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훈공자 참 딱해요...애들 밥 먹는 거 가지고"

[연재소설 대권무림 16] 에피소드 2. 대권의 길에 펼쳐진 정도(正道)와 사도(邪道)

등록 2011.07.02 15:34수정 2011.07.13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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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무림계에는 진정한 보스 기질을 가진 도방들이 부족해

종교는 초자연적인 정신세계라 접근이 어렵지만 헐리웃의 영화세계는 비현실적인 것이라 해도 익숙하다. 무술을 행함에 있어 정련된 호흡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그런 다음은 두 말할 나위도 없이 무도의 길에 대한 예의, 즉 철저한 정신자세의 확립이다.

가지고 있는 철학과 비전, 그리고 지도자로서의 자질 등을 평가받고 나면 태왕이 되는 것이 이제까지의 우리 대한민주무림대국-이번 편부터는 '무림제국'이라는 국호를 '무림대국'으로 치환한다. 제국을 사용한 것은 무림계의 진정한 고수들이 활동하기 좋은 공간의 설정이었으나, 한반도는 이미 어떤 상황도 무림계의 고수 활동이 가능하다. 또한 제국을 천명한 고종비운황제가 독살(?)의 의심을 받고 공력을 상실하신 지 오래이므로 대국의 입지에 발맞추어 대한민주무림대국의 일인자에게 우리의 고유 칭호인 태왕(太王)위를 하사한다-의 현실이었다면, 이제 탄생할 한반도 무림태왕에게는 대 조선의 영화에 빛나는 무도의 길을 바로 잡을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기문외교사(반기문)가 세계무림연합국의 평화맹주로 자리매김하고 있지만 연합국은 무림의 진정한 패자들의 모임이라기보다는 무림계의 절대 평화와 안녕을 추구하는 이상단체인 것이다.

하여 유대의 랍비인 그리스도 예수가 기적과 하늘나라의 영생을 설하여 서역종교무림의 전파에 힘쓰다 다른 유대 랍비무인들의 모함으로 빌라도억울감통에 의해 십자가에 못 박히듯이, 독심술과 진정한 도법에 의한 공력을 완전히 구현하는 맹주가 태왕이 되어 한반도를 위해 세계 무림 십자가에 못 박히는 일도 보람 있는 일일 것이다.

최대도방인 한나라공방의 맹주선출 비무대회가 현시창(현실은 구정물)에 발목이 잡혔다. 지난 전국비무위원회에서 해봉대구막창(이해봉)이 땅땅땅 하며 의결한 투표자 21만 명, 70% + 30%, 1인 2표제가 사헌부를 통과하지 못한 것이다.

그래서 호루라기 호륵호륵. 발등에 불이 붙게 됐고, 결국 도방은 한여름의 곳간, 7월 2일에 전국무림위원회를 다시 열고 의결을 행사하기로 한다. 각 지역도방들이 700명 이상 참석하여 과반을 넘겨야 되는데, 도력을 닦느라 계룡산이나 전국의 산수 좋은 경관으로 수련 떠난 지역도방들을 어찌할꼬. 한나라공방 무림홍보실에 전화통에서는 연일 불이 나는 바람에 소방차는 항상 비상대기다.


근혜여랑위가 모처럼 행차하시겠다 한다. 두문불출, '여의도 무림대권연구소'의 읍소에도, 근혜너무좋아안달빠들의 애달픈 구애에도 잔잔한 미소만 흘리며 반도 무림의 진정한 지도자를 향한 공부에만 매진하던 근혜여랑위의 행차 소식에 무림언론과 머글들의 시끌시끌이 이어짐은 당연했다.

뭐, 한류 무림을 이끌던 연예낭중, 연예낭자들 중의 하나였던 욘하겨울연가짱(김용하)의 추도 1주기에도 수천 명이 운집하는데, 대한무림의 미래권력을 향한 구애야 의당 당연한 처사다.


행차 이유는 7월 2일의 한나라공방 전국무림위에서 다시 의결할 도방의 새로운 맹주선출비무대회의 방식. '21만 명 투표, 70% + 30%, 1인 2투표'에 적극 찬성하는 본인의 의지를 피력하기 위함인데, 전국위원회 대의원들의 불참을 염려했던 출마자들은 뭐, 안심해도 될 듯하다.

"나, 근혜여랑위. 아시다시피 '원칙권'과 '약속이행권'의 개발자예요. 한나라공방에서 내가 무도의 근본을 가르칠 때, 우리 무도인들의 자세에는 기(氣)의 완급이 통정했으며, 하단전의 힘은 천하를 삼키고도 남았어요. 그래서 참여하는 비무대회마다 연전연승, '여랑위와 함께하면 새 시대, 새 무림의 밝은 기운이 열려요.'라는 캐치플레이즈가 찬란하게 광화문통정 네거리에 화려한 깃대 아래 꽂혀 있었죠.

