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급식은 건강형평성 증진을 위한 도구가 되어야

등록 2011.08.22 10:15수정 2011.08.22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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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행복한 대한민국', '부잣집 아이나 가난한 집 아이 차별없는 학교 급식'은 어느 특정 정당의 구호가 아닌 국가적 비전이 되어야 한다. 행복한 아동․청소년으로 자라나게 하려면 양질의 음식을 알맞게 먹여 비만을 줄이고 영양 결핍을 막아야 한다. 아이들 비만의 원인 분석과 영양결핍 여부 건강진단 등은 학교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다.

독일 막시밀리안 대학의 폰 크리스 박사 연구팀은 독일의 어린이 6천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임신 중 흡연에 노출된 아이는 그렇지 않은 아이에 비해서 비만이나 과체중이 될 가능성이 2배나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니코틴이 뇌의 식욕조절기능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아이들이 비만을 일으키는 것으로 추정된다.

여자 어린이의 초경 연령은 비만 어린이의 경우 11살~12살에 시작해 정상 체중 어린이 보다 1년 정도 빠른데 그 이유는 체지방에 있는 지방세포에서 분비되는 물질들이 성호르몬 분비를 자극시키기 때문이다. 성호르몬이 분비되면 성장판이 빨리 닫히게 되어 키 성장이 일찍 멈추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여아는 초경을 시작한 뒤 2년여 동안 5~7cm 정도 밖에 더 자라지 않게 되므로 아이의 키가 정상적으로 자라길 바란다면 음식 조절과 운동을 통한 체중조절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비만도 성장과 출산에 나쁘지만 무리한 다이어트도 출산 잠재성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매우 위험하다. 청소년기 여아들의 날씬해지려는 욕망은 정상체중뿐 아니라 저체중 여아까지 다이어트에 가세해 먹는 것을 두려워하고 먹으면 살찔 것 같아 일부러 토하는 거식증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청년 여성이나 여아의 미래 출산가능성에 돌이킬 수 없는 악영향을 미친다. 또한 임신중인 경우에도 산모의 무리한 다이어트는 2세에게 당뇨병 유발 등 치명적 영향을 줄 수 있다.

다음은 사춘기 여아의 영양상태가 장래 임신에 미치는 영향을 다룬 글이다. 사춘기의 영양공급이 일생을 통해서 매우 중요한데도 불구하고 사춘기 여아의 영양 상태에 대한 정보는 거 없다. 인도 Goldhunga의 254명의 미혼, 기혼의 12-19세 여성을 대상으로 사춘기 영양상태와 임신시 태아에 대한 영향을 조사하였다. 사춘기 여아에게 적합한 영양공급은 자신의 삶뿐만 아니라 2세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데 필요하다.

위 도표는 사춘기 청소년의 성장과 2세와의 연관성을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성장기 여아가 사춘기 때 임신을 하게 되면 성장이 멈추고 저체중아를 낳게 된다. 저체중 신생아는 성장 실패로 키가 작고 몸무게가 적게 나가는 키 작은 여성이 되고 이 키 작은 여성이 또 저체중아를 낳는 사이클이 반복된다. 이것은 청소년의 성교육시 미혼모나 미혼부 예방 교육에 필요하다.

학교는 단순히 점심을 제공하는 급식차원이 아니라 학생건강증진종합대책과 먹거리 안전종합대책을 실효성 있게 추진해야 하며, 개별 영양, 신체활동과 금연 및 절주 등의 건강증진사업이 포함된 포괄적 건강증진 프로그램을 활용한 아동ㆍ청소년 건강증진사업의 패러다임 변화가 필요하다.


또한 사회ㆍ경제적 요인이 아동ㆍ청소년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므로 저소득층 특히, 한부모 가족 및 조손가족의 아동ㆍ청소년에 대한 결식아동지원사업과 드림스타트사업 등에 건강과 영양적 측면의 정책을 강화하여 체계적으로 추진함으로써 아동ㆍ청소년의 건강형평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2005년 아동 7~12세와 청소년 13~19세를 대상으로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 영양섭취 부족 아동 청소년의 비율이 각각 17.8%, 15.0%로 영양섭취가 낮은 아동 청소년의 비율이 다른 연령층에 비하여 높았다. 칼슘, 철의 섭취량 부족이 매우 높으며, 리보플라빈, 비타민 A의 섭취량도 부족한 아동 청소년들도 많았다.

한국인영양섭취기준(KDRIs)에 비하여 7~12세 어린이의 16.9%, 13~19세의 21.8%는 지방섭취가 과잉이고 나트륨도 권장량의 2배 이상 섭취하여 나트륨 과잉섭취 어린이가 많았고, 에너지와 지방을 과잉 섭취하는 어린이도 많아 아동의 영양불균형이 문제가 되었다.
우리나라도 미국처럼 저나트륨식단운동(Low Sodium Diet)을 하여 어린이 고혈압, 당뇨 등
질환을 예방하여야 한다.

