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 이승만 전 대통령 동상 페인트 훼손3일 오전 부산 서구 부민동 임시정부 기념관 앞에 있는 이승만 전 대통령 동상이 붉은색 페인트로 훼손돼 있는 것을 주민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연합뉴스
두 사람의 비참한 말로가 모두 무리한 정권 연장 획책에서 비롯했듯이 이들에 대한 무리한 우상화 역시 무리수를 낳았습니다. 동서고금의 역사를 통해 독재자를 우상화하기 위해 세운 동상이 수난을 당한 사례는 이루 셀 수도 없이 많습니다. 박정희는 물론 이승만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3일 오전 부산 서구 부민동 '임시수도기념거리'의 임시수도기념관 앞에 세워진 이승만 전 대통령 동상에 붉은 페인트가 뿌려졌습니다. 이 동상(입상)은 부산 서구청이 4.19혁명 관계자들의 반발을 무릅쓰고 지난 4월초에 세운 것입니다. 3일 누군가 이 동상에 뿌린 붉은색 페인트는 황금색 동상의 머리에서부터 흘러내려 얼굴 전체를 붉게 물들인 후 왼쪽 가슴을 타고 흘러 내렸는데, 마치 머리를 크게 다쳐 피를 흘리고 선 모습처럼 보기에 흉측합니다. 급기야 서구청에서 동상을 비닐로 감싸고 이를 노끈으로 다시 묶었는데 흉측하기는 매한가지더군요.
이승만 동상의 수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1948년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에 취임한 이래 1960년 4.19혁명으로 쫓겨나기까지 12년간 그가 권좌에 있는 동안 아부꾼들은 그를 '국부(國父)', '국보적 존재' 운운하며 곳곳에 그의 동상 건립은 물론 각종 기념행사 등 우상화 작업을 펼쳤습니다. 그러나 그가 권좌에서 쫓겨나면서 모두 철거되는 수모를 겪었습니다. 그 가운데 가장 상징적인 사건은 종로 탑골공원과 남산에 있던 동상 철거입니다. 그러면 이 두 동상은 누가, 언제, 어떤 목적으로 세웠으며 현재는 어떤 상황일까요?
4.19 혁명 후 탑골공원 동상, 거리에 끌려 다녀
먼저 탑골공원 동상. 문화재제자리찾기운동을 전개하는 이순우씨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이 동상은 1956년 3월 31일 준공되었으며, 2m40cm 높이에 기단까지 합쳐 6m에 달하는 크기였고, 대한소년화랑단이 건립한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경향신문> 1956. 4. 2) 4.19혁명으로 이승만에 대해 극도의 반감을 갖고 있던 민중들은 그가 하야성명을 발표한 4월 26일 탑골공원으로 달려가 이 동상을 끌어내려 쇠줄에 묶어 종로 거리에 끌고 다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