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숙 살려내라" 백발 사회원로도 '희망버스' 탄다

[현장] 50여 사회원로·중진들, 한진중공업 사태 해결 촉구 시국선언

등록 2011.06.24 14:29수정 2011.06.24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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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24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진중공업 사태 해결을 위한 사회원로·중진 시국선언 기자회견에서 백기완 선생이 발언하고 있다.

24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진중공업 사태 해결을 위한 사회원로·중진 시국선언 기자회견에서 백기완 선생이 발언하고 있다. ⓒ 홍현진

24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진중공업 사태 해결을 위한 사회원로·중진 시국선언 기자회견에서 백기완 선생이 발언하고 있다. ⓒ 홍현진

"여러분, 김진숙을 살려야 합니다. 우리가 죽더라도 살려야 됩니다. 그래야 정리해고를 없애고 비정규직도 없애고 (탁자를 손으로 치며) 노동자가 주인이 되는 세상을 만들 수가 있는 겁니다."

 

24일 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 백기완 선생의 호소가 마치 절규처럼 쩌렁쩌렁 울려 퍼졌다.

 

지난 11일 1차 '희망버스'에 올랐던 백 선생은 "내가 부산에 가보니까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을 비롯해서 김진숙 동지를 죽이고 있더라고. 비명을 질러, 용역깡패라고 하는 사람들, 경찰들, 목숨만 죽이는 게 아니고 비명도 죽이고 있더라고, 한숨도 죽이고 있고 피눈물도 죽이고 있다, 이걸 학살이라고 그런다, 잔인무도한 야만의 학살"이라면서 다시 한 번 더 탁자를 '탁'하고 쳤다.

 

"지금 이명박 정권과 조아무개라고 하는 재벌은 야만의 학살을 자행하고 있어요. 아까 우리들이 부른 노래('임을 위한 행진곡') 있잖아요. 1980년도 초에 제가 감옥에서 죽어가면서 썼던 시구절의 하나입니다. 우리들은 죽어가도 산 자여 따르라고. 10년이 지났는데 또 부르면서 제가 생각했어요. 이제 내가 죽어야 할 자리를 찾았구나."

 

백기완 선생의 절규... "우리가 죽더라도 김진숙을 살려야 한다"

 

a  24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진중공업 사태 해결을 위한 사회원로·중진 시국선언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민주열사들을 추모하며 묵념하고 있다.

24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진중공업 사태 해결을 위한 사회원로·중진 시국선언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민주열사들을 추모하며 묵념하고 있다. ⓒ 홍현진

24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진중공업 사태 해결을 위한 사회원로·중진 시국선언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민주열사들을 추모하며 묵념하고 있다. ⓒ 홍현진

'죽어가는 노동자'들을 살리기 위해 백기완 선생을 비롯해 백발이 성성한 사회원로·중진 50여 명이 한 자리에 모였다.

 

김영호(언론), 김수행(학술), 단병호(노동), 이해동(종교), 오종렬(시민사회) 선생 등은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해결을 촉구하면서 정리해고·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위한 '2차 희망버스' 탑승을 제안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노동자 가족들과 유성기업 노동자들도 참석했다.

 

이들은 시국선언문을 통해 "이제 국민의 미래와 삶의 가치에 대한 학살과 범죄행위를 막고 희망을 만들어야 한다, 이 정부에는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다, 우리가 그 희망이 되고자 한다"면서 "우리는 그 시작으로서 '2차 희망버스'의 맨 앞자리에 자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단병호 전 민주노총 위원장은 "한진중공업에는 박창수 열사, 김주익 열사, 곽재규 열사, 세 분의 열사가 있다, 한 사업장에서 이렇게 노동자가 자본의 탄압에 의해서 목숨을 끊지 않으면 안 되는 사업장도 흔치 않을 것"이라면서 "이것은 한진 자본이 얼마나 야비하고 부도덕하고 또 파렴치한 자본인가 하는 가를 절실히 증명해주고 있다"고 개탄했다.

 

이어 "이제 다시는, 이렇게 가슴 아픈, 정말 분노할 수밖에 없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지금 노동자들이 열심히 투쟁하고 있지만 노동자들의 힘만으로는 한진중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고 힘들다"면서 "각계에 계시는 모든 분들이 한진 문제, 유성 문제 등 자본에 의해 탄압받는 노동문제에 대해 좀 더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강조했다.

 

희망버스·희망열차·희망트럭... '죽어가는 노동자들' 찾는다

 

a  24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진중공업 사태 해결을 위한 사회원로·중진 시국선언 기자회견에서 한진중공업 해고노동자 가족들이 '해고는 살인입니다'라는 내용의 손팻말을 들고 있다.

24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진중공업 사태 해결을 위한 사회원로·중진 시국선언 기자회견에서 한진중공업 해고노동자 가족들이 '해고는 살인입니다'라는 내용의 손팻말을 들고 있다. ⓒ 홍현진

24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진중공업 사태 해결을 위한 사회원로·중진 시국선언 기자회견에서 한진중공업 해고노동자 가족들이 '해고는 살인입니다'라는 내용의 손팻말을 들고 있다. ⓒ 홍현진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은 "사회 원로 선생님들께서 저희들과 함께 해주시고 고난의 길을 가주시는 것에 대해서 한 편으로는 너무나 송구하고 너무나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 2차 희망버스는 자발적인 시민의 힘뿐만이 아니라 조직된 노동자들이 부산으로 가서 반격을 개시하자"고 제안했다.

 

이날 목발을 짚고 참석한 송경동 시인은 '2차 희망버스' 준비 현황을 발표했다. 오는 7월 9일 서울, 대구, 제천, 순천 등 전국 각지에서는 185대의 희망버스가 부산 영도 한진중공업 조선소를 향해 출발한다.

 

이들은 오후 6시경 부산역에서 집결해, 부산지역 시민들과 함께하는 연대 콘서트를 연다. 이후 한진중공업까지 촛불을 들고 행진한 이들은 또 다시 노래하고 춤추며 연대의 '난장'을 벌인다.

 

이외에도 오는 26일에는 쌍용자동차 가족대책위가 '희망열차'를 타고 한진중공업 가족대책위를 만나러 간다. 또 7월 초순에는 촛불 시민모임이 '희망트럭'을 타고 부산을 찾는다. 7월 7일 오후 2시에는 반값등록금을 외치는 대학생들과 희망버스 참가단이 한진중공업 서울 본사에서 항의 집회를 가질 예정이다.

2011.06.24 14:29ⓒ 2011 OhmyNews
#김진숙 #희망버스 #한진중공업 #유성기업 #백기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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