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옆의 외따른 골짜기에/혼자 누워 있는 국군을 본다./아무 말 아무 움직임 없이/하늘을 향해 눈을 감은 국군을 본다./………/가슴에선 아직도 더운 피가 뿜어 나온다./장미 냄새보다 더 짙은 피의 향기여!/엎드려 그 젊은 주검을 통곡하며/듣노라! 그대가 주고 간 마지막 말을……'
시인 모윤숙씨의 '국군은 죽어서 말한다.'라는 시이다.
1950년 6월 25일 6.25 전쟁이 발발하여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이 조인될 때까지 3년 1개월간에 인명피해 300여만 명, 가옥피해 60여 만동, 피난이재민 500여만 명, 이산가족 1000여만 명, 전쟁미망인 20여만 명, 전쟁고아 10여만 명의 아픔을 남겼다.
6.25 전쟁이 발발한 지 61년이 지났지만 6.25 전쟁의 상처로 지금도 병원의 병상에 누워있는 환자가 370여 명이나 있으며 전쟁의 상처로 통원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도 2만 3천여 명이 있다.
UN군으로 참전하여 전사한 사람 중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한 2300여 명의 유해가 부산의 유엔군 묘지에 안장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유해를 미처 수습하지 못한 채 이름 모를 산하에 잠들어 있는 한국군의 유해가 13만여 명으로 지금도 계속 유해발굴을 하고 있다. 지난 현충일에는 60여 년 만에 유해가 확인된 故 이천우 이등중사의 안장식이 열리기도 했다.
프랑스를 비롯한 세계 여러 곳에 비극의 6.25 전쟁(한국전쟁)을 잊지 않고 기억하기 위한 비와 기념관이 만들어져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가 이름조차 생소한 에티오피아에 '코리아 사파르(Korea Sefer, 한국촌)'라는 마을 푯말을 걸고 에티오피아의 참전용사들이 6.25 전쟁(한국전쟁)의 그날을 기억하며 살고 있다.
6.25 전쟁은 우리들에게 큰 아픔과 상처를 남긴 비극적인 전쟁이다.
그러나 우리들의 머리에서, 특히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가슴에서 비극의 6.25전쟁이 잊혀져가고 있는 것 같아 조국을 위해 희생하신 여러분께 죄송하고 송구스럽기 그지없다.
<월간 중앙>이 서울 시내 초등학교 3~6학년생 3,66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는 놀랍다. "6·25 전쟁이 어느 시대에 일어났느냐"는 질문에 '현대'라고 대답한 학생이 46.2%에 불과하고, '조선시대' 37.8%, '고려시대' 7.4% 등의 대답이 나왔으며, "6·25는 누가 어떻게 일으킨 전쟁이냐?"는 질문에는 "북한이 남한을 침공했다" 72.1%, "일본이 한국을 침공했다." 21.5%, "남한이 북한을 침공했다" 2.3%,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했다." 1.2% 등이었다.
지금 한국은 전쟁이 끝난 것이 아니라 '정전 중' '휴전 중'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북한은 2012년에 강성대국을 만들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을 뿐만 아니라 연평도 포격 등을 서슴지 않고 자행하고 있으며 언제 또다시 만행을 자행할지도 모른다.
우리들은 '불행한 역사의 교훈을 망각하고 대비하지 않으면 불행한 역사는 윤회하듯 반복할 수 있다'는 역사의 교훈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정부는 청소년들의 국가관, 안보관을 직시하고 왜곡된 부분이 있다면 역사적 사실을 근거로 명명백백하게 밝혀 올바른 근·현대사를 정립해 주어야 한다.
6.25 전쟁의 비극을 체험한 할아버지들이 6.25 전쟁 바로 알리기에 앞장서 지도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며 특히 각 학교에서 올바른 역사관 정립과 안보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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