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무는 여름, 놓치고 싶지 않아

[사진노트] 대천해수욕장에서

등록 2011.08.23 15:48수정 2011.08.23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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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천해수욕장 아주 오랜만에 보는 맑은 날이다. 맑은 날이 아쉽게 지나가려고 한다. 그 하루를 아쉬워하는 아이들이 바다에서 나오려고 하질 않는다.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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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천해수욕장 두 청년의 모습이 해를 잡으려는 듯하다. 그 큰 해를 마음에 품고 사는 청년들이 되길...여행길에서는 마음이 넓어진다. 실루엣, 알지도 못하는 이들에게도 마음이 열린다.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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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넘이 바다에서 조개와 물고기를 찾는 사람들, 그들은 지금 추억을 찾는 중이다. 넓게 트인 곳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트인다.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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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하루 하루가 시작되고 가듯, 흘러가는 것이 인생이다. 그렇게 흘러가기에 때론 족적하나 남길 수 없기도 하다. 그것이 삶, 슬퍼할 일도 아니다. 살아있는 동안 행복하길.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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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천해수욕장 작은 불꽃놀이가 시작된다. 아무리 깊은 어둠이라도 빛을 이길 수 없을 터이다. 어둠이 깊을수록 작은 빛이라도 더 밝아지는 법이다.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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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사람들이 떠난 뒤 누워 쉬고 있는 평상들. 그들도 가는 여름을 아쉬워하고 있을는지 모르겠다. 철 지난 바다에 을씨년스럽게 남아있는 것보다 뜨거운 여름이 그들에게도 더 좋을 것 같다.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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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바다 바다에 앉아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는 이들, 밤새워 이야기해도 남을 이야기들을 남겨두고 추억을 담고 바다를 떠나는 이들도 있다. 바다, 그들은 말하지 않아도 그 앞에 서면 누구나 말을 하고 노래를 한다.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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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천해수욕장 어떤 날은 인공의 빛 없이 어둠 속에 잠기도 싶은 날도 있지만, 어떤 날은 그 인공의 빛이 고마울 때가 있다.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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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사장 썰물에 드러난 모래사장, 바다가 그토록 숨기고 싶은 속내가 이것이었다. 인공의 조명빛이 골마다 물결 혹은 파도가 되었다.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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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내가 나를 찍는 일에 익숙하지 않은데, 그 날은 기이하게 늘어나버린 내 모습을 찍고 또 찎었다. ⓒ 김민수


참으로 많은 시간이 흘렀다.
30년, 내 가슴 속에 남아있는 그 추억의 소나무 밭이 어딘지 알 수가 없다.

처서를 하루 남겨둔 여름의 끝자락, 그 여름의 끝에도 여름바다는 젊음의 열기로 뜨거웠다. 사계절 중에서 여름이 젊음의 계절인 이유를 알겠다.


오랜만이었다.
일몰이 시작되면서부터 아주 늦은 밤을 넘어 새벽까지 바다를 바라보고 있었던 것이.

홀로 있으면 너무 외롭거나 밤바다가 무서워 발길을 돌렸다.
그러나 휴가의 끝자락의 너무 많지도 적지도 않는 사람은 외로움과 무서움 모두 떨쳐버리게 했다.

밤이 깊을수록 바다는 잠잠해졌다.
썰물에 파도소리도 저 먼 바다로 가버렸다.
썰물에 드러난 모래밭, 그곳은 바다가 감추고 있던 속살이었다.
그 살 위에 그림자가 새겨진다. 오랜만에 담아보는 자화상이었다.
#대천해수욕장 #해넘이 #밤바다 #실루엣 #사진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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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소재로 사진담고 글쓰는 일을 좋아한다. 최근작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가 있으며,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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