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아씨 같은 피해 막는 의료사고 예방법

똑똑한 환자가 알아야 할 위험한 치료 & 안전한 치료

등록 2011.07.13 11:22수정 2011.07.13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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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의료사고예방 똑똑한 환자가 사고를 막는다

의료사고예방 똑똑한 환자가 사고를 막는다 ⓒ 이송미


연기자 고 박주아씨의 유족들이 지난 4일, 의료사고의 책임을 물어 신촌 세브란스병원을 형사고발했다. 생명에 큰 지장이 없는 신우암 초기 환자에게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은 로봇수술을 실시했고, 수술 과정에서 십이지장에 구멍을 내는 과실을 일으켰다는 것이 유족측의 주장이다. 고 박주아씨는 수술 직후 후유증으로 다음날 2차 수술을 받았지만 뇌사 상태에 빠졌고, 한 달 만인 지난 5월 16일 세상을 떠났다.


이 사고의 진실 여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현대사회에서 의료사고의 심각성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오진, 수술 과실, 투약 과실, 관리 소홀 등 의료행위 과정에서 오히려 병을 얻거나 키우는 환자들이 날로 늘고 있다. 하버드대학 의원성 장애 연구그룹의 연구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의료사고로 인한 사망자가 1994년 18만 명에 이르며, 이는 교통사고 사망자보다 많다고 한다. 선진 외국의 통계를 종합해볼 때, 교통사고보다 의료사고로 인한 사망자가 많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미국과 일본처럼 의료사고의 법적인 공개를 의무화한 나라와 달리, 우리나라는 의료사고에 대한 통계자료가 없어 실태파악이 어려운 실정이다. 다만 한국소비자보호원에 접수되는 일부 피해사례를 통해 우리나라에서도 의료사고가 급증하고 있다는 것을 가늠할 수 있는 정도이다. 한국소비자보호원에 접수된 의료사고 피해구제 건수를 보면, 2000년 450건에서 2008년 603건, 2010년 761건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그렇다면 오늘날 사회문제가 된 의료사고를 막을 수는 없는 것일까? 환자와 가족이 얼마나 똑똑하게 병원을 이용하느냐에 따라 사고를 막거나 줄일 수 있다. 의료사고를 막는 현명한 병원 이용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1. 환자와 가족이 먼저 치료의 주체의식을 갖자
병원에 맹목적으로 의지하는 수동적인 환자는 의료사고의 위험성이 더 크다. 어떤 상황에서도 건강을 지키는 주체는 자신이다. 치료의 주체가 되기 위해 환자와 보호자는, 해당 질병과 치료법에 대해 적극적으로 공부해서 제대로 알아야 한다. 스스로 지식과 정보를 갖춘다면, 담당 의사와 대화하기 쉬울 것이고, 치료 과정에서 현명하게 대처할 것이다. 지식을 갖춘 똑똑한 환자가 되는 것이 곧 의료사고를 막고 치유도 앞당기는 길이다. 적극적인 환자는 의사에게 더욱 주의를 기울이게 만드는 자극원이 되기도 한다. 환자의 권리의식 부족과 주체성 결여가 의료사고를 부추긴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치료의 중심에 서서 '내 병은 내가 고친다'는 주체의식을 갖자.

2. 좋은 의사를 적극적으로 찾자
임상경험이 풍부하고, 치료과정을 자세히 설명하며, 솔직하고 성실한 의사를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 어느 분야든 더 성실하고 직업의식이 더 뛰어난 전문가가 있기 마련이다. 같은 조건이라면, 젊은 의사보다는 중년층 이상의 의사가 풍부한 경험으로 여러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할 것이다.

