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이 지난 4월 출시한 '신라면 블랙'의 표시광고 내용.
농심
농심쪽은 신문 등 언론매체에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신라면 25주년 기념으로'라는 이름으로 "우골(牛骨)을 듬뿍 함유해서, 원기회복에 좋다"거나 "설렁탕 한 그릇의 영양이 담겨있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탄수화물과 지방, 단백질의 비율을 가리키면서 "완전식품에 가까운 식품"이라고까지 했다.
대형마트에서 당장 소비자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정부의 물가안정에 눈치보는 기업들이 편법적으로 값을 올렸다"는 비판부터 "라면에도 새로운 프리미엄바람으로 선택이 다양해졌다"는 의견까지 논란이 일었다. 한 중앙일간지는 미식가 등과 함께, 직접 시식해 맛을 비교한 기사를 싣기도 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올 들어 '물가 파수꾼'으로 앞장서온 공정위가 앞장섰다. '신라면 블랙'의 광고 내용이 사실인지, 직접 조사하겠다는 것이다. 공정위가 특정 먹거리 제품에 대한 이같은 조사는 매우 이례적이었다. 게다가 시장에 제품이 나온지 10여일 만이었다.
고혈압 유발하는 나트륨이 많고, '완전식품에 가깝다'는 것도 '허위'
결과적으로, 정부가 내놓은 '신라면 블랙'의 평가는 농심이 그동안 주장해 온 것을 거의 다 뒤집었다. 설렁탕 한 그릇과 비교한 영양가 수치에선, 실제 설렁탕에 비해 터무니없이 낮은 수치였다. 탄수화물은 78%, 단백질은 72%, 철분은 4% 수준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