그런데, 이게 뭔가요? 한반도 무림 최대 도방인 우리 한나라공방 맹주 비무대회가 왜 이리 초라하죠? 사헌부의 딴지에 속수무책이고, 출마자들의 공력은 아직 여물지 않은 것 같아 아주아주 실망이예요."

무림여론 조사기관들의 여론조사가 좀 바뀌어 앞서가던 원조 모모스 경원미모령이 준표막가파랑에게 조금 뒤진 가운데, 차기 무림의회마저 포기하고 뛰어든 희룡탐라방이나 원조 엄친아 경필동안공자가 빠쁘게 생겼다. 먼저 근혜여랑위의 필요대가리(브레인) 승민대구탕이 포문을 연다.

"시방 국민들이 젤루 싫어하는 말이 뭔 줄 아시능교? 4대강 사업이라 이긴기라. 타당성 한 개 없이 시작한 이 22조의 국책 사업이 무림국의 국민들을 절라 고생시키고 물가 죄다 올려놓고, 완전 나라꼴 엉망, 한나라공방의 딴지를 거는기라. 내가 대표되면 개조할기라. 이 좋은 대갈통으로 국민들 안심시키고 기똥찬 정책 맨들기라. 이 승민대구탕 안 믿으면 워쩔랑교. 나는 말 그대로 브레인인기라. 원조대가리."

비록 도꼬다이(독대 : 혼자 놂)지만 명박경술사의 내공을 어느 정도 이식받은 수혜자의 입장에서 준표막가파랑이 발끈한다.

"허허, 승민대구탕이 머리만 좋았지 세상 돌아가는 건 완전 빠이빠이야. 이 사람아, 그것은 무현봉하태왕부터 45조원 이상이 들어간 사업이야. 그걸 22조 들여 명박경술사가 임기 내에 확실히 끝내려 하는거구. 4대강, 그거 잘 하는거야."

경필동안공자가 슬쩍 승민대구탕을 거들면서 전자동 변속 4G 네비게이션이 부착된 최신식 인력거에서 내린다. 다른 출마자들 마냥 부러운 듯 침을 흘린다. '몽준쩐방이나 저 친구처럼 아버지는 잘 만나고 볼 일이야.' 잘 사는 길은 세 가지가 있다. 첫째, 부모를 잘 만날 것. 둘째, 공부할 것. 셋째, 열심히 장사하고 쓰지 말 것. 그러나 첫 번째 방법이 최고인 건 초딩들도 다 안다.

"무림국 백성들의 고통을 분담해야 할 예산을 함부로 쓰는 건 사실이죠. 창피해요. 어쨌든 4대강은 쫌 그래요. 나야 뭐 원조 엄친아. 부러울 것 없이 잘 놀다 무림의 훌륭한 도방이셨던 아버님의 이른 부음으로 마흔 중반 꾸라에 벌써 4선. 무도인으로서의 공력이야 익히 다들 아시죠?

저는 무도를 빨리 익히기 위해 특별과외까지 받았답니다. 그래서 오늘의 필살기인 봉술, 창술, 검술의 완성도가 더 빛을 발하는 거예요. 준표막가파랑, 희룡탐라방은 맹주 비무를 도중하차하시죠. 반칙하셨다면서요? 줄 세우기. 도방으로 당협 사범들을 막 불러서 공천 건 운운, 그거 어느 때 쓰던 구태의연한. 쯧쯧, 걸레 깔고 그 위에 무릎 꿇고 앉아 반성문들 쓰세요."

원조 엄친아다운 뺀질뺀질 왁스칠 한 얼굴과 무스와 스프레이로 공을 들인 머리를 매만지더니 갑자기 다음과 같이 선언한다.

"나, 대표 되면 세울공방에 비해 천대받는, 그러나 인구 수는 훨 더 많은 최대 유권공방인 경기도방의 주민들에게 엄청 봉사할 거야요. 그래서 문수거사(김문수)를 돕겠어요. 거사가 경기도방 맹주 되실 때 인수위원장도 했었으니, 인연도 아주 예뻐요.

출마자 일곱 도방님들 중 경남이 한 분, 나 빼곤 다 세울공방 도방들이예요. 경기공방의 백성들이 세울보다 많다는 거 아시지요? 세울공방의 맹주 세훈공자, 참 딱해요. 거 애들 밥 먹는 거 가지고 '낙동강전투권' 들먹이면서 대권몰이 하는데, 이거 유치찬란하지 않아요?"
#서울 #홍준표 #나경원 #남경필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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