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성결대 총장 뇌물수수의혹 진실 공방

교수협, 직원노조 및 시민단체 공정한 수사 촉구... 학교측 "사실무근, 법적대응"

등록 2011.07.14 17:56수정 2011.07.14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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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결대 교수협의회.노동조합과 학교와 지역사회를 사랑하는 모임 기자회견(안양 만안경찰서 앞 도로)
성결대 교수협의회.노동조합과 학교와 지역사회를 사랑하는 모임 기자회견(안양 만안경찰서 앞 도로)최병렬

안양 성결대학교 전·현직 총장들의 금품수수 의혹과 관련 경찰이 수사를 진행중인 가운데 이 대학 교수협의회와 직원노동조합이 시민단체와 함께 학교 정상화를 위한 현직 총장의 즉각 사퇴와 교육당국의 진상조사, 수사기관의 공정한 수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성결대 교수협의회, 노동조합과 학교와 지역사회를 사랑하는 모임(이하 학지사모)은 13일 정부종합청사와 수원지검 안양지청 앞 등에서 '총장의 금품수수 비리 의혹 및 사건은폐시도 고발' 기자회견을 열고 총장의 사퇴 및 퇴출과 진상조사와 공정수사를 촉구했다.

이들은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후문에서 기자회견을 연뒤 교육과학기술부에 진상조사 요청 민원을 접수했다. 이어 오후에는 수원지검 안양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수협의회 명의로 진정서를 접수했다. 또 만안경찰서 사거리, 성결대학교 정문 앞에서 연이어 기자회견을 갖고는 "금품수수 웬말이냐, 교단비리 추방" 등의 구호를 외쳤다. 

학지사모 이병도 회장은 성명을 통해 "반값 등록금으로 전국이 요동치는데 등록금 인하 대책은 고사하고, 대학교 총장이 총장이라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전 구내식당 사업주에게서 금품을 수수하는 등 교육자로서 양심을 저버리는 행위를 하고 있음에도 일말의 자성이 없고 오히려 여론을 호도하며 사건을 은폐하고 있다"며 영구퇴출을 주장했다.

학지사모는 "연 1000만 원이나 되는 비싼 등록금, 교재대금, 차비를 아끼기 위해 명학역에서 산꼭대기 학교까지 걸어 다니고 점심값을 아끼려 빵으로 때우거나 굶는 판에 대학 총장이 할 수 있는 행동이 고작 금품수수 의혹이나 양산하는 것"이냐며 반문했다.

이들은 "대학은 최고의 지성인을 배출할 뿐만 아니라 사회정의를 적극 수호하고 공정한 사회를 추구하는 곳이고, 더욱 기독교정신을 바탕으로 세워진 성결대학교는 숭고한 정신적 가치와 모범적인 도덕성을 바탕으로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해야한다"고 꼬집었다.

학지사모는 교육당국에 ▲ 성결대 총장의 식당비리 진상조사단을 즉각 구성, 조사, 공개 ▲ 총장의 즉각 퇴출 ▲ 사학비리 근절대책 강구 ▲ 비리의혹 총장 단죄하여 법질서 확립 사법당국에는 ▲ 총장의 서초동빌라 구입 등에 대한 부정축재 의혹 철저 수사 등을 촉구했다.


 성결대학교 교수협의회와 직원노동조합이 검찰에 공정한 수사를 촉구하는 진정서를 접수시켰다.
성결대학교 교수협의회와 직원노동조합이 검찰에 공정한 수사를 촉구하는 진정서를 접수시켰다. 최병렬

성결대 교수협의회, "총장이 사건 은폐 시도" 신속한 수사 촉구

지역사회를 사랑하는 모임에 이어 성결대학교 교수협의회와 직원노동조합도 기자회견을 통해 총장 금품수수 비리 의혹 및 사건 은폐시도 고발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교수협의회장인 문아무개 교수는 기자회견에서 "S대학교 총장의 금품수수 의혹에 관한 사건에 대해 오랜 시간을 고민하고 망설인 끝에 발표하게 되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교수협의회와 직원노동조합은 기자회견문에서 "학생식당 전 사업자는 '총장에게 2005년 9월1일부터 2009년 8월25일까지 총 17차례에 걸쳐 3400여만 원의 금품을 제공하였다'고 밝히고 있다"면서 "초기에는 총장이 장학금 명목으로 돈을 요구했으나 후에는 식당계약 연장 등을 빌미로 항상 먼저 돈을 요구하여 외부 장소에서 은밀히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한 끼에 2500원인 학생식당 밥값으로 계산하면 3400만 원은 1만3600여 명분의 식사값에 해당한다"며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학비를 벌기 위하여 오늘도 아르바이트로 고생하는 학생들을 생각할 때 이는 용납할 수 없는 명백한 범죄행위"라고 말했다.

