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신당이 26일 오후 송파구민회관에서 '진보통합 최종합의문' 승인 여부를 다루는 당대회를 열었다. 진보신당의 한 대의원이 "합의문? 휴지통으로 날려!"라고 적히 피켓을 들고 자신의 의사를 표시하고 있다.
이경태
[2신 : 26일 오후 10시 50분]통합진보정당 건설 2차 협상 돌입키로... 최종 결론 2개월 뒤로 '유보'
진보신당이 통합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2차 협상에 돌입하기로 했다. 첨예하게 찬반의견이 갈리는 '진보통합 최종합의문'은 "3.27 당대회 결정에 비해 미흡하나 제 정당·단체 대표자의 합의로 인정"했다. 최종 결론은 2개월 뒤로 '유보'했다.
진보신당은 26일 당대회에서 당 조직진로와 관련한 특별결의문을 채택하며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파국을 막기 위한 응급조치였다.
독자파와 통합파가 고루 참여한 이 결의문에 따르면, 진보신당은 수임기구를 구성해 연석회의 참가단체 및 각 정당의 수임기구와 2차 협상을 벌인다. 협상 내용은 ▲ 진보신당과 민노당 대표의 합의문 이견에 대한 확인 ▲ 국민참여당과의 통합에 대한 입장 ▲ 패권주의 극복과 민주적·통합적 당 운영방안 등을 포함하는 부속합의서2에 대한 논의 ▲ 당명·강령·당헌 등 모두 네 가지로 정리됐다. 수임기구는 당 대표단·사무총장·정책위의장·상임고문·시도당위원장·'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추진위원회' 위원 등으로 구성됐다.
다만, 최종 결정은 수임기구 협상과 최종합의문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8월 당대회에서 내리기로 했다. 민노당과 유사한 결정이다. 민노당은 지난 19일 정책당대회에서 수임기구를 구성하고 협상을 진행하되, 8월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어 최종 승인을 받기로 했다.
통합진보정당 협상 2라운드... 당 운영방안 놓고 민노당과 치열하게 다툴 듯 김형탁 사무총장은 제안 설명을 통해 "파국을 막기 위한 특별제안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연석회의의 틀도 진보신당이 만들었고 합의문의 형식과 내용도 진보신당에서 나왔다"며 "그 형식과 내용, 틀을 스스로 부정한다면 자칫 온갖 비난의 화살이 우리에게 쏠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또 "수임기구를 두되, (정당법상 당 해산 및 창당에 대한) 최종권한을 당대회에 두고 있음을 분명히 한 뒤 협상을 진행한다는 뜻"이라며 "당의 구체적인 운영방안 등 여러 가지 논의 사항을 따져보고 새 진보정당 건설을 결정하자"고 호소했다.
쉽지 않았다. 특별결의문을 상정하는 과정부터 고성이 오갔다. 격론 끝에 특별결의문을 상정한 당대회 의장단에 대한 불신임 표결까지 진행됐지만 재석 대의원 375명(총 대의원 480명) 중 26명만 찬성해 부결되기도 했다.
찬반토론도 격렬하게 진행됐다. '독자파' 심재옥 대의원은 찬성토론에 나서 "최종합의문에 대한 승인, 부결을 이날 결정한다면 '하나로 가자'고 외치는 당원, 밥 굶고 있는 당원, 잠 못 자고 있는 당원들에게 어떤 답을 안겨줄 것인가, 당을 깨는 것을 원하는 분들이 지금 여기 계신가"라고 호소했다.
심 대의원은 또 "합의문을 승인하느냐, 부인하느냐로 우리 당의 진로를 결정할 수 없다"며 "오는 8월까지 당 운영방안, 참여당 합류 문제 등을 확인해야 한다, 두 달 동안 통합파와 독자파가 진정으로 함께 가기 위한 방안을 고민하자"고 제안했다.
반면, 한기선 대의원은 "앞서도 결정을 유보한 두 달 동안 당이 '식물정당'이 될 것이란 지적이 나왔다"며 "지난 1월부터 통합이냐, 독자냐를 놓고 6개월 동안 끌어왔는데 이번 결의안은 2개월 더 논의하자는 안"이라고 반대의사를 표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끝장토론을 하고 합당인지, 독자인지를 결정하려고 왔다"며 "이 결의문을 폐기해달라"고 호소했다.
표결은 당대회 개의 9시간을 넘긴 오후 10시 16분께 시작됐다. 재석 대의원 349명 중 202명 찬성으로 과반수의 찬성을 얻어 특별결의안이 통과됐다.
한편, 진보신당의 한 당직자는 이날 당대회 결과와 관련해, "당의 파국을 막은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의미다"며 "앞으로 독자파와 통합파가 새로운 진보정당에 대한 비전과 구체적인 계획을 중심으로 제대로 된 논의를 진행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1신 : 26일 오후 4시 25분]기로에 선 통합진보정당, 진보신당 당대회의 선택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