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 주민들 돕기위해 예술가들 '의기투합'

6월 16-22일, 강정마을 후원하기 위해 '기금마련 전시회' 열려

등록 2011.06.15 00:31수정 2011.06.15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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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 초청 엽서 아트스페이스 씨 안혜경 대표가 초청엽서를 보내왔다. 오는 6월 16일부터 22일까지 '강정마을을 돕기 위한 기금마련 전'이 열린다는 내용이다.
전시회 초청 엽서아트스페이스 씨 안혜경 대표가 초청엽서를 보내왔다. 오는 6월 16일부터 22일까지 '강정마을을 돕기 위한 기금마련 전'이 열린다는 내용이다.장태욱

백령도 시인 이세기는 '아시아의 근대성엔 자비가 없다는 것을 나는 백령도 숭숭하게 파헤쳐진 산허리를 보며' 알았다고 했다. 지난 4년 7개월 동안 국가와 지방정부는 '안보'와 '지역경제 효과'만을 앵무새처럼 반복하면서 공사를 밀어붙였다. 이들의 태도를 바라보면서 강정마을 주민들은 '자비 없는 근대성'의 진가를 실감하였으리라.

2009년 해군기지가 추진되면서, 정부와 제주지사의 눈엔 마을을 지키고자하는 주민들의 선량한 의지는 보이지 않았다. 1500명 주민 중 해군기지에 찬성했던 80명의 의견을 근거로, "주민의 동의를 얻었고" "정당한 절차를 받았고" "보상도 마쳤다"고 주장했다. 지난 해 12월에 공사가 개시된 이후, 주민들이 백합 토마토 딸기 등을 재배하던 농지의 온실은 강제로 철거되었다.

삶의 터전에서 쫓겨날 위기에 놓인 것은 주민들만이 아니다. 최근엔 붉은발말똥게들도 강제이주를 당할 처지다.

2009년에 해군이 강정마을에 예정된 제주해군기지와 관련하여 제출한 '환경영향평가서'에는 붉은발말똥게에 대해 단 한 줄도 기록되지 않았다. 환경단체들이 붉은발말똥게가 강정마을에 서식하고 있다고 주장하자, 해군은 그럴 리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나중에 전문가들의 조사결과 그 존재가 사실로 밝혀졌지만, 엉터리 환경영향평가보고는 주민들이 절규하는 가운데도 경찰 병력에 둘러싸인 청사 안에서 '무리 없이' 심의를 통과했다.

해군기지 공사장 입구 현수막 공사장 입구에 붉은발말똥게를 보호하기 위한 현수막이 걸려있다. 지난 2009년에 붉은발말똥게가 강정 해안에 서식한다는 사실이 밝혀진 이후, 붉은발말똥게는 강정마을 주민들과 같은 운명체가 되어버렸다.
해군기지 공사장 입구 현수막공사장 입구에 붉은발말똥게를 보호하기 위한 현수막이 걸려있다. 지난 2009년에 붉은발말똥게가 강정 해안에 서식한다는 사실이 밝혀진 이후, 붉은발말똥게는 강정마을 주민들과 같은 운명체가 되어버렸다.장태욱

최근 공사가 진행면서 붉은발말똥게의 안전이 위협받게되자 환경단체가 해군에 공동으로 서식지를 조사하자고 요구했지만, 해군은 이미 전문가 조사를 마쳤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해군은 그 전문가들의 조사결과라는 것을 공개하기를 거부했다. 해군은 붉은발말똥게가 공사 일부 구간 일부 지역에만 국한되어 서식한다고 주장하며, 장마철까지 다른 곳으로 이식을 끝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주민들의 운명처럼 붉은발말똥게도 삶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지금 그들 중 일부는 어디선가 공사차량에 깔려 죽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여러 사회단체가 해군기지 '공사 중단'을 요구하고 나선 가운데, 예술인들이 이미 주민들과 같은 운명이 되어버린 붉은발말똥게를 지켜주겠다고 나섰다.

아트스페이스 씨(Artspace C 제주시 노형동 소재) 안혜경 대표가 초청 엽서를 보내왔다. 오는 6월 16일부터 22일까지 강정마을을 돕기 위한 기금마련 전으로 '붉은발말똥게와 그 친구들의 평화를 위해! 展'이 열린다는 내용이다.


백합 농원 강정마을 해안에서 마을 주민이 백합 농사를 짓던 화원인데, 이 농원 주위에 붉은발말똥게가 서식하는 것이 밝혀졌다. 해군기지 공사가 진행되면서 이 온실은 철거되었다. 그럼 붉은발말똥게의 운명은?
백합 농원강정마을 해안에서 마을 주민이 백합 농사를 짓던 화원인데, 이 농원 주위에 붉은발말똥게가 서식하는 것이 밝혀졌다. 해군기지 공사가 진행되면서 이 온실은 철거되었다. 그럼 붉은발말똥게의 운명은?장태욱

박재동 화백, 허영선 시인 등 총 36명의 작가가 전시에 참여하기 위해 시ㆍ그림ㆍ사진ㆍ도자기 등을 포함해  80여 편의 작품을 보내왔다고 한다. 전시회의 제목은 "강제이주의 위협에 내몰린 붉은발말똥게 자신과, 몰살의 위협에 처한 이곳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 풀 한 포기까지도 평화롭게 살 수 있도록 마음을 모으자는 의도"에서 정해진 것이라고 한다.

안대표는 이번 전시를 "예술가들이 해군기지건설로부터 마을을 지켜내기 위해 눈물겹게 버텨온 강정마을 주민들을 돕기 위해 의기투합하여 만들게 된 것"이라 밝힌 만큼, 작품을 판매한 수익금 전액은 강정마을 주민들을 돕는 후원금으로 사용된다.


작품들이 강정마을을 소재로 한 만큼, 전시회는 강정마을을 예술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그리고 예술 작품을 구입하면서, 동시에 마을을 도울 수도 있는 기회다. 16일 개막행사에서 부스뮤직이 후원하는 인디가수 "피리"의 공연을 만날 수도 있고, 참여 작가들과 대화도 나눌 수 있다고 한다.

작품 미리보기 http://www.artspacec.com/sub02/current_01_110607.php
연락처: 064-745-3693 / 016-690-0040 /
#강정마을 #해군기지 #붉은발말똥게 #평화 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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