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의원 의혹 제기에 원희룡 의원 양말 벗고 '몸 해명'

'새로운 한나라' 주최 대표최고위원 후보 토론회 열려

등록 2011.06.28 12:05수정 2011.06.28 15:17
1
원고료로 응원
a

한나라당 쇄신모임인 '새로운 한나라'가 28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연 7.4 전당대회 대표최고위원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 후보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왼쪽부터 원희룡, 권영세, 홍준표, 남경필, 박 진, 유승민, 나경원 후보. ⓒ 남소연


28일 오전 한나라당 의원 모임 '새로운 한나라' 주최로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후보자 토론회가 다른 토론회와 차별화된 점은 각 후보의 취약점을 제시하며 답변을 구한 것이었다. 서로를 잘 아는 같은 당 의원들이 준비한 질문이어서 날카롭기도 했거니와 질문에 각 후보에 대한 당 내 평가가 녹아 있기 때문이다.

홍준표 "안정된 대표 뽑아서 안정됐나? 부패한 주류들의 공격수단"

각종 선거인단 대상 여론조사, 국민 여론조사에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홍준표 후보에 대해서는 '당 대표를 맡기엔 안정감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문제가 제기됐다. 또 '최고위원 시절에는 친서민정책을 적극 추진하는 등 소신 있는 행보를 하다가, 이번 전당대회를 전후해 검찰의 수사권 남용 문제나 법인세 감세 철회 문제에 대해 청와대와 보조를 맞추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홍 후보는 "안정감 문제는 지난 전당대회에서도 '안정감이 있는 후보 대 안정감이 없는 후보'로 논쟁했는데, 여러분이 안정감이 있는 후보를 뽑아서 지난 10개월 동안 과연 당이 안정됐느냐. 그렇지 않다"고 반박했다.

홍 후보는 "나보고 '불안정하다'고 하는 건 30대 초반 검사 시절에 좌충우돌하면서 검찰총장에게도 '사표내라'고 하던 시절, 어느 보수 언론에서 신문 제목을 '돈키호테 홍준표'라고 뽑았던 때부터 시작한 것"이라며 "'홍준표는 불안정하다'는 건 부패한 주류들이 내가 뭘 하려고만 하면 영향력 있는 자리에 못 가도록 하는 주요 공격 수단"이라고 단언했다.

홍 후보는 이어 "소득세 감세 철회는 찬성한다고 했지만 법인세 감세 철회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나눠서 판단해야 한다"며 중수부 폐지 문제에 대해선 "이미 '폐지는 옳다' 그러나 그 권한은 국회의 권한이 아니고 대통령령 개정 사항이니 대통령의 판단 사항이라고 누누이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나경원 후보에 대해선 '이미지는 좋은데 정치적 상상력이나 콘텐츠가 부족하지 않은가' '정치적으로 중요한 국면에서 소신과 추진력을 갖고 돌파할 수 있느냐'는 문제가 제기됐다.


나 후보는 "내가 정치적 상상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인정한다"면서도 "그런데 그 얘기는 내가 너무나도 진실하게 일하고 있다는 얘기 아니겠느냐"고 받아쳤다. 나 후보는 "정말 뼈 빠지게 일하고 있고 고시공부 하듯 일하고 있는 것 같다"며 "국민들이 변하고 있고 이제는 진실한 정치가 중요하다. 정치적인 상상력이 지나쳐서 이벤트로 흐르는 정치는 국민에게 감동을 못 준다"고 반박했다.

'콘텐츠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나 후보는 "내가 MBC(100분토론)가 선정한 '토론의 여왕'이고, 다른 의원님들도 TV 토론에 내가 나가면 안심이 된다고들 하는데, 콘텐츠가 부족하다면 이런 평가가 나오겠느냐"며 "추진력 면에서도, 미디어법을 처음부터 끌까지 책임지고 통과시킨 사람이 누구냐"고 강조했다.

'군면제 마라토너' 지적에 양말 벗은 원희룡 "몸으로 보여주겠다"

원희룡 의원이 28일 오전 '새로운 한나라'모임 주최 한나라당 당대표 후보 초청 토론에서 "마라톤을 세시간대에 뛰는데 어떻게 군면제 받았느냐"는 질문을 받자 자신의 발을 보이며 "어렸을때 제대로 접합수술이 안돼 그렇다"며"선거가 뭔지"라고 반박했다. ⓒ http://yfrog.com/gyj6xbdx


원희룡 후보는 "말보다는 몸으로 보여주겠다"며 양말을 벗고 탁자에 오른발을 올렸다. '전임 당 대표가 병역 문제로 곤욕을 치렀는데, 원 후보도 발가락 장애로 병역을 면제 받았다. 발가락 장애로 마라톤을 3시간 대에 뛰는 것에 대해 병역면제 의혹이 제기될 수 있다'는 질문을 받았기 때문.