앞으로 이 자료를 통해 가정에서 아이들의 식단을 짤 때 유의할 점을 학부모에게 알려주고 학교에서 메뉴를 짤 때 전체적으로 아동의 결핍 영양소가 무엇인지 면밀히 분석하여 메뉴를 만들어 학교 급식이 아동의 전체적 영양 균형을 맞추는 쪽으로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2011년 7월 보건복지부가 밝힌 급식지원 아동 추이에 따르면 실제 기초생활 수급자와 차상위계층, 조손가정 아이들이 많이 찾는 지역아동센터 이용 아동 10명 중 1명은 급식비 지원을 받지 못한다고 한다. 지역아동센터를 찾는 10만233명 가운데 급식지원을 받는 아이들은 학기 중 7만1779명(80.1%), 방학 중 8만1197명(86.7%)으로 아동복지법에 따라 운영되는 지역아동센터조차 급식지원이 100%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2011년 7월 17일 현재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이하 전지협)는 금년 1학기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급식지원을 받은 저소득층 초·중·고생은 91만명, 여름방학중 보건복지부와 지자체의 급식지원 아동은 48만명에 불과해 점심을 못 먹는 저소득층 아이들이 43만명이 넘는다고 밝혔다.

이와 같이 교육과학기술부와 보건복지부로 예산이 다르게 편성되어 방학 중 급식 지원이 안되는 경우 있는 경우 아동급식을 최우선 예산으로 배정하여 지방자치단체 예산부족으로 굶는 아동이 없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교육부, 학교, 보건관련 부처와 관계기관의 실효성 있는 파너트쉽 구축과 함께, 중복 지원을 막고, 기존 사업을 활용한 정보와 자원의 확보와 사업의 지속성을 위한 지역사회참여와 모니터링을 포함한 아동 청소년 건강증진 관리체계의 재정립이 필요하다.

학교 무상급식문제도 교육청이 중심이 되어 먼저 전체 학생의 급식 예산을 산정하고 그 다음은 예산을 마련하기 위해 시 보조금과 교육청 자체 예산을 검토하여 무상급식 대상 학년을 결정한 다음 모자라는 예산은 개별 학교에서 지원하도록 한다.

정부 예산으로 무상급식을 감당하기에는 당장 어려움이 따르는 지자체에서는 개별학교 지원이 필요한 부분에는 학부모의 참여를 유도하고 이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여야 한다. 의료보험 납부액을 기준으로 소득 차등하여 학부형들로 하여금 급식비를 내게 하여 학교별로 급식기금을 만들고 기금운용은 학교 운영위원회가 결정하도록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그리고 식자재도 아이들이 교내 채소밭에서 생산하거나 핀란드처럼 아이들로 하여금 돌아가면서 장을 보러 나가도록 하는 것도 산 교육이 된다. 1학교-1농촌 연대를 통해 봄 가을교대로 농부 체험을 하도록 하고 그곳에서 생산한 곡식으로 배식을 하도록 한다면 농사의 소중함도 익히고 농사체험을 통해 가정에서 채소를 길러 먹을 수 있는 녹색살이 교육이 저절로 된다.

어린이가 행복하기 위해서는 어릴 때부터 노동의 즐거움을 가르쳐야 한다. 아무리 어리더라도 손을 통한 교육을 강화하여 학교 텃밭 가꾸기, 집안 베란다 농작물이나 화초에 물주고 가꾸기, 요리와 바느질 배우기 등 손을 통한 교육이 인간의 창의성을 높이고 행복지수를 높여 준다.

급식은 그 자체가 교육의 장이 되어야 한다. 솔라 키친(태양열이용 조리기구)을 만들어 옥상에 태양열 반사경을 둔 학교에서 식사를 준비하는 아이들은 환경 친화적 신재생에너지가 무엇인지 알게 된다. 태양열 조리기구로 음식을 만들면 가스레인지로 조리할 때 나오는 유해 가스로부터 조리사와 아이들을 보호할 수 있다.  그냥 주는 밥을 먹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메뉴와 레시피까지 정하도록 한다.

음식 쓰레기와 음식 만드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는 한접시(0ne-dish meals) 운동이 필요하다. 볶음밥, 카레밥, 비빔밥, 삼계탕, 샌드위치처럼 하나의 음식에 여러 가지 식재료가 들어가서 비타민 등 영양 결핍을 막아주는 메뉴 개발을 교사의 지도하에 아이들이 개발하여 시식해 보는 즐거움을 가지도록 하고 아이들로부터 주당 제일 맛있게 먹은 요리를 모니터링하고 개선할 점을 적어 보게 한다.

