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 학생들 돕는 데는 서울·지방 따로 없어요

일본대지진 피해 조선학교 돕기 '몽당연필' 공연, 첫 지역투어 대구서 열려

등록 2011.07.16 15:20수정 2011.07.16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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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학교를 주제로 한 '우리나라'의 공연 모습. 몽당연필의 공연 주제가 된 '우리학교'를 노래패 우리나라가 불러주고 있는 모습. ⓒ 김용한

▲ 우리학교를 주제로 한 '우리나라'의 공연 모습. 몽당연필의 공연 주제가 된 '우리학교'를 노래패 우리나라가 불러주고 있는 모습. ⓒ 김용한

15일 경북대 대강당에서는 지난 3월 동일본 대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재일동포 및 조선학교를 돕기 기금마련을 위한 몽당연필 전국투어 대구콘서트가 열렸다.

 

몽당연필 콘서트는 줄곧 서울에서만 열려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21세기대구경북대학생연합, 4·9인혁열사계승사업회, 평화통일대구시민연대, 대구여성회, 대구참여연대 등 대구지역 36개 단체가 긴급 구성한 '몽당연필함께하는대구공연조직위원회'의 요청으로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대구에서 몽당연필 행사를 연 것이다.

 

이날 공연에서 몽당연필의 공동대표인 권해효(배우)가 사회를 보았고, 출연자로 나선 우리나라, 이한철, 안치환과 자유, 허클베리핀이 열정적인 무대로 불볕더위를 잠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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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학교의 아이들 영상그림. 조선학교 우리학교 학생들의 큰줄넘기 광경. ⓒ 김용한

▲ 우리학교의 아이들 영상그림. 조선학교 우리학교 학생들의 큰줄넘기 광경. ⓒ 김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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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출신의 가수 이한철씨의 모습. 대구출신의 가수 이한철씨가 열창하고 있는 모습. ⓒ 김용한

▲ 대구출신의 가수 이한철씨의 모습. 대구출신의 가수 이한철씨가 열창하고 있는 모습. ⓒ 김용한

공동대표 권해효는 재치 넘치는 입담을 선보임과 동시에 즉석에서 요청받은 강산에의 노래 <라구요>를 능숙한 기타 솜씨와 매력적인 목소리로 불러 관중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첫 무대의 주인공은 대구 출신 가수 이한철씨였다. <좋아요> <안아주세요> <모든 게 아름다워>로 훈훈한 분위기를 만들었고, 이어진 록밴드 허클베리핀의 무대에 대해서는 젊은 관객들의 열광적인 헤드스핀이 이어질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

 

이어 60여 년 동안 일본 학교로 등록되어 있으면서도 정작 우리에게는 외면받고 소외당했던 조선학교의 영상이 소개되었고, 영화 <우리학교>(감독 김명준, 몽당연필 집행위원장)의 오프닝 곡을 불렀던 노래패 우리나라는 <우리 학교는 우리 고향이다>라는 노래를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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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클베리핀 공연 모습 몽당연필 대구공연 허클베리핀 공연 모습 ⓒ 김용한

▲ 허클베리핀 공연 모습 몽당연필 대구공연 허클베리핀 공연 모습 ⓒ 김용한

마지막 무대는 우리에게 익숙한 가수 안치환과 자유가 장식했다. 그들의 히트곡인 <내가 만일> <광양에서> <아이들아, 이것이 우리학교란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등을 불렀다. 또 시대를 풍자한 곡 <이무기>를 부를 때는 젊은이들의 속어인 '헐'이 등장하기도 하고, '좋다', '잘한다'는 추임새로 관객과 함께 호흡했다.

 

이번 공연을 관람했던 한유정씨는 "조선학교의 존재에 대해 전혀 몰랐는데 이번 공연을 통해 새로운 것 알게 되었고, 배우 권해효씨의 자세한 설명으로 이들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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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보며 노래하고 있는 권해효 몽당연필의 공동대표인 권해효씨는 일본 속에 외면받는 우리학교에 동포애적인 차원에서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 김용한

▲ 사회보며 노래하고 있는 권해효 몽당연필의 공동대표인 권해효씨는 일본 속에 외면받는 우리학교에 동포애적인 차원에서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 김용한

 친구들과 함께 공연을 관람했던 중학생 최재혁군도 "일본에서도 많은 피해를 입었을 텐데 같은 민족이면서도 잘 몰랐던 것이 슬프기도 했고, (그런데도 용기 있게 다시 일어서는 모습이) 감동적이기도 했다"면서 "앞으로 우리학교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커서도 지속적으로 돕고 싶다"는 다짐도 남겼다.

 

학생들을 가르친다는 임용선씨도 "아이들과 함께 공연을 봤는데 가르치는 입장에서 이렇게 직접 와보니 많은 것을 배웠다"고 전하면서 "65년 동안 그대로 버텼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로 놀랍고, 우리말과 글을 지켜나가려는 모습과 교육의 본 모습을 해치려하지 않고 지켜나왔다는 것에 감동을 했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을 준비한 영화 <우리학교> 김명준 감독은 "직접 보지 않으면 무언가를 통해서 바라보게 된다. 60년 지나면서 왜곡된 시간으로 비춰질 경우가 많다"면서 "그 아이들과 눈을 마주치면서 이야기를 나누면 우리학교의 본 모습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몽당연필의 권해효 공동대표도 "규모나 크기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관객들과 얼마나 밀착할 수 있을까, 조선학교에 대해 관객들의 반응이 어떨까 궁금했는데 무사히 공연을 마쳐 즐겁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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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안치환 가수 안치환은 일본 속에 소외받고 외면받는 '조선학교'인 '우리학교'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 김용한

▲ 가수 안치환 가수 안치환은 일본 속에 소외받고 외면받는 '조선학교'인 '우리학교'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 김용한

조선학교에 대해 권 대표는 "조총련이라는 말에 부정적인 시각을 갖는 경우가 있을텐데 조선학교 학교 구성원의 60%가 대한민국 국적자다"라고 설명하면서 "이처럼 조선학교에 이념적인 잣대를 갖다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며, 현재 조선학교의 학생들은 동북아 평화시대에 북과 남과 일본을 이을 수 있는 훌륭한 아이들이다"고 강조했다.

 

'몽당연필함께하는대구공연조직위원회'의 총괄업무를 맡았던 김병하씨는 "재일동포인 조선학교 지원하는 단체가 단 한 곳 몽당연필만 있었는데, 이번 공연을 통해 재일동포를 생각하는 대구 시민들의 정서가 반영된 것에 놀랍다"고 전하면서 "누군가를 돕고 싶어도 남들 모르게만 하는 것이 우리나라 사람들이다. 이번 기회가 그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출발선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날 공연은 인터넷을 통해 세계로 동시 생중계됐다. 다음 몽당연필 지역투어 지역은 광주(10월)로 예정돼 있다.

 

몽당연필(www.mongdang.org)은 피해를 입은 조선학교 복구를 위한 기금마련과 재일동포들에게 지진과 해일, 원자력 방사능의 고통과 피해를 이겨낼 수 있도록 일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2011.07.16 15:20 ⓒ 2011 OhmyNews
#우리학교 #권해효 #몽당연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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