 경박한 발언 때문이었다.

 

우 지사는 5월 31일 서귀포시 동흥동 주민들과의 대화에서 "(강정마을에) 해군기지가 건설되면 15만 톤짜리 크루즈 2대가 접안된다"며 "해군기지가 건설되면 365일 내내 하루에 한대씩 크루즈가 올 수 있다"는 황당한 주장을 폈다.

 

우 지사는 또 1일에는 서귀포시 대륜동 주민들과의 대화에서는 "해군기지 건설과 관련 이미 법적인 대부분의 절차가 끝마쳐진 상태"라며 "해군기지 공사 중단은 냉정히 이야기하면 물 건너갔다"라고까지 말했다.

 

이에 강정주민들이 발끈했다. "해군기지 논란이 되고 있는 강정마을에서는 주민과의 대화도 하지 않으면서 주변마을만을 뱅뱅 돌며 거짓말만 늘어놓고 있다"는 것이다.

 

강정마을 주민들은 2일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 지사의 발언은 개가 웃고 소가 비웃을 일"이라며 근거를 들어 조목조목 반박했다.

 

우선 주민들은 우 지사가 강정에 해군기지가 건설되면 365일 크루즈를 취항시키겠다고 한 발언에 대해 "도지사라는 사람이 사실관계도 확인하지 않고 또다시 주민갈등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즉 해군은 이미 "강정에 건설할 해군기지는 민간 여객선이 취항할 수 있는 곳이 아니라 항공모함이 취항할 군사항"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혔는데 우 지사가 "군사항에 민간 관광여객선을 취항할 수 있는 것처럼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주민들은 "설령 강정 해군기지에 민간 여객선인 크루즈선이 들어올 수 있다 치자, 그런데 세계적으로 1만5000톤이 넘는 크루즈선이 몇 척이나 된다고 365일 강정에만 취항시킨다고 잔꾀를 부리냐"고 따졌다.

 

"제주특별자치도는 해군자치도, 제주지사는 해군지사"

 

 2일 오전 강정마을 강동균 마을회장(가운데)을 비롯한 주민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우근민 지사의 발언에 조목조목 반박했다. 주민들은 "도지사와 관계를 끊겠다"고 선언햇다.
2일 오전 강정마을 강동균 마을회장(가운데)을 비롯한 주민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우근민 지사의 발언에 조목조목 반박했다. 주민들은 "도지사와 관계를 끊겠다"고 선언햇다.이주빈
2일 오전 강정마을 강동균 마을회장(가운데)을 비롯한 주민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우근민 지사의 발언에 조목조목 반박했다. 주민들은 "도지사와 관계를 끊겠다"고 선언햇다. ⓒ 이주빈

 

특히 주민들은 "일 년에 몇 척 안 들어오는 크루즈를 유치하기 위해 지금도 화순항과 제주시 외항이 무섭게 경쟁을 하고 있는데 365일 강정에 크루즈선이 들어오게 하면 또 세 지역주민들이 싸울 수밖에 없다"며 "주민끼리 싸움 붙이는 짓이 도지사가 할 일이냐"고 분개했다.

 

또한 주민들은 우 지사가 "법적 절차가 대부분 끝나 해군기지 공사 중단은 물 건너갔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법적인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도지사가 이제는 법위에까지 군림하려 들며 판사처럼 얘기한다"고 비난했다. 

 

주민들은 "우 지사가 절대보전지역은 자기가 만들었다고 주장하면서 '환경이 버틸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선 보전, 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면서 "우 지사의 말대로라면 강정마을 해군기지 사업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생물권보전지역을 망가뜨리는 사업인 만큼 당연히 직권취소해야 하는데 왜 비굴하게 수용하나"라고 되물었다.

 

강정마을 주민들이 우 지사의 이번 발언에 "도지사 사퇴운동 검토"까지 거론하며 발끈하는 까닭은 우 지사의 경박한 처신 때문.

 

우 지사는 선거 당시와 직후 "도민들 편에 서서 싸우겠다"며 약속하기도 했고, 지난달 야5당으로 구성된 국회 해군기지 진상조사단과 면담할 때는 "얼마 정도 중단하면 되겠느냐"고 반문하면서 공사 중지를 암시하기도 했다.

 

그런 우 지사가 하필이면 강정기지 문제로 57일째 옥중단식을 벌이던 양윤모 감독이 석방되는 날 "해군기지 공사 중단은 물 건너갔다"고 발언해 버린 것이다. 주민들은 "사법부도 죄는 인정되지만 목숨만은 보전하라고 양윤모 선생을 내보는 마당에 주민들이 뽑은 도지사가 저런 발언을 한 것은 죽으란 소리밖에 더 되나"라며 "저런 도지사 필요 없으니 관계를 끊겠다"고 선언했다.

 

우 지사의 느닷없는 돌변에 주민들은 "제주특별자치도는 해군자치도, 제주지사는 해군지사가 되어버렸다"고 개탄했다.

 

여성올레단 강정 방문... 8일엔 전국단위 대책위 출범

 

한편 우 지사의 돌변에도 불구하고 도의회는 '해군기지 공사 중단'을 요구하며 ▲ 해군기지 주변지역 발전계획 수립 불참 ▲ 해군기지 주변지역 지원 등에 관한 조례 제정 거부 ▲ 크루즈 터미널 및 함상공원 추진에 있어 도의회 권한 행사 등을 공식적으로 경고했다.

 

또한 강정마을 주민들의 투쟁을 지원하는 전국 각지 및 해외 연대투쟁도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2일 한국기독교협의회(KNCC)는 기도회를 연 뒤 서울시내 거리 행진을 벌였다. 오는 7일에는 전국여성연대 여성평화올레단이 현장을 찾는다. 특히 8일에는 강정 해군기지 문제해결을 위한 전국 단위의 대책위가 출범할 예정이다. 이제 강정 해군기지 문제는 한반도 평화실현 문제가 돼버린 것이다.

 

노엄 촘스키 교수 등 세계적인 석학들의 강정마을 지지 서신 등 국제연대도 활발해지고 있는 가운데 오는 7월엔 세계적인 환경운동단체인 피스 보트의 배가 제주항에 입항할 예정이다. 먼 나라 지식인, 먼 나라 단체까지 강정마을 주민들을 찾아 위무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누구보다 먼저 주민들을 감싸 안았어야할 제주도지사는 주민들을 안아주기는커녕 주변마을들을 돌아다니며 '물 건너 간' 소리만 하고 있다.

#강정마을 #해군기지 #우근민 #크루즈 #제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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