원 후보는 "다섯 살때 아버지가 끄는 리어카를 올라타고 가다가 발가락이 잘렸다. 시골 병원에 제대로 된 의사가 없어 돌팔이 의사가 붙였는데, 발가락이 아물면서 뼈가 앞으로 튀어 나왔고 자라면서 발가락이 섰다"며 "대학 4학년 때 (징병) 신체검사에서 정밀 검사를 받고 면제 판정을 받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 후보는 "군대를 못 간 게 문제라면 정말 죄송하게 생각한다"면서도 "다른 사람의 신체 부위와 힘들었던 성장 과정의 문제에 대해선 더 이상 얘기가 안 나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원 후보가 책상에 맨발을 올려놓고 어린 시절 얘길 하자 장내가 잠시 숙연해졌지만, 옆에 앉은 현기환 의원이 "아~ 발냄새"라고 너스레를 떨면서 분위기는 회복됐다.

유승민 후보에 대해선 '지나치게 박근혜 전 대표에게 치우치고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선 지나치게 가혹하게 평가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유 후보는 "그런 지적들을 수용한다"면서도 "박 전 대표는 당 내에서 비주류였지만 나는 비주류 안에서도 비주류"라고 말했다. 유 후보는 "박 전 대표와의 관계에서 나는 할 말 다하고 쓴소리도 다 했다"며 "내가 대리인이나 하수인이 아니고 그 분이 추구하는 정치와 가치에 대해 기본적으로 동의해서 도와드린 것이고 정치적 동지라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유 후보는 "내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까칠하게 한 것은 제2 롯데월드, 천안함, 연평도 포격, 세종시 백지화, 동남권 신공항, 저금리 고환율 정책 문제 정도 밖에 없다"고 말했다. 자신이 이명박 정부 정책 비판에 나섰던 것은 정파적 이해관계가 아니라 정책적인 차원의 비판이었다는 해명이다.

'남경필 대야 투쟁 부족'-"17대 때 대변인 하며 걸린 소송이 12개" 

a

한나라당 쇄신모임인 '새로운 한나라'가 28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연 7.4 전당대회 대표최고위원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 정태근 의원이 사회를 보고 있다. ⓒ 남소연


남경필 후보에 대해선 '4선 의원인데 중진이라기보다는 소장파로 불리고, 당 대표가 가져야 할 경륜과 무게감을 느낄 수 없다' '당 내에선 날카로운 문제제기를 많이 했음에도 야당 비판은 부족했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남 후보는 "역사적으로 주류가 다시 집권한 일은 없다. 야당이 승리하든지, 여당이 승리하더라도 여당 내 비주류가 주류를 극복하고 승리했다"며 "나는 대장정의 길을 가고 있다. 블루칩이다. 투자해도 좋다"는 말로 '경륜과 무게감'에 대한 문제제기를 반박했다.

남 후보는 17대 국회에서 당 대변인으로 활약한 점을 언급하면서 "소송을 12개 당하고 1개 지고 나머지는 이겼다. 국가보안법 폐지를 막아냈고 당시 '열린우리당은 없어져야 한다'고 앞장선 게 나"라고 강조했다. 남 후보는 "18대 국회 들어서 사찰을 받다보니 야당을 상대로 투쟁을 못하게 된 건 사실"이라면서도 "야당을 상대로 투쟁하는 것은 당에서 다 도와주니 정말 쉬운 일이지만 당 안에서 용기 있게 문제제기를 하는 건 정말 어렵다"고 강조했다.

박진 후보에 대해선 '원내대표 선거에서 러닝메이트로 정책위의장직에 출마해 가장 적은 표를 받고 패배한 뒤 다시 전당대회에 나오는 것은 부적절하지 않느냐'는 지적이 나왔다.

박 후보는 "당시 정책위의장 후보로 나온 것은 당의 정책을 만드는 기능이 대단히 약화돼 있다는 일관된 생각 때문에 나왔다"며 "현행 원내대표 선거의 러닝메이트 시스템을 고쳐야 하고, 대표가 되면 분리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권영세 후보에 대해선 '지금까지 최고위원과 사무총장 등 주요 당직을 거쳤는데 기억에 남는 것이 없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에 대해 권 후보는 "사무총장은 과도기에 3개월 하다가 (박희태 당 대표 취임으로) 그만 뒀고, 2006~2007년 최고위원을 했지만, (이명박-박근혜 대선 과정에서) 중립에 선 이후로 아무런 일도 하지 못했다"며 "언론에도 노출되지 못했고 조용히 살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권 후보는 현재 당직 선거가 국민 여론조사를 30% 반영하게 돼 있는 부분에 대해서 "언론 노출이 많은 전직 지도부 3명이 가장 앞서는 결과로 이어져 '무책임' 상태를 조장한다"고 비판했다.
#전당대회 #새로운 한나라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원룸 '분리수거장' 요청하자 돌아온 집주인의 황당 답변
  2. 2 나이 들면 어디서 살까... 60, 70대가 이구동성으로 외친 것
  3. 3 "걷기 싫으니 버스 탑니다, 어차피 무제한이잖아요"
  4. 4 이렇게 어렵게 출제할 거면 영어 절대평가 왜 하나
  5. 5 궁지 몰린 윤 대통령, 개인 위해 국민을 위험에 빠뜨리나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