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 초청 엽서아트스페이스 씨 안혜경 대표가 초청엽서를 보내왔다. 오는 6월 16일부터 22일까지 '강정마을을 돕기 위한 기금마련 전'이 열린다는 내용이다.
장태욱
백령도 시인 이세기는 '아시아의 근대성엔 자비가 없다는 것을 나는 백령도 숭숭하게 파헤쳐진 산허리를 보며' 알았다고 했다. 지난 4년 7개월 동안 국가와 지방정부는 '안보'와 '지역경제 효과'만을 앵무새처럼 반복하면서 공사를 밀어붙였다. 이들의 태도를 바라보면서 강정마을 주민들은 '자비 없는 근대성'의 진가를 실감하였으리라.
2009년 해군기지가 추진되면서, 정부와 제주지사의 눈엔 마을을 지키고자하는 주민들의 선량한 의지는 보이지 않았다. 1500명 주민 중 해군기지에 찬성했던 80명의 의견을 근거로, "주민의 동의를 얻었고" "정당한 절차를 받았고" "보상도 마쳤다"고 주장했다. 지난 해 12월에 공사가 개시된 이후, 주민들이 백합 토마토 딸기 등을 재배하던 농지의 온실은 강제로 철거되었다.
삶의 터전에서 쫓겨날 위기에 놓인 것은 주민들만이 아니다. 최근엔 붉은발말똥게들도 강제이주를 당할 처지다.
2009년에 해군이 강정마을에 예정된 제주해군기지와 관련하여 제출한 '환경영향평가서'에는 붉은발말똥게에 대해 단 한 줄도 기록되지 않았다. 환경단체들이 붉은발말똥게가 강정마을에 서식하고 있다고 주장하자, 해군은 그럴 리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나중에 전문가들의 조사결과 그 존재가 사실로 밝혀졌지만, 엉터리 환경영향평가보고는 주민들이 절규하는 가운데도 경찰 병력에 둘러싸인 청사 안에서 '무리 없이' 심의를 통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