응급 상황이 아닌데도 주사부터 처방하거나, 당장 수술이나 입원을 강요하거나, 자세한 설명도 없이 많은 검사와 많은 약을 처방하거나, 부정적인 말을 쉽게 하는 의사는 신뢰하기 어렵다. 주치의에 대해 불만과 불신은, 스트레스호르몬을 생산해 병세에도 악영향을 준다. 좋은 의사를 찾아 단골 주치의로 삼는 것이 건강관리의 여러 면에서 효율적이다.   



3. 과잉 진료를 하지 않는 병원을 찾자 
의료상업주의가 사고를 부추기므로, 과잉 진료를 하지 않는 병원을 이용하자. 건강보험심사평가원(http://www.hira.or.kr)에서 제공하는 '병원평가정보'를 보면, 전국 병의원의 항생제처방률, 주사제처방률, 처방하는 약품목수 등을 알 수 있다.

이들 처방률이 평균보다 높은 병원은 과잉 진료를 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고가의 비보험 진료를 위주로 하거나, 새로운 수술과 신약 등 최신 치료법을 위주로 하거나, 환자가 요청해도 진료비 영수증과 처방전을 2장 발급하지 않거나, 약을 처방하면서 특정 약국을 지정해주는 병원도 신뢰하기 어렵다. 신축병원도 장비운영과 직원소통이 원활하지 못해 사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병원평가정보에는, 수술별 진료량(수술건수)과 급성심근경색증, 급성기 뇌졸중 등에 대한 평가결과도 있어 해당 병원의 전문성을 참고할 수 있다.  

4. 응급 상황이 아니라면 성급히 치료법을 정하지 말자
의료에는 완벽이란 없다. 모든 치료법은 긍정적인 효과의 이면에 부작용의 위험성이 있으므로 해당 치료법의 긍정적 부정적인 결과를 미리 자세히 검토한 후, 가장 효율적인 치료법을 선택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응급 상황이 아니라면 급하게 치료법을 정하지 말자. 환자와 보호자가 해당 질병과 치료법을 제대로 이해한 후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한다. 치료법을 정할 때는, 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완치요법인지, 증상만 잠시 완화시키는 대증요법인지를 알아보고, 치료율과 부작용 가능성, 치료기간, 비용 등을 미리 점검하자.     

5. 치료 과정을 이해하도록 구체적으로 묻자
치료의 주체인 환자와 보호자는 치료 과정 전반을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각종 검사, 수술, 입원, 투약 등 치료과정 내내 궁금한 것을 구체적으로 묻자. 의사는 치료의 효과를 주로 말하지만, 치료 작용 이면에 존재하는 부작용에 대해서도 미리 묻고 이해해야 한다. 환자는 자신의 치료법을 제대로 알 권리와 선택할 권리가 있다. 궁금하거나 이상한 점을 그냥 지나간다면, 큰 피해를 부르기도 한다. 최대한 예의를 갖추되, 의문점을 충분히 묻고 이해하는 것이 의료사고를 미리 막을 수 있다. 

6. 중병 진단 시 다른 의사에게 재진단을 받자 
희귀 질환인 경우, 응급 상황이 아닌데 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 진단명을 제대로 붙이지 못하는 경우, 질병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주지 않는 경우는 다른 의사에게 재진단을 받자. 4대 성인병, 즉 암, 중풍, 심장병, 당뇨병도 다른 의사의 진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오진 사고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난치병이라면 타 분야 의학에서는 어떻게 진단하고 치료하는지도 알아보는 것이 현명하다.   

7. 완치요법이 아닌 장기간의 증상완화법은 신중하자
자신의 치료법이 완치가 가능한 것인지, 임시로 증상만 완화시키는 것인지는 반드시 미리 알아야 한다. 평생 증상완화제를 먹어야 하거나, 재발할 가능성이 높은 수술을 받아야 한다면 신중하자. 어떤 약도 오래 먹는 것은 몸의 균형을 깨고 면역력을 저하시켜 새로운 병을 부추긴다. 또한 아무리 간단한 수술도 예기치 못한 위험성이 있다. 응급상황에서는 신속한 증상완화법이 효과적이지만, 만성병에 대한 무분별한 증상완화법은 화를 부른다. 

