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과일쥬스.
조을영
밖에서 마시는 생과일쥬스는 왜 그리 맛있을까요? 향도 맛도 두 배로 진하기 때문에 이걸 맛있게 먹으려면 꼭 길거리에서 사먹어야 한다고 여깁니다. 그것도 뜨거운 볕이 아스팔트 위를 마구 달구는 날, 헉헉거리며 쭈욱 쭈욱 빨아먹는 생과일쥬스가 목구멍으로 타고 내려가는 그 맛은 절대 잊을 수가 없습니다.
물론 일부 상술이 지나친 주인은 과일은 조금만 넣고 물을 잔뜩 넣은 쥬스를 내놓아서 완전 맹물 쥬스를 마시는 불상사를 겪게도 하죠. 오늘은 노점에서 과일도 두둑하니 샀으니 '집에 가서 갈아마시는게 경제적이겠군' 하곤 급히 돌아왔답니다. 길거리 토스트도 만드는 건 당연하죠.
길거리 토스트. 이 토스트는 기름 촉촉히 배어 부드러은 빵에 소스가 잘 어우러지는 게 관건이죠. 어린 시절에 어머니께가 해 주시던 토스트는 식빵 하나를 반으로 접어서 소스가 흘리지 않게 해주시던 것이었는데, 특히 식빵의 제일 처음과 끝부분인 일명 '뚜껑'은 다른 부분보다 훨씬 오목하고 깊어서 소스 흘릴 염려도 적었고, 훨씬 쫄깃하고 맛있었습니다. 그래서 형제들이랑 서로 '뚜껑'을 먹으려고 아웅다웅하던 기억이 나네요. 흔히 김밥 꼬투리 부분이 더 맛있는거랑 비슷하죠.
간식은 항상 집에서 만들어 먹이시던 어머니는 다진 야채를 섞은 달걀을 열심히 풀어 휘젓고,후라이팬 위에서 지글지글 소리 내어 구우셨습니다. 그리고 버터를 두른 팬에다 식빵을 노릇하게 굽고, 그 위에 달걀 지단을 얹고, 케첩을 듬뿍 뿌리고, 마지막으로 설탕을 솔솔 뿌려주셨습니다. 믹서에 간 생과일 쥬스를 곁들이는 건 당연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