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지고 부셔졌지만 나 이래봬도 보물이야

보물 제1113호 내원사 삼층석탑을 만나다

등록 2011.08.19 14:00수정 2011.08.1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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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삼층석탑 내원사 경내에 자리한 보물 제1113호 삼층석탑

삼층석탑 내원사 경내에 자리한 보물 제1113호 삼층석탑 ⓒ 하주성

▲ 삼층석탑 내원사 경내에 자리한 보물 제1113호 삼층석탑 ⓒ 하주성

 

경남 산청군 삼장면 대포리 538에 소재한 내원사. '지리산 내원사'라고 부르는 이 절은 양편으로 물이 흐르는 계곡 가운데에 자리를 잡고 있다. 여름철 계곡에 물이라도 불어나면, 암반으로 된 계곡 바닥을 흐르는 물소리가 시원한 곳이다. 가끔은 천둥이 치듯 굴러 떨어지는 물소리에 막힌 가슴이 확 트이기도 하고.

 

지난 8월 13일 찾아간 내원사. 내원사로 들어가는 다리가 붕괴되어 있고, 아름답던 계곡은 여기저기 파여 나갔다. 내원사로 들어가는 마을의 길도 한편이 뭉툭 잘려나간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지난번 집중호우 때 지리산 일대에 많은 비가 내렸다고 하더니, 그 때 수마가 할퀴고 간 자국을 남겼는가 보다.

 

a 전경 내원사 전경. 지난 8월 13일 빗속에서 찾아간 내원사의 모습이다.

전경 내원사 전경. 지난 8월 13일 빗속에서 찾아간 내원사의 모습이다. ⓒ 하주성

▲ 전경 내원사 전경. 지난 8월 13일 빗속에서 찾아간 내원사의 모습이다. ⓒ 하주성

 

빗속에 찾아간 내원사, 삼층석탑을 보다

 

내원사에 도착 했을 때는 또 많은 비가 내리고 있었다. 하루 종일 오락가락 하는 비 때문에 제대로 답사를 할 수가 없다. 경내로 들어서면 시원한 마당과 산 밑으로 나란히 선 전각들이 보인다. 내원사의 대웅전을 바라보면, 대웅전 앞에 역간 비켜 서 있는 삼층석탑이 있다.  2단의 기단위에 3층의 탑신을 쌓아 올린, 전형적인 신라 탑의 모습이다.

 

내원사 삼층석탑은 2단의 기단과 3층의 탑신, 그리고 정상부에 상륜을 장식한 신라시대 일반형 석탑이며 높이는 4.8m이다. 이 석탑의 북쪽에는 옛 법당지가 있고, 주변에 석등부재와 석탑의 상륜부재, 각종 조각석의 파편 등이 놓여 있는 것으로 보아, 본래는 남향한 1탑 가람으로 현재 탑의 위치는 예전 그대로의 원 위치임을 알 수 있다.

 

a 몸돌 삼층으로 된 석탑의 몸돌과 옥개석. 상륜부는 사라져버렸다.

몸돌 삼층으로 된 석탑의 몸돌과 옥개석. 상륜부는 사라져버렸다. ⓒ 하주성

▲ 몸돌 삼층으로 된 석탑의 몸돌과 옥개석. 상륜부는 사라져버렸다. ⓒ 하주성

a 기단 상층기단은 심하게 훼손이 되었다. 도굴꾼 들에 의해 훼손이 되었다고 한다

기단 상층기단은 심하게 훼손이 되었다. 도굴꾼 들에 의해 훼손이 되었다고 한다 ⓒ 하주성

▲ 기단 상층기단은 심하게 훼손이 되었다. 도굴꾼 들에 의해 훼손이 되었다고 한다 ⓒ 하주성

a 하층기단 하층기단에는 두개의 양 우주와 두개의 탱주가 모각되어 있다

하층기단 하층기단에는 두개의 양 우주와 두개의 탱주가 모각되어 있다 ⓒ 하주성

▲ 하층기단 하층기단에는 두개의 양 우주와 두개의 탱주가 모각되어 있다 ⓒ 하주성

 

여기저기 손상이 된 삼층석탑, 그래도 당당함을 잃지 않아

 

내원사 삼층석탑은 보물 제1113호로 지정이 되어있다. 그러나 이 탑을 처음 보는 사람들은 조금은 의아해 할 것 같다. 기단과 탑신의 몸돌에서 기둥 모양을 본떠 새긴 것이 뚜렷하게 보이지만, 불에 타서 심하게 손상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어떻게 이렇게 심하게 훼손이 된 석탑이 보물로 지정이 되었을까 하고.

 

그러나 문화재를 지정할 때 조성 시기나 그 형태 등을 보아, 연대가 정확한 것은 그만한 가치를 인정받는다고 한다. 이 내원사 삼층석탑은 신라 무열왕 때인 657년에 처음 세워진 것으로, 1950년대에 도굴꾼들에 의해 파괴가 되었다. 그 후 부수어진 탑을 1961년에 내원사에서 현재의 모습으로 복원을 한 것이다.

 

석탑은 지대석과 하층기단 면석은 같은 돌 4매로 구성되었는데, 하층 기단 각 면에는 두개의 우주와 두개의 탱주가 모각되어 있다. 탑신부에는 탑신과 옥개석이 각각 한 개의 돌로 조성이 되었으며, 지붕돌인 옥개석의 층급받침은 4단씩이다.

 

a 석물 삼층석탑 주변에는 각종 석물들이 놓여있다

석물 삼층석탑 주변에는 각종 석물들이 놓여있다 ⓒ 하주성

▲ 석물 삼층석탑 주변에는 각종 석물들이 놓여있다 ⓒ 하주성

a 동자상 동자상 하나가 쓰러져 있다. 많은 비에 견디지 못한 것일까?

동자상 동자상 하나가 쓰러져 있다. 많은 비에 견디지 못한 것일까? ⓒ 하주성

▲ 동자상 동자상 하나가 쓰러져 있다. 많은 비에 견디지 못한 것일까? ⓒ 하주성

 

옥개석 상면에는 2단의 받침으로 그 위층의 몸돌을 받고 있는 점과, 특히 기단부의 구성 및 양식 수법으로 보아 통일신라 하대의 석탑의 원형을 살필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비록 깨지고 많은 훼손이 되기는 했지만, 당당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내원사 삼층석탑. 석탑을 돌아보고 있노라니 비가 더욱 거세게 쏟아진다. 그 빗속에 견디기가 어려웠는지, 작은 동자상 하나가 엎드려 있다. 비를 맞으며 돌아 본 내원사 삼층석탑. 그 당당한 모습에서 신라인의 자태를 떠올려본다. 그 안에 삼국을 통일한 기개가 서려있는 듯하다.

 

a 삼층석탑 깨지고 훼손이 되었지만 당당함을 잃지 않고 있는 석탑. 통일신라 시기의 전형적인 신라석탑의 형태이다

삼층석탑 깨지고 훼손이 되었지만 당당함을 잃지 않고 있는 석탑. 통일신라 시기의 전형적인 신라석탑의 형태이다 ⓒ 하주성

▲ 삼층석탑 깨지고 훼손이 되었지만 당당함을 잃지 않고 있는 석탑. 통일신라 시기의 전형적인 신라석탑의 형태이다 ⓒ 하주성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티스토리 '바람이 머무는 곳' 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내원사 삼층석탑 #지리산 내원사 #보물 제1113호 #통일신라 #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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