의학으로 완치가 힘든 병이라면, 병원 치료보다는 생활요법을 먼저 실천보자. 오늘날 문제가 되는 대부분의 만성병은 잘못된 생활습관이 만든 병이다. 적극적으로 생활습관을 바로 잡는 것이, 의료사고도 피하고 가장 안전한 완치요법이다.  

8. 새로운 수술, 약, 검사 등 첨단 시술은 더욱 주의하자     
응급상황이 아니라면, 새롭게 소개된 치료법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충분한 시간을 두고 그 치료법의 장단점이 알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무턱대고 첨단 치료법이라는 말만 믿고 자신의 생명을 맡기는 것은 모험이다. 이번 고 박주아씨의 피해 사례가 바로 그런 경우다. 새로운 효과를 자랑하며 등장한 첨단 수술법과 신약, 첨단 검사법이 시간이 지나면서 부작용과 문제점이 드러나 사라진 사례는 수없이 많다. 이들 새로운 시술은 대개 고가의 비보험 진료라는 것도 문제이다. 응급상황이 아니라면, 시간의 검증을 통해 안전성과 부작용이 자세히 알려진 치료법을 이용하자.   

9. 여러 치료를 병행할 때는 미리 알리자 
같은 약물의 중복처방으로 인한 피해가 늘고 있다. 이를테면 고혈압과 중풍 치료를 동시에 받는 환자가 혈압강하제, 고지혈증 치료제 등을 중복 처방받아 약부작용을 겪기도 한다. 이런 피해를 막으려면, 병원에서 약 처방을 받을 때 반드시 현재 복용 중인 약에 대해 자세히 알려야 한다. 양방과 한방, 대체요법 등을 병행할 때도 미리 알리는 것이 안전하다. 때로는 양방약과 한방약, 건강식품이 상호작용해서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10. CT, MRI, 내시경 검사 시 보호자가 동행하자 
환자가 마취 상태에 들어가거나 의사 표시를 제대로 할 수 없는 검사를 받는다면, 보호자가 동행해서 환자의 상태를 잘 지켜보고 검사가 원활하게 이루어지는지 살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검사는 마냥 안전하다고 생각하지만 의료사고가 나는 경우도 있다.

11. 처방 약에 대해 자세히 알고 이용하자
의사가 약을 처방하면 약 이름과 성분, 효능, 부작용, 복용방법 등을 자세히 묻고 이용해야 한다. 약 처방전은 2장 받아 1장은 환자가 보관하고, 처방전의 여백에 복약법과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 물어 기록해두자. 약을 복용한 후 새로운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복약을 중단하고 담당 의사에게 알리자. 

12. 약국 투약 시 본인 약이 맞는지 확인하자
의사가 준 약 처방전 가운데 1장은 약국에 제출해서 조제 투약을 받는다. 조제한 약을 받을 때는 반드시 본인 약이 맞는지를 확인하자. 그리고 다시 한 번 약의 복용 방법과 이용 시 주의점 등을 묻도록 하자.

13. 먹는 약보다 주사약은 더욱 신중하자
주사제는 먹는 약과 달리 작용 부위에 신속하게 도달해 빠른 효과를 내지만, 부작용 위험성도 크다. 염증이나 신경 장애, 심할 경우 치명적인 쇼크로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위험성을 감안해 WHO는 가벼운 병에는 주사제를 쓰지 말라고 권고한다. 동일한 효과의 먹는 약이 없거나 응급상황일 경우에만 주사제를 쓰는 것이 현명하다.

14. 입원 시 새로 주는 약은 용도를 점검하자
입원 치료를 하는 환자가 이전에 본 적이 없는 약이 지급되면 본인 것이 맞는지, 무슨 용도인지를 확인하자. 병원에서 모든 약은 같은 시간에 지급된다. 다른 시간에 약을 받았다면 그 이유를 점검해야 한다. 자신에게 처방된 정확한 약을, 정확한 시간에, 정확한 양만큼, 정확한 경로로 지급 받아야 한다.

