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후 3시 경 강남역 일대 모습. 물이 빠진 자리엔 토사가 남아있다.
이주영
지난 27일 오후 3시.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 일대엔 약간의 비만 내리고 있었다. 도로에 가득 찼던 물은 빠지고 갈색 빛 토사만 길 곳곳에 남았다. 몇몇 건물에서 굵은 호스를 통해 흙탕물을 인도로 흘려보냈다. 시민들은 짜증을 내며 까치발을 딛고, 흙탕물 사이를 헤쳐 나갔다.
침수 피해가 컸다는 삼성 본관 주변으로 향했다. 본관 앞 도로가 다른 길에 비해 지저분했다. 침수를 막으려 했던 흔적이 곳곳에 보인다. 삼성 본관 지하로 내려가 봤다. 어느새 정리가 됐는지 말끔했다.
강남역 지하상가와 연결된 통로로 나왔다. 상가 전체는 어두컴컴했다. 통로 조명등만 켜져 있다. 점포 대부분은 셔터로 굳게 닫혀있었다. 구역마다 한두 곳 정도 어두운 상태에서 장사를 했다. 이날 오전 8시께 이곳 지하상가 전체가 정전됐다. 이들 상가 출입문은 자동으로 작동되기 때문에 전기 공급이 필요하다. 전기가 끊어지기 전에 영업을 시작한 몇몇 점포만 가까스로 문을 열어 놓은 상태였다.
지하철 2호선 개찰구 쪽으로 가봤다. 굉장히 환했다. 개찰구 주변 편의점, 액세서리 전문점엔 멀쩡히 전기가 들어와 있었다. 편의점 주인은 "여기는 서울메트로에서 관리하는 구역이라 전기가 들어온다"고 말했다. 이곳과 지하상가 쪽과 관할하는 곳이 서로 다르다는 이야기다. 서울도시공사 쪽에서 관할하는 곳만 전기 공급이 중단됐다는 것.
강남역 지하상가, 정전돼서 영업 못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