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의 남자>도 결방 걱정?...배우들은 떨고 있다

[주장] 교통사고 당해도 하루만에 촬영 복귀... 원인은 생방송 수준의 촬영

등록 2011.08.07 13:51수정 2012.01.12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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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KBS 2TV <공주의 남자>에 출연하고 있는 배우 홍수현. 겉으로는 싸늘하지만 속은 여린 경혜공주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는 홍수현은 지난 4일 교통사고로 갈비뼈 골절 부상을 입었다.

KBS 2TV <공주의 남자>에 출연하고 있는 배우 홍수현. 겉으로는 싸늘하지만 속은 여린 경혜공주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는 홍수현은 지난 4일 교통사고로 갈비뼈 골절 부상을 입었다. ⓒ KBS


벌써 세 번째, 이번엔 홍수현이었다.

KBS 수목드라마 <공주의 남자>에서 경혜공주 역을 맡아 열연 중인 탤런트 홍수현이 교통사고를 당했다. 홍수현은 지난 4일 새벽 4시경 <공주의 남자> 지방 촬영을 마치고 서울로 올라오던 중 서울 톨게이트 입구에서 선행사고 때문에 멈춰있던 차량을 확인하지 못해 교통사고를 당했다. 이번 사건으로 그녀는 갈비뼈가 골절되는 중상을 입었고, 운전을 한 매니저는 팔에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사고는 더 있었다. SBS 월화드라마 <무사 백동수>에 여운역으로 출연 중인 유승호는 지난 7월 29일 오전 드라마 촬영을 위해 세트가 있는 경상북도 문경으로 가던 중 안동 부근 고속도로에서 차량이 빗길에 미끄러지는 교통사고를 당했다. 차량이 대파될 만큼 큰 사고였고, 유승호는 얼굴 부분이 골절되는 중상을 입었다.

MBC 수목드라마 <넌 내게 반했어>에 출연 중인 박신혜 역시 교통사고를 겪었다. 박신혜는 지난 7월 18일 오후 11시경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부근 외곽순환도로 나들목에서 차량이 가드레일을 들이받는 교통사고를 당했다. 당초 부상 정도가 심하지 않아 사고 다음날 드라마 촬영장에 복귀했으나 박신혜가 근육통을 호소,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다.

잦은 교통사고의 원인은 생방송 수준의 촬영 때문

드라마에 출연 중인 배우들의 교통사고 소식이 연일 끊이지 않고 있다. 앞에서는 세 번째라고 썼으나 그건 최근의 사고만을 따졌을 때의 숫자에 불과하다. 지난 5월에는 MBC 주말드라마 <내 마음이 들리니>에 출연 중이었던 김재원이 교통사고를 당한 후 사고 후유증으로 목 디스크 판정을 받았다. 김재원은 치료를 위해 드라마 종영 후 활동을 잠정 중단했다. 이 밖에도 적지 않은 배우들이 교통사고를 겪었다.

왜 드라마에 출연 중인 배우들은 자주 교통사고를 당할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빠듯한 드라마 촬영 스케쥴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제는 별로 새삼스럽지도 않은  거의 '생방송'에 준하는 촬영 때문에 배우들은 늘 시간에 쫓기고, 그러다 보니 조금이라도 시간을 아끼기 위해 매니저들은 이동 간 무리한 운전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사극의 경우는 세트가 지방에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배우들의 이동거리는 더욱 늘어난다. <공주의 남자>와 <무사 백동수>의 지방 촬영지는 각각 경상북도 영주와 안동, 문경이다. 그러나 이곳에서만 촬영하는 것도 아니어서, 배우들은 빠듯한 촬영 스케쥴 속에 분초를 다퉈가며 서울과 지방을 오고간다. 홍수현은 지방 촬영을 마치고 올라오는 길에, 유승호는 지방 촬영을 하러 가는 길에 교통사고를 당했다.

게다가 이번에는 비까지 보탰다. 7월 한 달 동안 쉴 틈 없이 폭우가 쏟아진 까닭에 드라마 촬영은 전에 없이 어려워졌고, 특히 야외촬영이 대부분인 사극의 경우에는 아예 촬영을 못하는 날도 많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촬영 스케쥴은 더욱 빠듯해지고, 배우들은 시간에 더 쪼들리게 됐다. 드라마의 주연배우 3명이 한 달 사이 연달아 교통사고를 당한 데는 이런 배경이 있다는 것을 무시못한다.