15. 수술은 충분히 설명을 듣고 신중하게 결정하자
완벽하게 안전한 수술은 없다. 인체에 메스를 가하는 일이므로 아무리 간단한 수술도 위험성을 내포한다. 수술 자체의 위험성 외에도 마취사고나 폐렴, 응혈, 쇼크, 감염, 출혈 등의 합병증과 후유증으로 심각한 의료사고가 발생하기도 한다. 

따라서 응급상황이 아니라면, 수술을 하지 않고 치료할 수 있는 보다 안전한 방법을 먼저 찾아보자. 다른 의사에게 재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다른 치료법으로 비슷한 효과를 볼 수 있다면, 굳이 수술의 위험성을 감수할 필요가 없다. 응급수술이 아니라면, 미리 수술의 효과와 성공률, 부작용 가능성, 치료기간, 비용 등을 자세히 알고 신중하게 결정하자.

16. 월요일이나 금요일 수술은 더욱 신중하자
대부분의 업무가 월요일 아침에 원활하지 못하듯이, 수술 역시 월요일 아침에는 실수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또한 금요일에 수술을 받으면 회복기의 환자에게 응급상황이 발생할 경우, 주치의가 쉬는 주말이므로 대처가 늦어질 수도 있다.


17. 수술실, 분만실, 중환자실 등 밀실 환자의 보호자는 더욱 주의하자
많은 의료사고가 수술실이나 분만실, 중환자실 등 밀실에서 일어난다. 따라서 수술과 분만 시에는 보호자가 전후 사정을 면밀히 점검하자. 중환자실에 있는 환자는, 보호자가 면회시간마다 환자의 표정과 상태를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18. 임산부는 목걸이나 인식표를 항상 준비하자
임신 초기에 바깥에서 불의의 사고로 의식을 잃은 채 병원으로 옮겨지는 경우, 검사과정에서 태아에게 해로운 방사선을 투사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목걸이에 인적사항과 분만예정일을 기재해놓으면 태아가 의료사고를 당하는 일을 막을 수 있다.

19. 임산부는 가급적 한 의사에게 연속 진료를 받자
믿을 만한 한 의사에게 진료를 연속적으로 받는 것은 어떤 치료에서나 효율적이다. 특히 의료사고 발생률이 높은 산부인과에서는 산전 검사와 진료를 받은 병원과 담당 의사를 가급적 그대로 이어가는 것이 좋다. 태아의 발육 상황과 산모의 건강 상태를 잘 파악하고 있어, 갑작스런 분만이나 응급상황에도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 치료를 받으면서 변화를 잘 점검하자 
병원 치료를 시작한 후에는 자신의 몸 상태를 세세하게 살피는 철저한 자기관리가 필요하다. 이를테면 약을 복용한 후 새로운 증상이 나타나면, 그것이 약으로 인한 반응인지, 질병 자체의 증상인지를 바로 알아보고 계속 복용할지를 정해야 한다. 치료 과정 전반에서 스스로 몸의 변화를 잘 점검하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내 생명과 건강은 내가 지킨다'는 주체성을 가진 능동적인 환자가, 의료사고를 막고 치유도 앞당긴다. 그런 적극적인 환자는 의사를 자극해 더욱 주의를 기울이도록 만든다. 적극적이고 똑똑한 환자가 결국 좋은 치료를 유도한다는 것을 잊지 말자.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제 블로그 '행복한 상상치유(http://blog.naver.com/hoho053)'에도 올립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제 블로그 '행복한 상상치유(http://blog.naver.com/hoho053)'에도 올립니다.
#박주아 #의료사고예방법 #위험한치료 #안전한치료 #현명한병원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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