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9월 15일 독일에서 열린 '2009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 참석한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왼쪽).
현대차
종잣돈 30억을 투자해 10년 만에 1조9000여억 원을 벌어 들였다면? 수익률만 따지면 무려 6만3382%. 마치 하늘에서 돈 벼락이라도 떨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일어난 일이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아들인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 이야기다. 정 부회장은 지난 2001년 비상장회사였던 '글로비스'라는 회사에 29억9300만 원을 투자했다. 현대기아차의 자동차를 실어나르던 이 회사는 정몽구-정의선 부자(父子)가 100% 출자했다.
자본금 150억 원에 시작한 글로비스는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그룹 계열사들이 일감을 몰아주면서 급성장했다. 500원짜리 주식은 지난 2005년 상장되자마자 큰 폭으로 올랐고, 최근 16만5000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시가 총액만 무려 6조3375억 원에 달한다.
글로비스의 최대주주인 정 부회장은 작년 말 기준으로 주식평가액만 1조7812억 원이었다. 여기에 회사로부터 받은 배당금 등을 합하면 지난 10년 동안 1조8967억 원의 재산이 늘었다. 글로비스라는 회사 한 곳으로부터 얻은 이득이다.
정의선, 6개 계열사 종잣돈 445억 투자해 2조1837억 벌어들여경제개혁연구소가 29일 내놓은 '회사기회유용과 지원성거래를 통한 지배주주일가의 부의 증식에 관한 보고서'를 보면, 정 부회장은 글로비스 외에 현대엠코와 이노션, 본텍, 위스코, 오토에버시스템즈 등의 회사 주식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