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500만 원... 얼마나 더 죽어야 하나"

[현장] 청계광장서 열린 '8·15 등록금 해방의 날'... 정동영 뺨 맞을 뻔

등록 2011.08.15 20:09수정 2011.08.15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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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복 66주년을 맞은 15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 인근에서 열린 '등록금 해방의 날' 집회에 박자은 한대련 의장(숙명여대 총학생회장)과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 정동영 민주당 의원 등이 참여해 이명박 대통령이 약속했던 '반값등록금'의 조속한 실현을 촉구하고 있다.
광복 66주년을 맞은 15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 인근에서 열린 '등록금 해방의 날' 집회에 박자은 한대련 의장(숙명여대 총학생회장)과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 정동영 민주당 의원 등이 참여해 이명박 대통령이 약속했던 '반값등록금'의 조속한 실현을 촉구하고 있다. 남소연
광복 66주년을 맞은 15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 인근에서 열린 '등록금 해방의 날' 집회에 박자은 한대련 의장(숙명여대 총학생회장)과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 정동영 민주당 의원 등이 참여해 이명박 대통령이 약속했던 '반값등록금'의 조속한 실현을 촉구하고 있다. ⓒ 남소연

"얼마나 많은 대학생, 학부모들이 죽어야 제대로 된 대책 나올 것인가?"

 

15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 인근 태평로 서울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열린 '8·15 등록금 해방의 날'에 참석한 대학생·학부모들의 말이다. 이날 대형마트에서 등록금 마련을 위해 냉동설비 수리 아르바이트를 하다 질식해 숨진 대학생 황승원씨의 장례가 치러졌다. 집회에 참가한 500여 명의 대학생·학부모들은 "대학생을 살려내라"고 외쳤다.

 

이날 일부 보수 단체 회원들은 집회를 방해하기도 했다. 한 중년 여성이 연단 아래에 앉아있던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에게 달려들었다. 그가 "빨갱이!"라고 외치며 정 최고위원의 뺨을 때리려 했고, 집회 참가자들이 황급히 막아섰다. 이 여성은 집회 참가자들과 잠시 실랑이를 벌인 뒤 모습을 감췄다.

 

"500만 원 찍힌 2학기 등록금 고지서.... "

 

정 최고위원은 "괜찮다"며 이후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안진걸 참여연대 민생희망 팀장은 "집회 때마다 정치인들에게 위협을 가하는 여성으로 유명하다"며 "하지만 경찰은 집회에 참석한 국회의원에 대한 경호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집회에서는 지난 12일 오후 국회 기습 시위로 연행된 후 14일 풀려난 대학생 75명이 참석해 큰 박수를 받았다. 박자은 한국대학생연합 의장은 "등록금 때문에 너무나 억울해 분노한 심정으로 국회에서 기습 시위를 했다"고 말했다.

 

박 의장은 "많은 대학생이 500만 원이 찍힌 2학기 등록금 고지서를 받았다"며 "다음 학기에는 학우들과 후배들이 반값 등록금 고지서를 받을 수 있도록 처음 등록금 투쟁을 했던 지난 6월의 초심을 가지고 2학기 투쟁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광복 66주년을 맞아 15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 인근에서 열린 '등록금 해방의 날' 집회에서 대학생들이 이명박 대통령이 당초 약속했던 '반값등록금'의 실현을 외치고 있다.
광복 66주년을 맞아 15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 인근에서 열린 '등록금 해방의 날' 집회에서 대학생들이 이명박 대통령이 당초 약속했던 '반값등록금'의 실현을 외치고 있다.남소연
광복 66주년을 맞아 15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 인근에서 열린 '등록금 해방의 날' 집회에서 대학생들이 이명박 대통령이 당초 약속했던 '반값등록금'의 실현을 외치고 있다. ⓒ 남소연

정동영 최고위원은 "이명박 대통령이 오늘 광복절 경축사에서 '탐욕경영에서 윤리경영으로, 자본의 자유에서 자본의 책임으로, 부익부 빈익빈에서 상생 번영으로 진화하는 시장 경제의 모델이 요구되고 있다'고 말했다"며 "아름다운 말이지만, 진정성을 보여주려면 반값 등록금에 대한 기존 입장을 바꿔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8월 국회에서 반값 등록금 의제를 가장 우선으로 다루겠다"며 "2012년 총선에서 승리하면 반값 등록금을 위한 예산과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다, 함께 싸워서 이겨나가자"고 말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결의문을 통해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6월 2014년까지 명목등록금 30%를 인하하겠다고 발표한 뒤 7월에는 당정협의를 통해 백지화하는 황당한 작태를 연출하고 있다"며 "미친 등록금 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 여당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한 "정부 여당이 제대로 된 등록금 대책을 끝내 포기한다면, 야당과 시민사회단체의 강력한 투쟁, 거대한 저항, 총선에서 심판 받을 것"이라며 "국회에서 고등교육에 대한 획기적 지원을 통해 반값 등록금을 신속히 구현하는 것이 국민을 살리고 교육을 발전시키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같은 시각 보수단체의 집회가 인근에서 열렸지만, 진보-보수단체 간에 충돌은 빚어지지 않았다.

 

이날 오후 2시 서울광장에서는 보수단체 라이트코리아 주최로 '종북세력 척결 및 교육 바로 세우기 8·15 국민대회'가 열렸다. 보수단체 회원 2000여 명이 참가한 이날 대회에서 이상훈 애국단체총협의회 상임의장은 "이명박 정부가 좌파세력 척결을 미적거리는 동안, <민족21> 사건에서 보듯 간첩들이 대거 남한으로 내려왔다"며 "종북 좌파 세력을 척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2011.08.15 20:09ⓒ 2011 OhmyNews
#반값 등록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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