특히 "총장은 의혹이 알려진 초기 식당 전 사업자에게 요구해 금전을 제공한 적이 없다는 사실확인서를 공증받아 사건 은폐를 시도하고, 적반하장으로 교수협의회장과 노동조합 위원장에게 내용증명을 보내 명예훼손 단계로 가기 위한 수순을 밟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 금품수수 의혹에 대해 총장의 학교 전 구성원 공개 사과와 자진사퇴 ▲ 이사장과 이사회는 총장이 자진사퇴하지 않을 경우 수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총장의 직무정지 ▲ 수사기관에 대해서는 신속한 수사 마무리와 서초동빌리 구입 의혹 수사 등을 촉구했다.

 전 식당 사업자가 대학 총장에게 전달했다는 현금 출납부 목록
전 식당 사업자가 대학 총장에게 전달했다는 현금 출납부 목록최병렬

이와 관련 학지사모 이병도 회장은 수원지검 안양지청 앞 기자회견에서 전 식당 사업자가 대학 총장에게 전달했다는 현금 출납부 목록과 사건이 불거진후 총장이 전 사업자와 만나 사실 은폐를 유도했다는 주장이 담긴 '금품수수 의혹관련 사실 확인서'를 공개했다.

식당 전 사업자 이아무개씨가 작성해 성결대 교수협의회에 전달한 이 문건은 지난 6월 22일 작성한 것으로, 2005년 9월 1일부터 2009년 8월 25일까지 총 17 차례에 걸쳐 약 3400여 만 원의 현금 지출 내용이 일자, 금액, 목적, 전달 장소별로 상세히 기록돼 있다.

일부 내용을 보면 2007년 3월17일 총장의 미국방문에 앞서 평촌소방서앞에서 총장공관으로 이동하는 차량에서 500만 원을 전달하는 등 2008년 1월8일 200만 원(베트남, 일본/평촌소방서), 2008년 8월5일 200만 원(미국·프랑스·평촌소방서) 등 사례들이 나열돼 있다.

특히 식당 전 사업자가 사실 확인서에 쓴 금품수수 의혹이 불거진 후 총장이 사실을 은폐하려했다는 내용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충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사업자는 "총장을 방어하려 했으나 쌍방이 더 나쁜길로 진입할 게 부끄러워 사실을 말하게 됐다"며 경찰 수사팀에도 그 사실을 진술했음을 적시하고 있어 경찰 조사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성결대 교수협의회.노동조합과 학교와 지역사회를 사랑하는 모임 기자회견(수원지검 안양지청 앞)
성결대 교수협의회.노동조합과 학교와 지역사회를 사랑하는 모임 기자회견(수원지검 안양지청 앞)최병렬

학교측, "교수협 주장은 사실무근, 해교 행위... 법적 대응할 것"

한편 의혹의 당사자인 대학 총장의 입장을 확인하기 위해 대학교를 찾았으나 자리를 비운 상태로 학교 대변인임을 자처하는 교무처장과 만날 수 있었다.

교무처장은 학교측 입장을 묻는 질문에 "사실 부끄럽다. 사건의 본질은 전 식당 사업자의 불만으로부터 시작된 것인데 (총장 선출 과정의 내부적) 정치적 문제로 파장이 커진거다. 교수협 주장은 사실무근이다. 총장이 교수들 앞에서 (금품수수의혹에) '아니다'라고 얘기했는데 믿어야 한다. 대변인로서 '총장이 돈을 받지 않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오늘같이 (대학 교수협의회와 직원노동조합이) 밖에 나가서 하는 것은 선을 넘은 것이다. 학교를 해교하는 행위다.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다. 명예문제를 넘어 질서와 관련 포괄적으로 갈 수 있다. 조치를 어디까지 할 것인가는 검토해야 하지만 학교는 분명 법적 대응을 할 것이다"고 밝혔다.

학교측은 이번 사건이 불거진 지난 4월 이후 "음해성이며, 흠집내기다. 사실무근이다"고 주장하며 "특히 현 총장하고는 1원의 관계가 없다"고 전면 부인해왔다.

학교를 나서는 길에 만난 한 교수는 "학교가 이번 사태가 알려지는 걸 쉬쉬하고 있지만 학교 구성원 모두가 어느쪽이 잘못인가 인식하고 있어요. 이제 내년도 신입생 선발 준비에 들어가야 하는데 학교 명예가 추락하고 있으니 걱정입니다. 학교가 더 이상 망가지지 않도록 책임자들이 이제 결단을 내려야 하는데…"라며 힘없이 발걸음을 옮겼다.

성결대 교수협의회, 노동조합과 학교와 지역사회를 사랑하는 모임은 14일부터 총장의 출근저지에 나서는 등 성결대 총장 금품수수 의혹은 갈수록 파장이 커지고 있어 그동안 사건을 수사해온 경찰이 조속히 진위 여부를 밝혀야 한다는 목소리도 불거지고 있다.
#안양 #성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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