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2011.06.28 10:57수정 2011.06.28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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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며칠 계속 비가 와서 빨래도 잘 안 마르고 좀 그렇죠? 더구나 몸도 찌뿌둥한 것이 이래저래 불편한게 아니군요. 장마철이 되면 신체에 왜 이런 현상이 생길까요? 그건 몸의 습열 때문이라고 해요. 습열이 심하면 사지가 무겁고, 움직이기도 싫고, 식욕도 떨어지고, 땀을 많이 흘리게 된대요. 또 열과 심한 갈증, 누런 소변을 보는 경우도 잦아지고요. 그러니 습기가 많은 장마철을 건강하게 지내려면 습열을 제거하는 식재료로 음식을 해먹으며 건강을 지키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오늘 요리할 가지 역시 대표적인 습열 제거 채소입니다. 차가운 성질인 가지는 장내 노폐물 제거와 변비에도 효과가 좋고 항암작용도 합니다. 게다가 요즘이 딱, 가지 철이라서 맛도 너무 좋을 때고요. 가지를 이용해서 만드는 '마파가지'는 우리에게 친근한 재료들을 이용한 음식입니다. 마파두부 소스에 가지를 넣은 것이 마파가지인데요, 중국 된장이라 할 수 있는 두반장을 사용해서 매콤하게 먹는 음식입니다. 요즘 처럼 꿉꿉한 날씨에 입맛이 없는 분들에겐 입맛을 돌게 할 좋은 음식이기도 합니다. 구수하고 매콤하면서 감칠맛도 그만이고요.
재료는 아래 사진에 나와 있는 걸로 준비했어요. 먼저 가지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줍니다. 이렇게 잘라놓은 가지를 식용유에 한번 버무려 주세요. 그리고 달궈놓은 팬에다 그대로 넣어서 후다닥 볶아줍니다. 너무 물컹하면 가지의 씹는 맛이 없어지니까 얼른 볶아야해요. 그 다음엔 부재료로 들어갈 채소와 갈아놓은 돼지고기를 함께 넣고 또 후다닥 볶아주고요. 저는 돼지고기 대신 집에 있던 캔 참치를 사용했어요. 이것 역시 별미거든요. 자, 지금껏 볶아놓은 모든 재료를 함께 섞고, 두반장 소스도 부어줍니다. 소스 만드는 법은 사진과 함께 설명해 놓았어요.
잘 아시겠지만 두반장은 중국식 된장이라 할 수 있는데요, 콩조각(豆瓣)이 장에 남아 있다고 해서, 중국식으로는 또우반, 우리식으론 두반장(豆瓣醬)이라 부릅니다. 생 두반장에다 마른 고추 같은 걸 넣어서 다시 발효시킨 것이 우리가 가게에서 흔히 보는 두반장이고요. 맛은 된장에 고추장을 섞은 것과 비슷해서 약간 맵싸하다고나 할까요? 콩덩어리, 고추씨, 고추 같은 게 송송 박혀 있어서 아주 투박한 질감을 나타내는 게 특징이죠. 인스턴트 식품으로도 나올만큼 우리에게 친숙한 마파 두부에도 두반장이 들어가요. 매운 맛을 내는 사천 요리, 중국 북경이나 동북 요리 등, 깊고 매운 맛을 낼 때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것이 바로 두반장입니다.
자, 이제 두반장과 여러 가지를 혼합한 소스를 붓고 나니 팬에 물이 흥건히 나오네요. 이제 녹말가루 푼물을 서너 스푼 둘러줍니다. 그러면 먹기 좋게 자작한 국물이 되니까요. 이제 드디어 마파가지가 완성됐네요. 재료 썰고 소스 만드는 데 시간이 좀 걸린다 뿐 너무 간단한 요리죠?
흠~구수한 냄새. 어디 한 입 먹어볼까요? 촉촉하고 부드러운 질감, 그리고 가지의 쫄깃한 식감이 혀끝에서 황홀하게 춤춥니다. 가지가 마치 고기처럼 쫀득하게 느껴지네요. 자작한 국물도 너무 구수하고 간이 딱 맞아요. 밥을 크게 한 술 떠서 국물과 함께 마파가지를 듬뿍.
일본에서는 가지와 관련한 이런 속담이 있대요. '가을 가지는 며느리에게 먹이지 마라'. 가지가 원래 찬 성질을 가지고 있는데다 가을철 서늘한 기온까지 더해지면 며느리의 몸이 냉해져서 임신이 잘 안될까 걱정하는 시어머니의 심정을 담은 속담이라네요. 반면에 여름철에는 가지를 많이 먹어서 더운 기운을 얼른 빼내야하는 거고요.
여러분도 제철 가지와 집에 있는 채소로 '마파가지'를 만들어 드세요. 기분도 가뿐해지고 몸도 쾌청해지실 거에요. 오이, 오곡밥, 고사리, 수박, 자두 같은 식재료도 체내 습열을 없애는 데 좋은 식품이라고 합니다. 오후부터 또 비가 온다고 하네요. 건강 유의하시고, 맛있는 음식 만들어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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