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이러다 우렁각시가 꿈에 나타나려나?

백로가 날아드는 논에는 논우렁이가 산다

등록 2011.06.29 11:42수정 2011.06.29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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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둑 풀을 베다가 논우렁이를 잡아봤다. ⓒ 이장연


때이른 6월 장마가 시작된다고 해서, 장맛비가 내리기 전에 논둑의 풀을 낫질로 베어주었다. 토일 주말 저녁을 반납하고 논두렁과 농수로의 쪼그려 앉아 풀을 썩썩 베어나갔는데, 이웃 논에 날아든 백로가 놀라 흰 날개짓을 하며 날아올랐다.


그렇게 도망친 백로는 바로 옆 논에 내려 앉아서는 다시 부리를 논바닥에 쳐박고 먹이를 찾았다. 지난 5월 모내기를 하기 전부터 백로가 작년보다 눈에 띄게 많이 날아들었다. 왜 그럴까? 논둑을 엉금엉금 기어가는 나처럼, 논바닥을 스멀스멀 기어가는 논우렁이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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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에 백로가 많이 날아들고 있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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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로가 먹이를 잡고 있다. ⓒ 이장연


이 논우렁을 잡아먹으려고 백로가 날아든 것인데, 논 바닥 곳곳에는 백로가 빼먹고 버린 논우렁 껍질이 곳곳에 널려 있었다. 대체 얼마나 논우렁이가 맛있으면 그럴까 싶어 논바닥을 헤엄치는 우렁이를 잡아봤다.

논우렁은 깜짝 놀라 고둥 안으로 쏙 숨어 버렸는데, 화가 났는지 거품을 뿜어냈다. 우렁이는 남미와 남극을 제외한 대륙과 그 주변의 민물에서 서식하는데, 물밑의 침전물과 무기 해조류를 먹고 살아 모내기가 끝낸 논에 풀어놓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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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로가 잡아먹은 우렁이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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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우렁이가 논의 잡초를 제거해준다. ⓒ 이장연


이것이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고 논의 풀과 잡초를 방제하기 위한 우렁이 농법이다. 따로 제초작업을 하지 않아도 되기에 산골논에서 우렁이 농법을 이용해 친환경 벼농사를 지어본 적이 있다.

여하간 낫질을 쉬면서 논우렁이를 한참 살펴보니 혼자사는 가난한 노총각에게 나타나 행복하게 살았다는 우렁각시 이야기가 떠올랐다. 혹시 꿈에 우렁각시가 나올까 싶었는데, 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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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바닥을 기어다니는 우렁이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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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우렁각시가 꿈에 나타나려나 했는데.. ⓒ 이장연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음뷰에도 싣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다음뷰에도 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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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렁이 #논우렁 #우렁각시 #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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