현재와 같이 여러 가지 반찬을 만드는 요리가 아니고 아이들로 하여금 요리 메뉴를 한 접시(0ne-dish meals)로 하게 하면 면 밥과 여러 종류의 반찬이 따로 나오는 밥상으로 인한 음식 쓰레기를 줄일 수 있다. 조리 시간도 적게 들고 김치 외에는 딴 반찬이 필요 없으므로 음식 쓰레기도 줄이고 인건비, 식자재비가 줄어 급식비가 적게 든다.  지방 과잉 어린이를 위해 우유는 선택해서 먹게 하고 원하는 아이에게는 무상으로 제공한다. 급식은 주로 채식 위주로 하되 영양 결핍을 막기 위해 다양한 채소를 넣어 만든 요리를 개발한다. 

또한 남는 음식은 커뮤니티 키친(지역내 무상급식 배식소)에 공급하거나, 식혜, 누룽지 등을 만들어 간식으로 쓰게 하고 학교 누룽지 시식 코너, 식혜 시식 코너 등을 마련해 음식 재활용 강좌를 연다. 음식 쓰레기 퇴비화 교실을 만들어 아이들이 퇴비를 만들어 보게 하고 이것을 학교 텃밭에 사용하는 등 도시 농부 체험교실을 연다.

학교 교육은 지식 학습과 더불어 생활 교육과 인성교육이 병행되어야 한다.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채소 한 포기 못 키우고 , 옷 한 가지 만들고 수선해 보지 않고, 요리 한 번 해 보지 않고, 테이블 하나 만들어 보지 않고 졸업한다면 교육은 더 이상 생활 교육의 장이 아니다.

학교 급식은 일반 급식과 달리 교육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교육 문제를 지나치게 정치 쟁점화 시키지 않는 것이 참다운 교육이다. 급식 문제가 교육문제가 아닌 정치쟁점으로 비화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서울시의 무상급식 관련 교육감과의 정책 갈등으로 인한 손실(182억)은 전적으로 시민 부담이 되고 있다.

무상급식은 현재 방학중 아이들의 급식비 지원 등 재정 어려움도 감안하여 지속가능한 정책을 입안해야 한다. 교육감의 공약과 시장의 정책이 충돌한다면 현재와 같이 교육감 선거와 시장 선거를 따로 할 것이 아니라 차제에 시장이 러닝메이트로 교육감을 지명하여 시장과 동시에 선거를 치르도록 공직선거법을 개정하는 것도 정치적 갈등을 줄이는 방안이 될 것이다.

서울시 교육감이 서울시로부터 전면 무상급식 실시를 위해 695억원의 예산을 매년 지원받아야  하기 때문에 무상급식 전체 예산을 교육청이 모두 책임질 수 없는 구조라면 교육감도 시장의 정책노선을 존중하면서 협력하고 타협하는 정치력이 필요한 것이다. 만약 교육감의 무상 급식 정책이 시민들로부터 호응을 받는다면 다음 시장 선거에 나오는 사람은 전면 무상 급식안을 시장공약으로 내걸고 출마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 때까지 기다려야 되지 않았을까.

주민투표에서 투표거부는 가장 나쁜 선거운동이다. 제주도 김태환지사 주민소환에 대한 주민투표도 김지사측의 투표거부운동으로 투표 참가율이 낮아(10%) 투표함 개봉을 못하여 주민의 뜻을 읽지 못했다.

오세훈 시장도 투표 참가를 호소할 것이 아니라 단계적 실시안을 찬성해 달라고 호소해
야 하고 곽노현 교육감도 투표거부가 아닌 전면실시에 찬성해 달라고 호소를 해야 한다.
투표 참가율이 33.3%가 안 되어 개봉도 못한다면 여론도 읽을 수 없으므로 여론을 알기 위해 한 주민투표의 취지는 원천 봉쇄되는 셈이 된다. 막대한 시간과 182억원이나 되는 예산을 쓰면서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실시하는데 적극 투표에 참가하여 무상급식의 단계적 실시를 원하는지 아니면 전면 실시를 원하는지 선택을 해 주어야 주민투표의 진정한 의미가 있다.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시장 신임 투표의 성격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시장직 사퇴까지 언급해야 할 정도라면 투표거부운동은 민주정치의 위협요소가 된다. 그러한 점에서 주민투표 개봉을 위한 최소 요건인 33.3%는 최소한 여론을 모은다는 측면에서 의의가 없는 것은 아니나 이것이 의의를 가지려면 투표 거부 운동을 하지 않아야 하므로 개봉함 조건 충족과 투표거부운동의 양립에 대해서는 향후 재논의가 필요하다.
#학교 급식 #건강 형평성 #무상급식 #주민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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