결방 걱정에 무리하게 촬영을 재개하는 배우들

교통사고를 당하면 응당 적절한 치료를 받고 부상에서 회복될 때까지 휴식을 취하는 게 당연한 일일 테지만 배우들에겐 그런 당연한 일조차 사치가 된다. 단 하루라도 촬영을 하지 못하면 드라마가 제때 방송되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광대뼈에 골절상을 입은 유승호는 사고 다음날 촬영장에 복귀했다. 병원 측으로부터 빠른 회복을 위해 수술을 권유받았으나 유승호는 수술 대신 촬영 복귀를 선택했다. 지난 4일 교통사고를 당한 홍수현은 7일 촬영장에 복귀할 예정이다. 박신혜 역시 사고 후유증으로 입원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드라마 스케쥴 때문에 여의치 않아 촬영장에 물리치료사를 대동한 채 촬영을 소화하고 있다.

이처럼 제때 필요한 치료를 받지 못한 피해는 고스란히 배우에게 돌아간다. 지난 5월 교통사고를 당한 김재원은 드라마 <내 마음이 들리니>의 빡빡한 촬영 일정 탓에 사고 이후 병원에서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했고, 그 결과 상태가 더 악화돼 결국 현재는 활동을 잠정 중단하고 치료에 매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배우들은 기를 쓰고 촬영장에 복귀한다. 그 이유는 앞에서도 말했다시피 드라마 촬영이 생방송을 방불케 할 정도로 급박하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당일 나갈 방송을 당일 오후까지 찍는 이 웃지 못 할 상황 속에서, 그것도 주연배우가 촬영을 할 수 없게 되는 상황은 때때로 결방이라는 끔찍한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지난 7월 21일 <넌 내게 반했어>는 예정돼 있던 8회 방송을 내보내지 못하고 대신 1회부터 7회까지의 내용을 하이라이트로 엮은 스페셜 방송을 방영했다. 이유는 말할 것도 없이 박신혜의 교통사고 때문이었다. 박신혜가 사고를 당한 날은 7월 18일, 방송일은 21일. 결국 방송 사흘 전까지도 촬영을 마치지 못해 드라마 방송 도중 급조한 스페셜 방송을 내보내야 할 정도로 '생방송' 촬영이었다는 것이다.

배우·시청자 모두에게 피해를 입히는 무리한 촬영

MBC <황금어장> '무릎팍도사'에 출연한 공효진은 화제를 모았던 드라마 <최고의 사랑>의 촬영 에피소드를 이것저것 얘기했다. 그런데 그 에피소드란 게 대부분 생방송 수준의 촬영 때문에 일어난 것들이었다. 하루에 1시간밖에 자지 못하고, 마지막 회 방송 당일 오후 1시까지 촬영을 했으며, 촬영을 마친 뒤에는 행여 제작진이 재촬영을 하자고 부를까봐 휴대폰을 꺼놨다는 이야기들이, 재밌게만 들리지 않았다.

드라마 결방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시청자의 몫이 된다. 높은 인기를 구가한 드라마의 종영 후 시청자의 아쉬움과 여운을 달래기 위해 제작되던 스페셜 방송이 언제부턴가 촬영 지연으로 인한 결방을 '땜빵'하는 신세로 전락했는지···. 드라마를 기다리던 시청자들은 꼼짝없이 그것들을 지켜봐야 한다. 성의 있는 설명이나 사과는 기대할 수도 없다. 사고가 났다는 소식을 접하면 알아서 짐작할 뿐이다.

배우는 부상을 제때 치료하지 못해 사고 후유증에 시달리고, 시청자는 울며 겨자먹기로 땜빵 방송을 지켜봐야 한다. 안드로메다로 날아간 드라마의 완성도는 덤이다. 대체 언제까지 생방송 수준의 무리한 촬영이 계속되어야 할까.
#홍수현 #유승호 #박신혜 #생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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