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16일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 손학규 민주당 대표 등 유력 정치인을 주요 그룹별로 할당해 조직적인 로비를 벌이자는 계획을 담아 논란이 됐던 '전경련(전국경제인연합회) 로비 문건' 문제를 다시 끄집어냈다.
황 원내대표는 "(로비) 문건에 대해 전경련은 실무자 구상 수준이었다고 해명했는데 다시 전경련이 깊숙하게 준비한 게 아니냐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며 "전경련은 분명한 사실과 경위를 국회에 제출해 이 부분에 대한 국민적 의혹을 말끔히 해소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그의 이같은 언급은 지난 5일 이 문건을 처음 보도했던 <매일경제>가 이날 자에 "'유력 정치인 로비' 전경련 임원 주도"라고 추가 보도한 데 따른 것이다.
<매일경제>는 "이 문건은 지난달 중순 전경련 고위 임원 중 한 명인 엄치성 사회본부장(상무보)이 주재한 주요 그룹 임원회의 때 배포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 회의에 참석했던 대기업 한 임원은 '이날 회의에 이승철 전무도 배석한 것으로 기억한다"며 "이 전무가 해당 문건의 존재를 모르고 있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문건이 처음 보도됐을 때 "해당 문건은 실무진의 아이디어 차원에서 나온 것으로 정병철 상근부회장이나 이승철 전무에게는 보고조차 되지 않았다"는 전경련 해명이 거짓이라는 반박이다.
국회의원 항의방문·민주당사 침묵시위 추진도
<매일경제>는 이와 함께 지난 달 중순 전경련에서 열린 한 회의에서 각 그룹 임원에게 돌렸다는 '투자, 고용, 감세, 양극화 관련 향후 홍보계획' 문건을 근거로 "정치인에 대한 로비가 '음지'에서의 활동이었다면 '양지'에서 본격적으로 대기업 입장을 홍보하자는 전략도 함께 논의했다"며 "언론 홍보는 물론 회계학회장과 재무학회장 등 전문가를 동원하고,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실에 협조를 요청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문건에 따르면 전경련은 반대기업 입법을 추진하는 국회의원 항의방문, 민주당사에서 침묵시위, 양극화 5적 발표 추진 등의 홍보계획을 제안했으나 회원사들의 반대로 실행에 옮기지 못했으며, 양극화 주범으로 '참여정부'를 적시하기도 했다.
집권여당의 원내사령탑인 황우여 원내대표가 잊혀가던 이 문제를 직접 거론하면서 해명을 촉구했다는 점에서 전경련 측에게는 상당한 압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경련은 국회 지식경제위원회(위원장 김영환)가 17일 '기업의 사회적 책임'란 주제로 개최하는 공청회에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영자총협회, 중소기업중앙회와 함께 참석할 예정이어서, 이 자리에서도 이 문제가 논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2011.08.16 11:20 | ⓒ 2011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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